⚔코인 팔아 매출 올리려다 좌절...투자자 울린 이 회사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 #171

2022.03.30 | 조회 6.47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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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뉴스가 돈이 되는 순간

지금 우린 어디쯤 와 있는가.

잔인했던 3월을 마무리 짓는 레터, 애피타이저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해 볼까 합니다. 겨울이 지나 봄을 맞이할 새가 있었을까요. 전쟁에 긴축에 쉴새 없이 몰아쳤던 반갑지 않은 소식들로 정신이 없었죠. 그래서 4월을 맞는 지금, 우린 어디쯤 와 있는지 숨을 가다듬고 다시 생각해 볼 일입니다.

난 지금 어디? 셔터스톡
난 지금 어디? 셔터스톡

마침 근래 들어 뉴욕 증시와 국내 증시는 물론, 암호화폐 시장까지 반가운 반등이 있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이 있죠. 지금 들어가도 되나. 언젠가 또 '그때 주식 사둘 걸~'하며 후회하지 않을까.

우릴 괴롭혀 온 변수들을 하나씩 차분히 짚어 봅시다. 우선 미국의 긴축 이슈.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이 이슈는 진행형입니다. 앞으로의 물가에 따라 긴축 강도가 달라질 수 있으니 계속 체크할 포인트죠.

긴축 강도. 그래도 알고 맞으면 덜 아퍼. 셔터스톡
긴축 강도. 그래도 알고 맞으면 덜 아퍼. 셔터스톡

두 번째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피로감이 커진 만큼 휴전 가능성도 있고, 확전 가능성도 열려 있어 이 역시 콕 집어 미래를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러나 저러나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가 쉽게 풀리진 않으리란 점을 짚고 넘어갑시다.

굵직한 두 가지 이슈만 짚어봐도 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하지만 자산시장에서 '유동성 파티'를 했던 작년 수준은 아니지만, 또 한 번의 붐업을 관측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유동성 파티 이후, 메아리 같은 증시 붐업이 찾아올까. 셔터스톡
유동성 파티 이후, 메아리 같은 증시 붐업이 찾아올까. 셔터스톡

이른바 '에코(메아리) 버블'론 인데요. 경기가 정점을 지나 하강 국면에 들어서고,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게 되더라도 이미 공급한 유동성이 워낙 커서 또 한 번 버블이 형성되는 걸 의미합니다.

경기 하강에 대비하면서 동시에 '메아리 버블'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준비도 필요할 때라는 건데요. '그때 코인 살걸, 그때 주식할걸, 그때 집 살걸' 후회의 무한 루프에서 시장은 탈출할 기회를 준다는 것. 그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찾아 오지만,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겠죠.

코인 판 건 매출? 부채? 영업외수익? 대체 뭐야? 위메이드

·'위믹스' 코인 매각금액 2255억 매출로 공시했다 감사인 제동
·그럼 선수수익? 영업외수익? 내일 주총인데 감사보고서 어디에?
·위메이드-위믹스 코인, 한 배 탄 운명...게임 성공해야 둘 다 살아

위메이드의 대표적인 '돈 버는 게임' 미르4. 작년 10월 동시접속자 100만명을 기록했다. 위메이드
위메이드의 대표적인 '돈 버는 게임' 미르4. 작년 10월 동시접속자 100만명을 기록했다. 위메이드

'돈 버는 게임'으로 게임계에 '쌀먹(게임 아이템 팔아 쌀을 먹는다)' 바람을 일으킨 위메이드. 작년 11월 최고점(24만5700원)을 찍은 주가는 최근 절반 이상 폭락한 가격(10만원 언저리)에서 허우적댑니다. 게이머들은 '쌀먹'한다는데, 주주들은 주먹을 불끈.

딴은 그런 것이 게임 회사가 게임을 못 만드는 건 아닌데, 코인(암호화폐)을 만지작거리다 회계를 둘러싼 잡음이 커졌기 때문이죠. 내일모레(31일)가 주주총회인데, 이 레터를 쓰는 29일 현재까지 감사보고서조차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원래는 주총 1주일 전엔 공개해야 하는 거 아시죠? 이 회사 괜찮을까…. 주주들이 회사에 갖는 의문을 쉽게 정리해 볼게요.

① 게임 세계 기축통화로 키울 코인이라면서, 너넨 왜 팔아

먼저 회사가 시장으로부터 따가운 눈초리를 받게 된 건 자체 개발한 코인(위믹스)을 대량으로 매각한 사건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에겐 일언반구도 없이 판 위믹스 규모만 2255억원대. 이게 작년 4분기 실적에 잡히면서 모두가 알게 됐죠. 

