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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한참 졸업식 시즌이지?! 중학교나 고등학교, 대학교도! 혹시나 졸업하는 사람이 있다면 졸업 너무 축하해! 여러모로 참 고생 많았어. 졸업이 참 생각처럼 간단할 것 같으면서도, 막상 그렇지도 않으니까 말이야. 대학교면 학사모 던지겠다! 나의 경우, 학사모가 없는 게 아쉬워서 친구들이랑 따로 소품용 학사모를 샀거든. 😂
그러고 보니 졸업식 시즌이지만 졸업과 관련된 한국 노래를 따로 들어 본 기억은 잘 없는 것 같아. 졸업식에서 부르는 노래 말고! 졸업을 축하하는 노래라든가. 순간 토이의 뜨거운 안녕이 생각났는데, 이게 졸업식이랑 연관이 있는 건 아니잖아! 일본의 졸업식 시즌은 3월인데, 2월 말쯤부터 음악방송을 틀어보면 졸업과 관련된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나오기도 해. 질리도록 들을 수 있어.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출신 아이돌 혹은 일본 연예인에게 관심이 있거나, 애니메이션에서 봤다면 아마 졸업식 관련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을 거야. 특히 교복의 두 번째 단추 말이야. 두 번째 단추는 딱 하나뿐이라 아무한테 막 줄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야. 오늘은 일본의 졸업식 문화에 대해 소개할게.
- 일본의 졸업식 시즌은 언제?
- 두 번째 단추가 아니면 안 되는 이유
- 졸업을 축하하며! 졸업 시즌에 꼭 듣는 J-POP
🧑🏻🎓 일본의 졸업식
두 번째 단추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일본의 졸업식에 대해 짧게 설명해야겠지? 한국하고 다르니까! 오늘은 대학교가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 기준으로 얘기할까 해. 대학교에는 교복이 없으니 단추를 뜯어서 줄 수가 없잖아. 한국은 2월이 졸업 시즌, 3월이 입학 시즌이라면 일본은 4월에 학기가 시작해서 3월이 졸업 시즌이야! 우선 일본 고등학교 학기제를 같이 살펴보자.
📓 2학기가 아닌 '3학기제' 운영
사립 학교냐 공립 학교냐에 따라 다르고, 동네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일본의 학교는 3학기 아니면 2학기제야. 하지만 3학기가 조금 더 일반적이고! 일본은 1월 1일 신정을 챙겨서 연말연시는 꼭 쉬는 날이거든. 그래서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는 2주 정도의 짧은 겨울방학이 있어. 겨울방학을 지나 마지막 학기는 3월 초에 끝나. 그리고 초, 중, 고등학교마다 졸업식 시기는 딱 1주일 간격으로 있어. 고등학생의 경우 졸업하고 한 달 겨우 지나 대학교에 입학하는 셈이기도 해!
🎓 일본 초, 중, 고등학교별 졸업식 날짜 (도쿄 기준)
- 초등학교 3월 중~하순
- 중학교 3월 초~중순
- 고등학교 3월 1일
🤔 교복 자켓과 두 번째 단추의 행방불명
"두 번째 단추 어떻게 했어?!" 이건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남자 아이돌이 주로 받는 단골 질문인 것 같기도 해. 혹은 두 번째 단추를 달라고 하기도 하고! 참고로 일본에서 활동하는 가수에게는 이런 질문을 할 팬 이벤트가 한국만큼 없기도 하고, 단골 질문까지는 아닌 데다가, 물어보더라도 그냥 솔직히 대답할 것 같아!
여담으로, 최근에 본 재미있는 아이돌의 답변으로는, "누구한테 주진 않았는데... 찾아올게요"랑 "아, 그대로 있어요~ ^^" 라고 얘기한 앤팀의 케이와 후마. 아예 준 적이 없다는 라이즈의 쇼타로. 그리고 얼마 전,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트레저의 소정환이 자켓 단추를 뜯어서 팬한테 던져주는 모습을 영상으로 봤는데 신기하더라! (한국인이야!) 👀
👀 그런데 왜 두 번째 단추냐고?
두 번째 단추는 일본어로 다이니보탕(第二ボタン)이라고 해. 이 두 번째 단추 문화는 남자 교복 자켓에 있는 두 번째 단추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야. 남자 교복 자켓은 블레이저 아니면 가쿠란 형태인데 가쿠란 기준, 총 5개의 단추가 있거든. 그런데 어차피 다섯 개나 있으니 첫 번째 단추나 네 번째 단추를 주면 안 되는 거냐고? 단호해서 미안하지만, 안 돼!
가쿠란의 두 번째 단추가 심장이랑 가장 가까운 단추라, 곧 그 사람의 마음을 뜻하거든! 단추를 준다는 건 마음을 준다는 뜻이 되기도 해. 그래서 두 번째 단추는 아무한테나 막 주는 게 아닌,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뜯어서 주는 단추인 거야. 두 번째 단추 말고 나머지 네 개의 단추에도 각각 의미가 담겨있어!
