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이번 한 주는 어땠어? 밥은 꼬박꼬박 챙겨 먹었고? 나는 바쁘게 지냈어! 그리고 두 번째 편지로 다시 얼굴을 비추러 왔지. 시간 참 빠르다! 12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게 정말 거짓말 같아. 아직 11월인데 웬 새해 인사냐고? 내가 성격이 급한 편이라서 그런 건 아니야. 차차 설명할게!
일본에서는 11월이 되면, 각 프랜차이즈 카페나 브랜드에서 연말을 맞이해 꼭 예약 판매하는 게 있어. 바로 '복주머니'야! 일본어로는 후쿠부쿠로(福袋)고. 그래서 복 많이 받으라고 한 거였어. 비록 내 돈을 주고 사야 하는 복주머니지만...
오늘은 일본의 연말 문화 중 하나인 '후쿠부쿠로(福袋)'에 대해서 소개할게. 안타깝고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일본에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당첨된 적이 없어. 응모해야 살 수 있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는데 당첨이 되어야만 받을 수 있는 후쿠부쿠로랑은 연이 없나 봐. 생각해 보니까 아이돌 콘서트는 추첨제여도 응모한 팬들이 추첨 대상이지만, 후쿠부쿠로는 일본에 사는 사람 중 응모한 모두가 대상이니까 떨어질 만도 했겠다 싶어. 추첨제라면 정말 지긋지긋해. 😖
오늘 편지는 좀 길 거야. 관심 가질 만한 후쿠부쿠로가 있으면 좋겠다!
🛍️ '후쿠부쿠로(福袋)'가 뭔데?
🎁 '후쿠부쿠로'가 뭐냐고?
위에 적힌 한자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대로 직역하면 '복주머니'야. 그런데 우리가 아는 그 복주머니는 아니야. 다양한 물건을 한 봉투에 넣고, 안에 든 물건이 보이지 않도록 판매하는 형태를 말해. 우리나라로 따지면 '럭키박스'인 셈이야.
📅 언제 살 수 있는지 알려줄게!
보통 연말보다 새해 첫날인 1월 1일에 판매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야. '후쿠부쿠로' 자체가 새해 첫날 물건을 판다는 뜻의 '하츠우리(初売り)'에 의의를 두거든. 그래서 매년 1월 1일에는 영업시간도 전인 백화점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 2020년에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온라인 판매나 추첨제로 진행하는 곳도 많아진 거고!
🤔 '후쿠부쿠로'는 왜 사는 걸까?
'후쿠부쿠로'가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 백화점부터 시작해서 좋아하는 브랜드나, 비싸서 구매가 망설여졌던 브랜드 등 다양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거든. 4~5년 전까지만 해도 지난해에 잘 팔리지 않아 남은 재고 상품을 모아서 판매하고는 했는데, 요새는 안에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 미리 공개하는 경우가 많아졌어. 다른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내놓기도 하고. 구성품을 공개하기는 했어도, 그중 랜덤으로 들어있어서 '운'을 시험해 볼 수 있어.
💸 2024년 후쿠부쿠로 살펴보기
해를 거듭해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스타벅스나 젤라토 피케의 후쿠부쿠로부터, X(구 트위터)에서 반응이 좋았던 코메다 커피의 후쿠부쿠로를 포함해 아래 적힌 총 6개 브랜드의 후쿠부쿠로를 소개하려고 해. 이미지를 누르면 예약 사이트를 살펴볼 수 있도록 링크를 걸어뒀어! 비록 일부는 예약이 끝나긴 했지만...🥲
① 스타벅스 | 후쿠부쿠로 2024
② 코메다 커피 | 2024 코메다의 후쿠부쿠로
③ 모스버거 | 모스버거 × ONE-PIECE 2024 모스 후쿠부쿠로
④ 무인양품 | 2024 후쿠캔
⑤ 젤라또 피케 | 2024 HAPPY BOX
⑥ Zoff | Zoff × LISA LARSON 후쿠부쿠로 2024
☕️ 올해도 돌아온 스타벅스 후쿠부쿠로
매해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스타벅스의 후쿠부쿠로야. 그 덕에 여태 단 한 번도 당첨된 적이 없지. 2023년 후쿠부쿠로도 정말 귀여웠어! 텀블러도 좋지만, 음료 교환권이 여러 장 들어있는 게 참 마음에 들어. 6~700엔 하는 프라푸치노도 사 마실 수 있거든.
작년 후쿠부쿠로는 어땠냐면... 👀
한 유튜버의 작년 스타벅스 후쿠부쿠로 하울 영상을 첨부할게. 자막은 없지만 어떤 게 들어있는지 궁금하다면 영상을 살펴봐 줘!
한 번도 사보지 못한 나로서는 추첨에 당첨된 것만으로도 행운처럼 느껴질 것 같은데, 구성품에 따라 당첨(当たり[아타리])과 꽝(ハズレ[하즈레])을 나누기도 해. 2024년 스타벅스 후쿠부쿠로 예약은 이미 마감되었지만, 제일 인기 있는 후쿠부쿠로라 첫 번째로 소개해 봤어.