'쌀먹' 게임계 아이템 거래의 기축통화로 육성하겠다면서, 정작 이를 발행한 게임사는 팔아치우고 있으니…. 위믹스 가격은 작년 11월 2만8900원까지 갔는데, 29일 현재 5900원대로 폭락했습니다.

위믹스 올해 시세 차트. 업비트
위믹스 올해 시세 차트. 업비트

회사는 "장기적으로 위믹스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위믹스를 팔았다고 해명했는데요. 이런 목적이라면 애당초 위믹스를 팔아 번 돈을 매출액으로 잡은 작년 실적 공시(2022년 2월9일)부터 문제였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차근차근 따져보려면 '회계 지능'이 필요하겠죠. 같이 한번 살펴보지요. 

② 코인 판 돈, 왜 매출이라고 했어? 코인 장사가 본업이야?

'위믹스'를 둘러싼 회계 처리가 적정한지를 살펴보려면, 국제회계기준(IFRS)이 암호화폐 회계 처리를 어떻게 하라고 했는지부터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암호화폐 가격은 자고 일어나면 천당과 지옥을 맛볼 만큼 변화무쌍하죠. 암호화폐를 가진 탓에 회사 실적마저 널뛰기한다면, 주식 투자자도 현기증이 생길 만 합니다. 그래서 회계는 어떻게든 관련 손익을 '보수적으로' 처리할 것을 요구합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죠.

회계는 보수주의! 밑줄 쫙. 셔터스톡
회계는 보수주의! 밑줄 쫙. 셔터스톡

국제회계기준위원회는 기업 간에도 암호화폐 거래가 활기를 띤 2019년, 회계 기준을 내놨습니다. ⓐ판매 목적의 암호화폐는 재고자산으로 처리하게 했습니다. 팔리기 전 창고에 있는 물건처럼, 암호화폐도 팔리길 기다리고 있는 재고란 거죠.

ⓑ그 외의 경우에는 모두 무형자산으로 처리토록 했습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장차 회사에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성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 회계처리기준! '팔 거면 재고자산, 그 밖엔 무형자산' 쉽죠? 셔트스톡 
암호화폐 회계처리기준! '팔 거면 재고자산, 그 밖엔 무형자산' 쉽죠? 셔트스톡 

이런 재고자산과 무형자산은 원래 샀던 가격보다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평가손실로 반영해야 합니다. 반대로 가치가 오르면 과거의 평가손실은 회복하지만, 평가이익으로 반영할 수는 없죠.

가치가 오른 게 이익이라 주장하고 싶다면,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고 팔고 나서 수익으로 잡으라는 보수적인 기준을 세운 겁니다. (자꾸 코인 올랐다고 자랑 말고, 팔고 나서 말해!)

뭐? 부자 됐다고? 김칫국부터 먹지 말고 팔고 나서 말해. 셔터스톡
뭐? 부자 됐다고? 김칫국부터 먹지 말고 팔고 나서 말해. 셔터스톡

다시 위메이드로 돌아와 봅시다. 시장이 먼저 놀랐던 건 위메이드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강조한 작년 실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전체 매출액(5606억원)의 40% 가량(2255억원)이 본업인 게임 관련 매출액이 아니라 암호화폐를 대량으로 팔아 번 돈이었기 때문이죠. 작년 4분기로만 따지면 분기 매출액의 64%나 차지하죠. 장차 경제적 효익을 가져다줄 무형자산인데도 막 내다 판다니.

그래픽=김은교
그래픽=김은교

물론 기업은 신사업 육성에 필요한 자금을 벌기 위해, 보유 자산을 팔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판 수익이 매출액이 될 수는 없지요.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 생산설비를 짓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고 경유차 생산라인을 고철로 팔았다면, 이건 영업 이외에서 발생한 수익(영업외수익)인 겁니다. 본업으로 번 매출액이라고 볼 수가 없죠.

회사 정관에 주요 사업으로 명시한 재화나 서비스를 팔아야 매출! 셔터스톡
회사 정관에 주요 사업으로 명시한 재화나 서비스를 팔아야 매출! 셔터스톡

이런 것을 매출이라고 우길 거면 '우린 고철 장사도 한다'고 회사 정관에 명시해 놓아야 합니다. 이렇게 회계 처리하면 회사 핵심 사업으로 번 실적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뻥튀기될 수 있습니다. 감사인이 바로 잡겠다고 하니 망정이지, 이대로 재무제표 공시했다면 분식회계로 징계감이죠.

