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고 싶었던 건 얇디얇고 얇디얇은 양갱이야 🌰

열여섯 번째 편지, 일본의 참신한 슬라이스 양갱

2024.03.16 | 조회 1.3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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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우체국

매주 토요일 아침, 일본의 문화 소식을 담은 편지 한 통을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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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안녕!

 요새 비비의 신곡, 밤양갱의 인기를 정말 제대로 실감하는 중이야. 사실 나오자마자 바로 들어본 건 아니고 하도 이곳저곳에서 난리길래 궁금해서 조금 늦게 듣게 되었거든! 그런데 멜로디랑 가사가 귀에 쏙쏙 박히더라고... 그렇지 않아도 이 노래로 인해서 밤양갱의 매출이 엄청 뛰었다고 하던데?! 비비랑 콜라보한 패키지도 너무 귀엽더라! 🌰

 그래서인지 요새 우연히 양갱만 봐도 노래가 생각나서 못 지나치겠는 거 있지! 물론 비비가 부른 원곡 라이브도 너무 좋지만, 가수 최유리가 커버한 밤양갱도 좋고, 스텔라장이 프랑스어로 커버한 것도 좋으니까 한 번씩 들어봐!

 오늘은 일본에서 히트 친 양갱을 소개하려고 해. 비록 밤양갱은 아니고 팥양갱이긴 하지만, 교토의 화과자점에서 만든 조금 참신한 양갱이거든! 처음 봤을 땐 양갱인 걸 못 믿었어! 일본 아침방송이나 오후 뉴스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양갱일 거라는 생각은 못했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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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백화점 지하 1층에 꼭 가야 하는 이유
  •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달고 얇디얇은 팥양갱이야
  • 슬라이스 양갱의 탄생 비화

🏬 떠나는 길에 네가 내게 백화점 가라 말했지

일본 백화점에 가본 적 있어? 특히 오사카에 있는 한큐백화점이나, 도쿄에 있는 미츠코시 백화점 같은 곳! 이 두 곳 다 지하 식품관으로 정말 유명하거든. 일본어로는 '백화점 지하'를 그대로 줄인 'デパ地下(데파치카)'라고 불러! 오늘은 그중 미츠코시 니혼바시 본점의 지하를 보여줄게!

미츠코시 니혼바시 본점의 데파치카
미츠코시 니혼바시 본점의 데파치카
🏬 미츠코시 니혼바시 본점 📍 일본 도쿄도 츄오구 니혼바시 🕤 영업시간 | 10:00~19:00 (마지막 입장 시간 16:00) 😴 비정기적으로 쉬므로 방문 전 확인 필수!

도쿄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미츠코시 니혼바시 지하 1층 식품 코너의 모습이야. 미츠코시 니혼바시 본점에서만 살 수 있는 디저트들이 있다 보니, 다른 지역에서 도쿄를 잠깐 다녀가는 사람들이 기념품으로 사가기도 해. 기념품은 일본어로 'おみやげ(오미야게)'라고 하지! 일본의 오미야게 문화는, 그 지역에서의 추억이나 특징이 담긴 선물을 사서 돌아가는 건데, 미츠코시 데파치카만큼 좋은 선택지가 또 없거든!

 

👩🏻‍🍳 너는 바라는 팥이 너무도 많아

미츠코시 니혼바시 본점에서는 팝업 스토어처럼 이벤트를 자주 하곤 해. 매해 진행되는 박람회 중 '팥 앙금 박람회(あんこ博覧会)'에 대해 살펴볼게! 올해는 1월 31일부터 2월 14일까지,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팥 앙금 페스티벌이 열렸어.

🔗 2024 팥 앙금 박람회 @미츠코시 니혼바시 본점
🔗 2024 팥 앙금 박람회 @미츠코시 니혼바시 본점

올해 개최된 팥 앙금 박람회의 테마는 '팥 앙금 de 차차차♪(あんこ de チャチャ茶♪)'였거든! 테마 그대로 팥 앙금(あんこ)과 마시는 차(お茶)가 만났어! 전국 각지에서 팥 앙금이나 차로 유명한 화과자점이 한자리에 다 모였다고 생각하면 돼. 


