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안녕!
새해가 밝았다고 신년 목표를 세운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중순이래. 말도 안 돼. 구독자, 신년 목표 좀 보여줄 수 있어?! 내 목표를 간단히 얘기하자면, 유튜브와 SNS 디톡스, 한 달에 책 5권 읽기, 더 많은 사람에게 꾸준히 편지 보내기 이런 거 적었지! 폰 사용 시간을 5~6시간 정도로 줄이고 싶었거든. 다행히 아직까진 잘 실천 중이야. 😎
SNS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라인이나 트위터를 자주 써서 목표에 넣어뒀어. 트위터는 지진을 비롯한 각종 뉴스나 콜라보 소식들도 제일 먼저 알 수 있고, 한국에는 대학생을 위한 앱, 에브리타임이 있다면 트위터가 그 역할을 했거든. 무엇보다 어떤 덕질이든 트위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으니까! 둘이 나란히 일본살이 필수 앱이야.
그런데, 이번 주 내내 일본 트위터에서 계속 언급되는 한 SNS가 있어. 캡처한 화면만 봐도 영락없이 트위터인데, 트위터가 아니야. 오늘은 일본 트위터 사용자들이 하나둘씩 가입하기 시작한 '블루스카이'라는 SNS에 대해 소개하고, 짧게나마 직접 사용해 본 소감 등을 알려주려고 해.
아참! 편지에 대한 답장 잘 받았어! 답장에 대한 짧은 답장은 마지막에 할게! 🫶
- 모두가 트위터라고 부르지만, X가 된 트위터
- 트위터 아니라니까! 아니라느뇽! 일본에서 화제인 SNS의 정체
- 1주일 동안 블루스카이 직접 사용해 본 후기
😵 당신은 당신의 X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트위터 사용자라면 익숙할 거고, 아니더라도 뉴스를 통해 접했을 텐데, 정말 오랜 기간 파란 새 로고의 '트위터'였던 SNS를 일론 머스크가 인수하면서 'X'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잖아. 물론 이름만 바뀐 건 아니고, 여러모로 너무 많이 바뀌었지. X로 바뀌기 전, 아주 짧은 기간 동안 가상화폐인 '도지코인'을 상징하는 시바견 아이콘으로 바뀐 적이 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기능을 제한하게 될지 두렵기도 했거든. 🥲
2022년 10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 작년 7월 파란 새에서 X로 앱 아이콘도 바뀌었어. 웹 트위터에서는 조금 더 일찍부터 X로 표시되기 시작했고. 😭 아이콘이 바뀐 거면 천만다행이지. 광고가 빈번하게 표시되는 건 물론, API 제한을 걸어서 열람할 수 있는 트윗 수에 제한을 두거나 유료 플랜을 만드는 등 기존 사용자라면 화날 소식만 골라서 가져다주는 중이야. 여전히 광고 없이 쾌적하게 사용하고 싶으면 유료 플랜에 가입하라는 메시지가 뜨거든.
🐦 난 네가 줏대있게 새로 살았으면 좋겠어
그런데 지난주, 정말 웃긴 트윗 하나가 타임라인에 흘러 들어왔거든.
일본의 한 트위터 사용자가 아이폰 홈 화면에 '새(鳥)'라는 폴더를 만들어, X로 바뀌어버린 트위터를 가운데에 두고 앱 아이콘이 새인 앱들을 배치했어. (상단 앱 3개는 일본의 마트 앱, X의 양옆은 각각 듀오링고와 교통카드 스이카, 하단 앱 3개는 순서대로 체인 레스토랑 쿠폰 앱, 홈센터, 일본항공 JAL) 칙칙한 검정 아이콘이 아닌 기존의 트위터 로고로 돌아왔으면 해서! 이 정도면 X 구마 의식 같달까. 원래 파란색 배경에 하얀 새가 있었으니까! 😭
🌁 내 반쪽 아니 완전 카피! '블루스카이'
내가 정말 꾸준히 좋아해 온 캐릭터가 하나 있거든! 작년 한 해, 일본을 휩쓴 치이카와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나가노 선생님의 '농담곰'이라는 캐릭터야. 일본어로는 '自分ツッコミくま(지분츳코미쿠마)'라고 불러.