응? 내가 뭘 잘 못 한거지? 셔터스톡
응? 내가 뭘 잘 못 한거지? 셔터스톡

투자자들이 뒤통수를 맡았던 건 또 있습니다. 앞서 IFRS에선 판매 목적의 암호화폐는 재고자산으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위믹스 매출을 반영한 작년 4분기 전까지, 이 회사 재무제표의 재고자산 항목에선 암호화폐를 찾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위믹스를 팔기 위해 보유한 게 아니니까 무형자산으로 표시해 놓았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 거죠. 코인 판매업을 본업으로 하지도 않는 회사가 육성하겠다는 사업의 핵심 자산을 판 것도 이해가 안 되는데, 이걸 매출로 잡아서 실적을 뻥튀기하려 했으니까요. 무지의 결과이던 의도적이었던, 시장은 폭락한 주가로 평가해 준 겁니다.

시장이 또 한 번 놀란 건 외부감사인(삼정회계법인) 지적 후 수정한 실적. 위메이드는 5606억원으로 공시한 지난해 매출액 가운데 코인을 판 돈 만큼이 홀랑 날아가 매출액을 3372억원으로 재공시(3월16일)했습니다.

감사인 지적으로 위믹스를 팔아 번 돈을 매출액에서 지우고 '선수수익'이란 부채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말하자면 위믹스 판 건, 나중에 추가로 서비스나 물건을 내어줄 '상품권'을 판 것처럼 처리해야 한다고 회계사가 지적했다는 겁니다.

위믹스 판 건 상품권 매각? 무형자산 처분? 셔터스톡
위믹스 판 건 상품권 매각? 무형자산 처분? 셔터스톡

이런 회사 설명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22일 주주총회소집공고 공시에 기재한 재무제표에는 암호화폐를 처분한 수익이 선수수익이 아니라, 영업외수익 항목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우리가 코인 파는 회사가 아니니까 영업과는 관계가 없어 매출액으로 볼 순 없지만, 어쨌든 부채로 볼 순 없고 영업 이외에서 얻은 수익'이란 의미죠. 

알쏭달쏭하죠? 이건 구독자님이나 제 탓이 아닙니다. 정확한 정보를 보려면, 감사보고서가 1주일 전에 나왔어야 했는데 아직도 제출이 안 되는 게 문제죠. 주주들은 이런 감사의견도 제대로 보지 못한 상태로 주주총회에 참석해야 합니다. 한 해 매출액의 상당한 금액이 부채인지, 수익인지도 모른 채.

회계도 공시도 깜깜한 위메이드. 뉴스1
회계도 공시도 깜깜한 위메이드. 뉴스1

결국 코인을 팔아 번 돈으로 매출액을 늘리려던 회사의 기대는 좌절.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장은 암호화폐 위믹스의 가격과 위메이드의 주가가 한배를 탔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런 구조지요. 먼저 선순환. '신작 게임 흥행→게임 아이템 거래 활발→위믹스 수요 증가 및 위메이드 실적·주가 상승'. 

반대로 '신작 게임 흥행 실패→게임 아이템 거래 부진→위믹스 수요 부진 및 위메이드 실적·주가 하락'도 가능하죠. 새로운 블록체인 생태계 성장을 위해 낳은 아이가 미래 기업 가치와 동행하는 운명.

위메이드와 위믹스, 우린 한 배를 탄 운명이라오. 셔터스톡
위메이드와 위믹스, 우린 한 배를 탄 운명이라오. 셔터스톡

증권가에선 위메이드가 회계 스캔들로 성장통을 겪고는 있지만, 올해 실적은 나쁘지 않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현재 매출을 내는 미르4와 올해 상반기 새롭게 출시할 미르M 등 신작 게임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한 해 전 대비 50~60%는 늘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게임회사는 게임을 잘 만들고 볼 일.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오락가락 실적에 깜깜이 공시, 이제 그만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고 그 후. 재무제표는 Not Bad. 셔터스톡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고 그 후. 재무제표는 Not Bad. 셔터스톡

감사인에 납작 엎드린 보람이 있네. 오스템임플란트

오스템임플란트 주주들은 지난 21일 감사보고서 공시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 같습니다. 2021년 회계 처리에 대한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에선 '비적정' 의견을 받긴 했지만, 재무제표 감사 의견으론 '적정'을 받았기 때문이죠.

2215억원대 횡령 금액조차 발견 못 할 정도로 통장 관리는 엉망이었지만, 가계부는 똑바로 썼다는 얘깁니다.

