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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 좋아하는 사람!! (저요!! 🙋) 그래, 대답해 준 사람이 있을 거라고 믿고 넘어가 볼게. 나의 경우 지금은 예전보다 덜하긴 한데, 그래도 여전히 주변 친구들에 비하면 문구를 참 좋아하는 것 같긴 해. 참새가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나칠 리 없는 것처럼, 나도 문구 코너는 절대 못 지나치거든. 그게 설령 다이소든, 화방이든, 서점 안에 있는 작은 코너든 말이야.
지난주, 도쿄 아래에 위치한 요코하마에서 나와 같은 '문구 덕후'들을 위한 박람회가 열렸어. 바로 '문구여자전'(혹은 '문구여자박람회'), 일본어로는 '文具女子博(분구죠시하쿠)'라고 하는 일본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문구 이벤트였어. 문구류를 좋아하는 여자들을 위한 박람회야! 그렇다고 남자가 입장을 못 한다는 건 아니고! 문구를 좋아하는 여자의 경우, 단순히 사용하기 위해 기능성을 보고 구매하기보다는 '굿즈'처럼 모으기도 하니까 이런 말이 생겨난 거더라고. 차차 설명할게!
앞서 얘기한 대로 문구류를 좋아하지만, 아쉽게도 코로나 이슈로 아직 가 본 적은 없어. 🥹 그래서 나와 함께 간접적으로나마 문구 박람회를 즐겨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박람회가 아니더라도 귀엽고 기발한 문구가 파는 곳을 알려줄게! 문구 박람회는 매해 열리기도 하고, 다른 지역에서 팝업 스토어도 열리니까 너무 실망하지 마!
📕 문구 덕후를 위한 일본의 가장 큰 문구 이벤트 '문구여자전'
2017년 12월에 처음 시작해, 올해로 8번째 개최를 맞이한 '문구여자전'은 지난 14일부터 17일, 총 4일간 진행됐어. 평일 입장료는 850엔, 주말 입장료는 950엔이었는데, 현장 판매는 없었고 미리 입장권을 구매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었어. 그런데 왜 '문구' 뒤에 '여자'가 붙냐고?
매해 '문구여자전'을 주최하는 일본출판판매 주식회사는 '책'을 주력 사업으로 밀고 있는 회사인데, 사업 영역의 확장을 위해 이벤트 사업을 시작했어. 이벤트 기획자 인터뷰를 살펴보니, '문구(文具)'라고 하면 주로 남자들이 사용할 법한 샤프나 펜 등 기능성이 뛰어난 이미지가 강했는데, 다이어리나 귀여운 문구를 사서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는 여자들 또한 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 그래서 문구를 좋아하는 여자들끼리 모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거야. '문구 덕후인 여성'이라는 명확한 타깃이 있었기에 상품도, 워크숍도 자연스럽게 '여성'에 중심을 맞췄다더라.
초기의 기획 의도가 반영된 네이밍일 뿐,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할 수 있어! 문구를 좋아하는 남자라면 '문구남자(文具男子)' 이렇게 응용하면 돼. 그래서 '문구를 좋아하는 남자'(본인)가 문구여자전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후기나, 영상도 볼 수 있어. 지금부터는 왜 가야하는지, 어떤 문구를 판매하는지 알려줄게.
🤓 문구 덕후라면 꼭 방문해야 하는 이유
일본 웹사이트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미리 입장권을 구매한다면 들어갈 수 있었는데, 문구 덕후라면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정리할게!
1️⃣ 오직 문구여자전에서만 판매하는 박람회 한정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후 출시 여부는 미지수!)
2️⃣ 아직 공식적으로 출시되지 않은 신제품을 더 일찍 만나볼 수 있다.
3️⃣ 다양한 문구를 한 자리에서 직접 써 보고, 구매할 수 있다.
4️⃣ 해당 상품을 기획한 담당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상품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는 거!
👀 참고로 작년에는...
2023년, 올해 열린 여자문구전의 다이제스트 무비는 아직이라 작년 영상을 참고할 수 있도록 첨부할게.