이 하찮은 이목구비의 주인공이 농담곰이야. 혹시 본 적 있어? 우쭐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더 많이 봤을 수도 있고! 아무튼 2월 7일 수요일 저녁, 치이카와와 농담곰을 그린 '나가노 선생님이 블루스카이에 계신다'는 트윗이 막 올라오기 시작했어. 뭐라고?! 블루스카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농담곰을 사랑하다 못해 환장하는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지!
🤓 화제의 SNS가 이토록 트위터 같은 이유
나가노상의 그림을 바로 보고 싶었지만, 블루스카이가 뭐길래 이렇게 난리인 건지 궁금해서 찾아보느라 이틀 후에야 앱을 다운로드했어. 그런데 앱 아이콘에서부터 정말 익숙한 향기가 느껴지는 거 있지?! 아니 색이 조금 더 쨍하고 새만 아닐 뿐,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파란색 배경에 나비가 있잖아!
단순히 앱 아이콘만 비슷한 게 아니었어. 계정을 만들자마자 재빠르게 들여다본 블루스카이 UI는 완전 트위터 그 자체였거든! 이 SNS 앱은 사실, 트위터 공동창립자인 잭 도시가 2019년에 공개한 사내 프로젝트였어. 이후 2021년 여름, 트위터로부터 완전히 독립했어. 블루스카이가 정식으로 출시된 건 작년인 2023년 1월이고, 같은 해 12월에 일본어 대응을 하기 시작해서, 한국어는 바로 지난달부터 대응하기 시작했어. 트위터랑 비슷할 만하지?
🎶 초대 코드 폐지하고 블루스카이의 성공시대 시작됐다!
블루스카이는 원래 초대 코드가 있어야 가입할 수 있었어. 가입 방법은 2가지로, 하나는 블루스카이의 공식 초대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거나, 기존 사용자에게 초대 코드를 받는 방법이 있었지. 초대 코드는 가입 후 7~10일 정도마다 1개씩 생겼다고 해.
초대 코드라고 하니까 아주 잠깐 불타올랐던 SNS가 하나 생각나더라고. 2021년 초, 코로나19가 한창 심해져 팬데믹 선언이 됐던 때, 당시에는 세계를 뒤흔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클럽하우스 말이야. 클럽하우스도 초대 코드가 있어야 가입할 수 있었으니까!
2월 6일, 블루스카이가 초대 코드를 없애고 누구든 가입할 수 있도록 오픈했어. 바로 다음 날 오후, 농담곰, 치이카와를 그린 나가노 선생님이 블루스카이에 계신다는 트윗이 올라오면서 나가노 선생님을 팔로우하려고 가입한 사용자가 급증한 거지. 블루스카이의 초기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 기사를 살펴봐!
🦋 블루스카이, 1주일 동안 직접 써 봤다
이 문장, 일본 유튜버들이 자주 쓰는 문장 형태이기도 해. '~해 봤다' 말이야. 한번 응용해 봤어! この1週間、話題のSNSである「ブルースカイ」を使ってみた!(지난 일주일 동안 화제의 SNS, 블루스카이를 써 봤다!) 화면을 보여주기 전에 미리 양해를 구하자면 절대 내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흥미로웠던 화면 구성 위주로 설명할게! 🥲
1. 트위터의 영혼이 깃든 로그인 화면
앱을 기동한 후, 스플래시 화면을 지나 가장 먼저 마주하는 화면이기도 하잖아. 트위터 사용자라면 먼저 눈치챘을지도 몰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이 문구, 너무 익숙하지 않아?! 트위터에서 트윗 작성하기 버튼을 누르면 마주하는 문구잖아! 무려 첫 화면부터 기존 트위터 사용자를 반겨주고 있어. 이어 전화번호로 가입을 진행하면 트위터에서 했던 그대로, 관심사를 선택하고 팔로우할 만한 사람을 추천해 줘. 참고로, 추천에 뜨는 Jay 🦋가 블루스카이의 CEO야!