오스템임플란트 감사의견, 재무제표는 적정, 내부회계관리는 비적정. 셔터스톡 
오스템임플란트 감사의견, 재무제표는 적정, 내부회계관리는 비적정. 셔터스톡 

한국거래소는 1월 3일 횡령 사실을 공시한 뒤 이 회사 주식 거래를 정지했는데, 이제 다시 거래를 재개할 희망이 생겼습니다. (주식시장 폭락할 때 거래 정지됐다가, 바닥이 보일 때 풀렸으니 오히려 잘됐다는 시각도)

한국거래소는 29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이 회사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 했는데, 일단은 판단을 보류했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앞으로 어떤 재발 방지책을 만들지 살펴본 뒤 결정해도 늦진 않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조만간 재심 날짜는 정해질 텐데요. 시장에선 회사가 철저한 방지책만 마련하면 주식 거래는 재개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합니다.

당초 시장에선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재무제표 감사에서도 적정을 받기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통장 관리부터 안 되는 조직이 작성한 가계부를 얼마나 믿을 수 있겠냐는 것이었죠. 과거엔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는 요식 행위 정도로 봤지만, 갈수록 깐깐하게 보게 돼 있었으니까요.

오스템임플란트가 예상을 깨고 재무제표 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회계법인의 강도 높은 감사 요구 사항을 모두 받아들였기 때문이란 후문입니다.

이거이거 다 손실 잡으세요.
이거이거 다 손실 잡으세요. "네 ㅠㅠ" 셔터스톡 

회계 감사를 맡은 인덕회계법인은 횡령 사고에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관여했는지, 비슷한 행위가 또 있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를 선임해 감사를 진행했습니다. 하드디스크·휴대폰 등에서 지워진 데이터도 복구해 검찰 수사 수준의 회계 감사를 한 겁니다.

회사로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감사인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아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될 각오도 해야 했기 때문이죠.

그래픽=김은교
그래픽=김은교

그렇게 계산한 횡령 관련 손실액(손실충당금)은 958억원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전체 횡령 금액 2215억원 중 이미 회수한 335억원과 금괴·주식·부동산 등으로 회수할 수 있는 돈 922억원을 뺀 금액은 몽땅 손실 처리한 겁니다.

그래픽=김은교
그래픽=김은교

오스템임플란트의 계열사 오스템파마 등에 빌려준 장기 대여금 297억원 중에서도 175억원은 미리 손실 처리했습니다. 대출을 연체한 건 아니지만, 최대한 보수적으로 봤을 때 적자 상태인 계열사가 갚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미리 대손충당금을 쌓은 겁니다. 대손충당금이란 남한테 받아야 할 돈이 떼였다는 확신이 번쩍 들 때 미리 손실로 처리해 두는 계정이죠. 회계는 보수주의.

계열사나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자끼리의 대여금이 많으면 횡령 의혹을 사기 쉽습니다. 회사가 일단 빌려준 돈(대여금)으로 처리해 놓고, 어느 순간 "어라, 빌려 간 사람이 못 갚았네~"라며 한꺼번에 대손 처리를 하는 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리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죠. 그럴 땐 대출자산이 갑자기 손실로 전환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골탕먹기 쉽습니다.

계열사에 빌려 준 돈이라더니, 왜 없냐고. 셔터스톡
계열사에 빌려 준 돈이라더니, 왜 없냐고. 셔터스톡

오스템임플란트는 실제 횡령 금액이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보이는 건 적극적으로 손실로 잡은 겁니다. 

다만 이런 돈은 나중에 계열사가 대여금을 갚으면 과거 손실 처리한 금액을 다시 이익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이를 '대손충당금이 환입되었다'라고 얘기하죠.

그래서 회계 감사를 거쳐 나온 지난해 최종 실적(연결 기준)은 매출액 8245억원, 영업이익 1433억원, 당기순이익 234억원이 됐습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감사 전에 회사가 횡령 금액을 반영해 추정한 액수와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만, 영업 활동 밖에서 발생한 횡령 관련 손실액이 예상보다 커 당기순이익은 당초 측정 금액(319억원)보다 줄었습니다.

이젠 책임 경영으로 보여줄 때. 셔터스톡
이젠 책임 경영으로 보여줄 때. 셔터스톡

오스템임플란트의 올해 사업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건 증권가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건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시장이 믿을 수 있게 완전히 뜯어고치는 일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사진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감사위원회를 도입하는 등 내부 통제 강화 방안을 조만간 공개할 계획입니다.

납득하기 힘든 사고가 발생한 곳인 만큼 일반 기업의 내부 통제 장치보다는 한층 강화한 안이 나와줘야 시장을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시장은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기업을 신뢰하지 않으니까요.

by.앤츠랩

“전쟁과 역병의 시기에도 낙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려면 믿음과 용기가 필요하다”

-최근 세계 주요 기관투자자에 보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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