✨ 문구여자전 2023 부스 둘러보기
일러스트 페어나 디자인 페어에 가본 적이 있다면, 그 박람회를 떠올려 주면 돼. 다만 문구여자전에서는 부스마다 결제하는 게 아니라, 사고 싶은 걸 장바구니에 담아서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다는 게 다른 점이야. 올해 문구여자전은 어떤 분위기였는지 사진으로나마 구경해 보자!
위 사진만 봐도 벌써 종류가 어마무시한데, 문구여자전에서 판매하는 문구만 무려 5만 개가 넘는다고 해. 조금만 담아도 10만 원은 훌쩍 넘길 것 같은데? 😂
일러스트 페어에도 기업 부스가 있듯이, 문구여자전도 마찬가지야. 캐논은 잉크젯 프린터부터 미니 포토 프린터 등 나만의 굿즈를 만들 수 있는 체험형 부스를 진행했어. '빅카메라' 등 가전제품 판매점에 가도 프린터는 볼 수 있지만, 캐논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들으면서 원하는 그림이나 사진도 직접 인쇄해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
🗒️ 일본의 국민 스케치북 '마루만(マルマン)' 부스
일본의 국민 스케치북으로 유명한 '마루만'의 부스를 소개할게. 예능 방송을 본 적이 있거나, 일본에서 화방 혹은 문구점을 가 봤다면 아마 이 스케치북이 낯설지 않을 거야. 크로키용 스케치북도 유명하기도 하고!
바로 그 스케치북과 크로키북이 손바닥의 반만한 사이즈의 미니어처로도 나왔어. 미니 사이즈여도 속지는 아주 충실하게 스케치북 속지, 크로키북 속지와 똑같아. 다양한 사이즈의 스케치북을 출시했지만, 이 정도로 작은 스케치북은 처음이라고 해. 오직 문구여자전에서만 한정으로 판매된 상품이야. 🥹
그리고 매해 마루만 부스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게, '루즈 리프 미니 뷔페'야. 일본에서는 속지를 리필해서 쓰는 노트가 일반적이라, 원하는 노트 커버 혹은 바인더에 사이즈가 맞는 속지를 끼워서 쓰거든. (대학생들이 특히 진짜 많이 써!) 미니 루즈 리프 뷔페 참가비가 440엔으로 저렴한 편인데, 봉투에 원하는 만큼 담아가는 형식이라 항상 줄이 긴 편이래. 로프트나 핸즈처럼 큰 문구점에서도 마루만 루즈 리프를 판매하지만, 여긴 문구여자전이잖아! 오직 이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 속지로만 구성해서 판매했다고 해.
물론 루즈 리프 속지뿐만 아니라, 문구여자전 한정 바인더도 함께 판매했어. 가지고 다니기 딱 좋은 사이즈인데다가, 속지를 다 썼을 땐 리필해서 쓸 수 있다는 게 미니 루즈 리프의 장점이지. 루즈 리프 외에도 스케치북 표지 색상의 잉크와 잉크를 직접 충전해서 사용하는 펜도 판매했더라고!
🔥 한정 상품 및 인기 상품 둘러보기
문구여자전 개최 전부터 X에서 반응이 좋았던 올해의 인기 상품과 한정 상품 4개를 골라 소개할게. 부스도 많고 상품도 정말 많다 보니 4개만 소개하는 건 아쉬워. 다른 부스나 상품이 궁금하다면 문구여자전 공식 X 계정에서 더 자세히 살펴봐 줘!
😭 오픈 10분만에 품절된 한정판 밀크티 만년필
문구여자전 공식 X 계정의 부스 소개 글 중 반응이 정말 좋았던 파이롯트의 만년필 '카쿠노'를 소개할게. 2014년에 굿 디자인상을 받은 귀염둥이 만년필 '카쿠노'가 2023년 문구여자전 한정 디자인으로 새로 태어났어. '홍차'를 모티브로 삼은 색상 2종에, 만년필촉에도 귀여운 표정이 그려져 있어. 오픈한지 10분 만에 동날 법한 디자인이야. 카쿠노는 만년필 입문자를 위한 만년필이야. 처음 쓰는 만년필이어도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귀엽고 동글동글한 디자인이 포인트거든. 정식 출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살 수만 있다면 나도 사고 싶더라고!