2. 홍철 없는 홍철팀, 해시태그 없는 SNS
회원가입 후, 프로필을 설정해 주고 게시물을 작성해 보려다가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어. 트위터는 별도로 결제해서 사용하지 않는 이상, 트윗 1개당 입력할 수 있는 글자 수는 140자가 최대거든. 그런데 블루스카이는 300자까지 입력할 수 있더라고! 신기했던 건, 게시물마다 언어를 설정할 수 있는데, 여러 언어를 동시에 선택할 수 있어. 답글을 달 수 있는 사람은 트위터에도 있는데 위치가 다르더라! 그리고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라고 작성하면 파란 글씨로 해시태그가 생성되는데, 블루스카이에는 아직 해시태그 기능이 없어. '#해시태그'라고 작성해도 아무것도 뜨지 않아.
❓트위터와 블루스카이, 뭐가 다르냐고?
UI만 놓고 보면 이렇게나 닮은 두 SNS지만, 해시태그 외에도 다른 점이야 당연히 있지! 제일 다른 건 아마 오픈소스형 소셜 미디어라는 점 아닐까 싶어.
- 전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광고가 없다.
- 부적절한 이미지로 분류하는 기준이 다르다. 트위터에서는 게시 가능했던 사진도 블루스카이에서는 부적절한 이미지로 분류될 수 있고, 이후 계정이 삭제될 가능성도 있다는 거.
- 트위터와 달리 오픈소스형 SNS라, 사용자가 개발에 자유롭게 개입할 수 있다.
- 아이디에 해당하는 핸들 또한 원하는 도메인으로 커스텀할 수 있다.
- 코드 소스는 깃허브에서 공개 중! (🐈⬛Github)
🎤 블루스카이 사용 소감!
일주일 동안 열심히 써 보려고 수도 없이 들어갔지만, 아무래도 트위터처럼 적극적으로 활용하진 못했어. 트위터에서 팔로우 중인 계정이 블루스카이에 그대로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트위터 이용자 수가 많다 보니 원하는 정보를 블루스카이에서만! 얻기에는 무리가 있었어. 일본 사용자들도 비슷한 반응이야.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정보를 제일 빨리 얻을 수 있는 게 트위터라, 단독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어려울 것 같다고 해. 나도 앞으로 자주 사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기념으로 두려고!
✉️ 아참! 보내준 답장을 뒤늦게 확인했지 뭐야. 일본에서는 시험 전 돈카츠를 먹는다고 했던 편지에 대한 답장 말이야. 고마워! 잘 읽었어! 일본이 이벤트의 나라라서 그런 걸까? 한국보다 크고 작은 축하도 참 많이 하는 것 같고, 나도 처음 접했을 땐 신기하고 흥미로웠던 문화가 한두 개가 아니었어. 잘 모아뒀다가 차차 소개하도록 할게! 😉
✉️ 질문을 보내준 답장도 확인했어! 편지에 대한 피드백이나 시시콜콜한 답장, 궁금한 점 질문, 커피 후원 전부 당연히 언제든 환영이야! 꼭 긴 내용이 아니어도 되고, 질문해 준 것처럼 보내주면 돼!
오늘 편지는 여기까지야.
요새 웃긴 일본어 트윗을 정말 많이 보는데, 이걸 보자마자 공유하고 싶어도 바로는 할 수가 없고 그래서 참 아쉬워. 언젠가 번외편처럼 웃긴 트윗만 모아 부쳐야겠다!
오늘도 읽어줘서 고맙고, 다음 주에도 재미있는 일본 이야기를 담아 부칠게! 😁
도쿄우체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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