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공룡을 품은 닭고기 회사…승자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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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1] HMM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해운 공룡’ HMM의 새 주인이 최근 결정됐습니다. 닭고기 전문 업체로 우리에게 익숙한 하림그룹이 그 주인공이죠. 하림그룹은 2015년 국내 1위 벌크 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국내 1위이자 세계 8위인 컨테이너 선사인 HMM까지 품으면서 초대형 국적 선사로의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하림그룹은 이번 HMM의 인수로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통합 운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통합 운영으로 효율성이 확대되면 그에 따른 경쟁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죠.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은 같은 해운 사업으로 묶이지만 고객사가 다른 별개의 시장으로 구분되는데요. 벌크선은 곡물, 석탄, 광석 등의 원료를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적재해 수송하는 화물선이고, 컨테이너선은 말그대로 컨테이너에 화물을 적재해 운송하는 선박입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HMM 입장에선 7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습니다. HMM의 전신인 현대상선은 1976년 아세아상선으로 창립해 한진해운에 이은 국내 2위 컨테이너 선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2010년대 해운업 장기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2013년 말 6조8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수혈 받아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2016년 말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했습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 대형 컨테이너 선사가 현대상선 하나만 남게 된 거죠. 현대상선마저 무너지면 국가 차원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니 정부도 나서게 됩니다. 정부는 2018년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세워 현대상선의 초대형 선박 발주를 지원했습니다. 배가 클수록 단위당 운송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선사 경쟁력에 직결되는 문제를 풀어준 거죠.

다행히 현대상선은 경쟁력을 회복하게 됩니다. 2020년 HMM으로 새 출발하며 세계 3대 해운 동맹인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 정회원으로 가입하게 됐습니다. 글로벌 해운 동맹에 정식 회원이 된 건 여러 항공사들이 동맹을 맺어 승객을 공유하고 과당 경쟁을 피할 수 있는 항공 동맹처럼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 결과 HMM은 2020년 9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하고 2022년엔 매출 18조6000억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몸값이 다시 비싸지자 정부는 현대상선을 다시 민영화할 계획을 세웁니다. HMM 지분을 각각 20.69%와 19.96%을 보유한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7월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개시했죠. 두 기관은 매각 절차를 개시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2조7000억원 가량의 영구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영구채 중 1조원 가량을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매각 지분은 두 기관이 보유한 보통주 1억9900만주에 CB와 BW에서 주식으로 전환될 2억주를 합쳐 총 3억99000만주가 됐습니다. HMM에 대한 지분율로 따지면 38.9% 정도죠.

해운 공룡 인수전엔 하림그룹을 비롯해 동원그룹, LX그룹 등이 뛰어들었습니다. 치열한 접전 끝에 하림그룹이 HMM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시장 일각에선 하림그룹의 자금력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죠.

그럴 만한 게 하림그룹이 HMM의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제시한 가격은 무려 6조4000억원. 하림그룹은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 자금력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우선 실질적인 매수 주체인 팬오션이 2조~3조원 규모로 증자를 해야 하고, 보유한 선박 일부도 매각해야 합니다. 그룹이 자체 보유한 현금도 사용해야 하고, 수천억원 단위의 영구채 발행을 비롯해 인수금융을 통한 추가 자금 확보까지 필요한 실정입니다.

하림그룹의 이번 HMM 인수가 ‘승자의 저주’가 될지, 제 2의 팬오션 신화를 쓰게 될지는 시간이 다소 흘러야 할 겁니다. 엄밀히 말해 하림그룹은 아직 HMM을 최종 인수한 건 아니고 새 주인이 될 단독 후보가 된 상황입니다. 본계약 체결 때까지 자금 마련 절차를 성공적으로 진행시켜야 하는 게 우선적 과제죠. 게다가 올해 하반기부터 해운 불황이 시작돼 HMM에 대한 효율적 경영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하림그룹은 시장에서 우려했던 것과 달리 법정관리 신세에 있는 팬오션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저력이 있습니다.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할 당시 팬오션의 매출액은 2조원이 안됐지만, 지난해에는 6조4000억원까지 규모를 키웠습니다.

시장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섞인 반응이 나옵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일 팬오션 분석 보고서를 통해 ‘승자의 저주’에 빠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명 연구원은 “HMM이 팬오션 산하에 들어가게 되면 컨테이너, 벌크를 아우르는 초대형 해운사가 만들어지는 셈”이라며 “HMM의 전략투자 안에 탱커, 벌크선 선대 확장이 있는데 팬오션과의 통합 운영으로 효율화, 규모 확대에 따른 경쟁력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반면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팬오션에 대해 당분간 기업 분석을 중단하고, HMM의 투자 의견도 ‘매도’로 하향했는데요. 엄 연구원은 “승자의 저주를 예상했던 팬오션의 인수 이후 1년 뒤 ‘신의 한 수’라고 평가가 뒤바뀌었던 그 일이 반복되길 바란다”면서도 “그 인내의 시간을 팬오션 주주의 주식가치 하락으로 생성할 수 있고, 가치 회복의 기간이 1년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HMM에 대해서는 “현재 주가 대비 하락 여력이 10% 이상으로 확대됐다”며 “매각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단에 들어가므로 미래를 위한 신규 투자는 오롯이 HMM의 자체적인 자금으로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배당금 수취 안정성도 하락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Point.2] 멕시코

미국의 수퍼 긴축 속에서도 자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올해 주가지수가 역대 최고점을 경신한 국가가 있습니다. ‘인도’를 떠올린 투자가 많을 건데요. 정답은 의외로 ‘멕시코’입니다.

멕시코 IPC 지수는 지난 21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18.6% 상승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인도 BSE 센섹스 지수의 상승률(16.25%)보다 더 높습니다.

멕시코도 인도처럼 중국을 대신할 투자처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곳입니다. 테슬라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세계 최고의 소비시장인 미국과의 지리적 접근성부터 관세 특혜까지 부여받고 있어서입니다. 올해는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떠올랐습니다.

멕시코는 인도처럼 ‘내년 주식 투자자에게 빛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투자 구루들의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머니랩]에서 인도 공략법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멕시코 공략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내년 이 나라 주식 빛난다” 월가 황제 픽한 멕시코 투자법

[Point.3] The JoongAng Plus

엄마, 서운해도 3억 빚내세요…10억집 상속세 줄일 ‘셀프부양’

부동산만 24억 60대 은퇴자…전문가가 콕 찍은 ‘노답’

[Point.4] 사상 최고치 근접

Feat. 과매수 경고에도 커지는 금리 인하와 연착륙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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