📝 문구여자전 즐기는 꿀팁! 이벤트 보드 준비하기
이렇게 부스가 많은 박람회에서 가고 싶은 부스를 찾는 것도 참 보통 일이 아니야. 미리 위치를 정리해서 갔다고 해도 길을 잃을 크기의 박람회라면 더 그렇고. 그런 사람들을 위한, 투명 필통과 파우치로 유명한 문구 브랜드 'Kept'의 이벤트 보드를 소개할게. 펜을 넣을 수 있는 작은 지퍼 포켓도 있고, 태블릿 PC나 공책을 수납할 만한 포켓도 있는데 뒤쪽에는 지도나 종이를 꽂아 글씨 쓰기도 좋거든! 가방처럼 옆으로 멜 수도 있고, 목에 걸 수도 있어서 관람객뿐만 아니라 이벤트에 참가하는 주최자가 써도 좋을 것 같아.
🖋️ 형광펜 마일드라이너 안에 들은 그 잉크
파스텔 톤 색감이 뚜렷하게 발색 되는 'Zebra'의 마일드라이너, 써 본 적 있어? 나한테는 거의 필수템인 형광펜이야. 그런데 그 마일드라이너의 주재료, 잉크는 처음 봤어! 가지고 있는 마일드라이너 형광펜이나, 브러쉬 타입의 마일드라이너의 촉에 잉크를 콕 묻혀 사용하면 그라데이션을 줄 수 있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마일드라이너를 더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는 거라 궁금하더라고. 정식 출시 전, 문구여자전에서 먼저 선보인 마일드라이너의 잉크는 내년 5월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해!
🍪 디저트 마스킹 테이프 종합 선물 세트
공식 X 계정을 둘러보다가 아기자기한 문구 덕후라면 기절할, 아주 귀여운 패키지를 발견했어. 마스킹 테이프 맛집으로 유명한 월드 크래프트더라고! 쿠키 상자 같기도 하고, 케이크 같기도 한 2종류의 상자와 디저트 일러스트가 그려진 마스킹 테이프 6종류 중 원하는 상자 1개, 마스킹 테이프 3개를 골라 나만의 종합 선물 세트를 꾸릴 수 있다고 해.
😍 일본에서 귀여운 문구를 사고 싶다면?
문구여자전에 방문하지 못했더라도 귀여운 문구는 일본 어디서든 만날 수 있어! (한정판은 아닐지라도. 🥲) 유명한 문구점과 화방, 잡화점 네 곳을 간단하게 소개할게!
- LOFT (로프트 홈페이지) → 가장 많은 문구를 만날 수 있는 곳! 정말 어디에나 있어. 아기자기한 팬시 문구, 캐릭터 굿즈, 필기도구를 사려면 로프트가 정답이야.
- HANDS (핸즈 홈페이지) → 도큐핸즈라고 하면 익숙할지도? 이제는 그냥 핸즈야. 로프트만큼 상품이 다양한데, 실용적이고 유행인 문구를 더 많이 만날 수 있어.
- 세카이도(世界堂) (세카이도 홈페이지) → 사실은 화방인 이곳, 문구가 많은 건 아니지만 가끔 레어한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거든. 화방용품에도 관심이 있다면 재밌을 거야!
- PLAZA (플라자 홈페이지) → 일본 10대들이 방과 후 꼭 들리는 잡화점이야. 캐릭터 굿즈류나 팬시 문구가 제일 많아. 바바파파나 스누피를 좋아한다면 추천!
오늘 편지는 여기까지야! 그리고 2023년의 마지막 편지이기도 하지. 이번 주는 또 정말 춥더라! 내가 있는 곳이 한국인지, 홋카이도인지 모르겠어. 아무튼 따뜻한 크리스마스, 연말, 새해 첫날 보내길! 🎄
도쿄우체국은 아주 짧게나마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고, 재미있는 글감을 찾아 2주 후에 편지를 부칠게. 그럼, 내년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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