👜 귀엽기로 소문난 코메다 커피의 후쿠부쿠로
첫 번째 편지에서 등장했던 탈리즈 커피에 이어 코메다 커피는 일본의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야. 간단하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식 메뉴로 유명한 곳이지. (나중에 더 자세히 소개해보고 싶어!) 올해도 정말 많고 많은 후쿠부쿠로의 예약 소식이 들려왔지만, 가방이 특히 귀여워서 난리야!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에 판매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반응이 정말 뜨거웠어. 심지어 화끈하게 구성품까지 공개했지. 🔥
이토록 귀여운 가방은 사실... 👀
코듀로이 재질의 빨간 토트백, 정말 귀엽지 않아? 사실 파우치랑 토트백은 올해 처음 선보이는 게 아니야. 코메다 커피에 놓인 소파가 저렇게 생겼거든! (소파가 궁금하면 여기를 눌러서 확인 부탁해!) 그래서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소파 커버랑 똑같은 패브릭으로 쿠션, 노트북 케이스, 티슈 케이스 등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해. (온라인 스토어는 여기!)
👒 모스버거, 원피스, 그리고 후쿠부쿠로 이 셋의 만남 기쁘다...!
리락쿠마, 산리오의 시나모롤, 폼폼푸린, 커비 등 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했던 모스버거가 올해는 '원피스'와 함께 돌아왔어! 단돈 5,000엔에 원피스 굿즈 3종 세트에, 매장에서 쓸 수 있는 500엔권 10장이라니. 아마 경쟁률이 엄청날 것 같아. 굿즈 티셔츠를 입거나 가방을 메고 다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덕후의 나라니까 더더욱!
덕후의 취향을 저격하는 모스버거의 역대 후쿠부쿠로 👀
게다가 모스버거는 연말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럭키 백'이라는 이름으로 후쿠부쿠로를 출시하기도 해. 해당 캐릭터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마다할 이유가 없지. 덕후의 마음을 알아도 너무 잘 아는 모스버거야.
🥫 캔에 담긴 무인양품 후쿠부쿠로
다른 브랜드와는 조금 다른 무인양품의 후쿠부쿠로를 소개할게. 아참, 후쿠부쿠로가 아니라 후쿠'캔'이라고 하는 게 조금 더 정확하겠다! ('후쿠로(袋)'는 봉투, 주머니라는 의미거든!) 무인양품 후쿠캔은 2012년 3월, 지진이 일어났던 '토호쿠(東北)' 지방을 응원하기 위해 시작됐는데, 지금은 고객에 대한 감사를 담아 '복'을 전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어. 그리고 2024년을 맞이해, 2,024엔어치가 충전된 기프트 카드가 들어있고.
안에 들어있는 게 뭐냐면... 👀
바로 각 지방의 작가, 공방에서 손수 만든 토산물, '엔기모노'가 들어있어. (엔기/모노로 끊어서 읽으면 돼!) 엔기모노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길조를 비는 물건을 뜻해. 어쩌면 한 번쯤은 봤을 법도 한 마네키네코나 다루마도 여기에 속해! 맨 위 왼쪽에 있는, 한쪽 손을 흔들고 있는 고양이가 손님이나 돈을 부른다고 하는 마네키네코야. 하지만 1인당 1개만 구입할 수 있어서 운에 맡겨야 한다는 점.
👚 룸웨어 매니아를 위한 젤라또 피케 후쿠부쿠로
마니아층이 꽤 두터운 룸웨어 브랜드 '젤라또 피케'의 후쿠부쿠로도 매해 경쟁률이 장난 아니야. 이번에 서울 용산에서 열렸던 닌텐도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한 '동물의 숲' 잠옷도 젤라또 피케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출시된 상품이야. 파자마나 룸웨어치고는 가격이 조금 있는 편인데, 평소에는 한 벌을 살 수 있는 가격으로 다섯 벌이 들어있는 후쿠부쿠로를 살 수 있으니까 다들 목숨을 걸고 응모하는 거지.
작년 후쿠부쿠로 슬쩍 구경하기 👀
작년 역시 옴므를 제외하고는 두 가지 버전을 출시했었어. 작년 패키지는 토트백이었다면 올해는 박스 패키지고, B 버전에는 원피스 룸웨어가 들어있다고 하니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를 것 같아. 어떤 룸웨어인지 궁금하다면 위 영상을 살펴봐 줘!
👓 일본 국민 안경점 Zoff의 후쿠부쿠로
'Zoff'는 일본의 국민 안경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안경 브랜드야. 과장을 조금 보태서 드럭스토어만큼 자주 볼 수 있어. 백화점이나 의류 브랜드, 카페뿐만 아니라 이렇게 안경 브랜드도 후쿠부쿠로 대전에 참가한다는 걸 소개하려고 Zoff의 후쿠부쿠로를 골라 왔지. 매해 스위스의 도예가인 리사 라손과 콜라보레이션을 해 왔는데, 올해는 꽤 크고 실용적인 보냉 토트백을 출시한다고 해.
8,800엔으로 어떤 안경을 살 수 있냐면 👀
공식 홈페이지에서 8,800엔 쿠폰으로 살 수 있는 안경도 함께 추천하고 있더라고. 도수가 들어간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에 테까지 포함해서 8,800엔에 구매할 수 있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도 적지 않아서 아주 좋은 기획 상품이라고 생각해!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살 수 있어.
오늘 편지는 여기까지야! 읽느라 정말 고생 많았고, 읽어줘서 고마워. 재미있는 후쿠부쿠로가 너무 많아서 추리기가 조금 힘들더라고. 혹시 마음에 드는 후쿠부쿠로 있었어? 당첨된 적 없는 스타벅스가 역시 제일 아른거려. 그리고 후쿠부쿠로와는 별개로 코메다 커피의 굿즈인 태블릿 PC 케이스가 조금 탐나.
오죽하면 84엔 우표를 두 개나 붙였어. 84엔 우표 하나로는 제대로 부쳐지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럼, 다음 주에도 재미있는 일본 문화 이야기로 소식 전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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