🏫 가쿠란 단추에 담긴 의미
- 첫 번째 단추 → 나 자신 🧑🏻
- 세 번째 단추 → 친구 👥
- 네 번째 단추 → 가족 ❤️
- 다섯 번째 단추 → 타인 🙂
😂 단추를 받고 좋아할 수 있는 건 인생에서 졸업식밖에 없을 거야
위 사진은, 전에 일본의 수험생 응원 문화를 소개한 열한 번째 편지에서 짧게 소개한 일본 드라마 <장난스런 kiss~러브 인 도쿄>의 한 장면이야. 졸업식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으로는,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꽃다발을 받거나 롤링 페이퍼를 쓰는 모습일 거야. 일본은 하나 더 있어. 남학생이 본인 교복의 두 번째 단추를 뜯어서 누군가에게 고백하는 장면이라든가! (물론 내가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일본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흔한 풍경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볼 수는 있는 일이었다고 해.)
남학생이 단추를 직접 뜯어서 주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여학생이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직접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 '第二ボタンください!(다이니보탕 쿠다사이!)'라고 하면 돼. 인기가 많은 남학생이면 위 사진처럼 될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라는 점을 감안해 줘! 😂 그리고 같은 학년이 아닌, 선배가 먼저 졸업하는 경우에도 가서 달라고 할 수 있어.
🙄 두 번째 단추를 주거나 받으면 어떻게 되냐고?
두 번째 단추가 심장이랑 가장 가까워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거나, 달라고 하는 건 맞아.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주기만 하는 건 고백이 아니고, 호감의 표시 정도가 돼. "단추가 뭐?"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리고 한때, 두 번째 단추를 주거나 받는 시대는 지났다고, 너무 옛날 문화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졸업식의 정석 문화 중 하나야! 요새는 졸업식에서 칠판에 그림 그리기, 졸업 앨범에 롤링 페이퍼를 쓰기도 하고, 단체 사진을 찍거나 졸업 브이로그를 찍는 게 트렌드라고 해.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단추 말고 꽃다발을 미리 준비했다가 주기도 하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브이로그 필수 BGM은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주제가인 Awesome City Club의 '勿忘(와스레나)'!
🎶 졸업을 축하하며 듣는 J-POP
수험생이 듣는 제이팝이 있었던 것처럼, 졸업 시즌에 듣는 제이팝도 당연히 있지! 그런 노래들을 졸업 송(卒業ソング)이라고 해. AKB48이나 노기자카46 등 아키모토 야스시가 프로듀싱한 일본 여자 아이돌의 경우, 멤버가 '졸업'하며 그룹 활동을 마무리하는 만큼 졸업이나 헤어짐, 배웅에 관련된 노래도 적지 않아. 일본에서 졸업식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거나 듣는 노래를 엄선해 봤어!
🎶 GReeeeN - キセキ (키세키)
유명한 제이팝 중 한 곡인 GReeeeN의 '키세키'부터 소개할게! 2008년에 방영한 'ROOKIES'라는 드라마의 OST였어. 발음이 같지만 의미가 다른 두 단어, 기적(奇跡)과 궤적(軌跡)를 함께 표현한 카타카나 제목의 곡이야. 가사 내용상 '졸업 송'보다는 '청춘을 그린 노래에 가까워서 '遥か(하루카)'라는 곡도 함께 추천할게! 2016년에 샤이니의 도쿄 돔 공연에서 민호가 야구복을 입고 부른 게 이 곡인데, '키세키 민호'라는 고유명사가 탄생할 정도로 레전드 무대를 남겼으니까 궁금하다면 봐줘!
🎶 레미오로멘 - 3月9日 (3월 9일)
밴드인 레미오로멘의 '3월 9일'은 드라마 '1리터의 눈물' OST인 동시에, 졸업 송으로 유명해. 2022년에 일본의 Z세대를 대상으로 '졸업 송 TOP 10'을 조사했는데, 요아소비나 아이묭 같은 대세 아티스트가 아닌 약 20년 전의 이 노래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해. 이 곡은 원래 졸업을 테마로 한 곡이 아니라, 밴드 멤버들 모두 다 아는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곡이야. 졸업은 헤어짐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고, 가사에서 새출발에 대한 내용이 등장해서 문맥상 졸업 송이 되었다고 해.
🎧 왕도, 최신 졸업 송 J-POP 추천
- 이키모노가카리(いきものがかり) - YELL
- 니시노 카나(西野カナ) - Best Friend
- 래드윔프스 (RADWIMPS) - 正解 (정답)
- 요아소비(YOASOBI) - ハルカ (하루카)
- 아이묭(あいみょん) - 桜が降る夜は (벚꽃이 내리는 밤은)
- 야마(yama) - 春を告げる (봄을 고하다)
오늘 편지는 여기까지야!
혹시 일본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두 번째 단추 장면을 본 적이 있을까?! 있다면 꼭 알려 줘! 같이 보자! 그리고 다음 주 토요일은 삼일절 바로 다음날이라 한 주 쉬어가려고 해! 🇰🇷
그럼 2주 후, 더 재미있는 일본 이야기를 담아 부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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