🍞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 달고 얇디 얇은 팥양갱

팥 앙금 박람회인데 앙버터 얘기를 안 한다면 섭섭하겠지. 전에 일본의 조식 문화를 다루면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경식(軽食)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어! 이 앙버터 토스트 또한 그래. 일본에서는 오구라 토스트(小倉トースト)라고도 불러! 다양한 팥 앙금 중 '오구라 팥 앙금'이 올라가서 오구라 토스트라고도 부르는 거더라고.

🔗 출처 - 시로고항 앙버터 토스트 레시피
🔗 출처 - 시로고항 앙버터 토스트 레시피

박람회에 출점한 가게, 디저트 중 이전부터 궁금했던 상품이 하나 있었어. 일본인 유튜버의 브이로그를 보다가 궁금해서 관심을 가졌던 게 박람회에도 있었더라고!

🔗 카메야 요시나가 온라인 스토어 - 슬라이스 양갱 (오구라 버터)
🔗 카메야 요시나가 온라인 스토어 - 슬라이스 양갱 (오구라 버터)
🍞 카메야 요시나가의 슬라이스 양갱 <오구라 버터> 💴 1봉 2개입, 540엔 (세금 포함)

바로 교토에 있는 화과자점 카메야 요시나가(亀屋良長)의 슬라이스 양갱이야! 밤양갱은 아니고 팥양갱이지만! 😂 미리 앙버터 토스트라는 설명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게 뭐냐고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아래에 깔린 네모난 게 팥 양갱이고, 위에는 버터 양갱이야! 이 슬라이스 양갱을 식빵 위에 올려서 오븐 토스터에 구워 먹기만 하면 돼. 아침 식사로도 먹을 수 있고, 혹은 간식으로 먹기에도 간편하고 좋을 것 같아!

🔗 카메야 요시나가 온라인 스토어 - 슬라이스 양갱 (카카오)
🔗 카메야 요시나가 온라인 스토어 - 슬라이스 양갱 (카카오)
🍞 카메야 요시나가의 슬라이스 양갱 <카카오> 💴 1봉 2개입, 594엔 (세금 포함)

팥 앙금 박람회에서는 오리지널 맛이 아닌 카카오 맛의 슬라이스 양갱을 판매했어. 마침 2월 발렌타이데이 시즌쯤에 개최된 박람회기도 하고 말이야! 잘 보면 반반씩 색이 다른 걸 확인할 수 있거든. 카카오 맛이라고 해서 전부 카카오인 건 아니고, 절반은 오리지널 팥양갱, 나머지 절반은 카카오 양갱으로 만들었다고 해. 🍫 


🧀 아냐 내가 늘 바란 건 슬라이스 치즈 하나야

교토의 화과자점, 카메야 요시나가의 현재 장인은 8대째 남자 장인이야. 그리고 이 장인은, 2001년에 지금의 슬라이스 양갱을 만든 요시무라 유이코와 결혼했어. 회사든, 가게든, 항상 영업이 잘 될 수만은 없는 노릇이잖아. 카메야 요시나가 역시 마찬가지였어. 결혼 당시에는 가게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대학에서 식물영양과학을 전공하고 프랑스에서 유학하며 요리를 배운 요시무라 유이코였거든.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질 조짐이 보이자, 신제품 개발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해.

카메야 요시나가의 여자 주인(女将), 요시무라 유이코
카메야 요시나가의 여자 주인(女将), 요시무라 유이코

그리고 가게를 살린 주인공, 지금은 한달에 8000 봉지도 더 팔리는 슬라이스 양갱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이래. 부부 사이에는 아들 둘이 있는데, 슬라이스 양갱이 탄생하게 된 당시에는 중학생과 초등학생이었어.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중, 큰 아들은 식빵 위에 슬라이스 치즈를 올려달라고 한 반면, 단 걸 좋아하는 작은 아들은 앙버터처럼 팥 앙금을 발라달라고 했대. 팥 앙금을 냉장보관하면, 식빵에 바르기 좀처럼 쉽지도 않고 귀찮다 보니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앙버터가 있으면 한 거지. 식빵 위에 얹어놓기만 하면 되는 슬라이스 치즈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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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거래처였던 백화점에서도 '팥'을 활용한 독특한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연구 끝에 만들게 된 게 팥 양갱이었다고 해. 팥 양갱 위에 올려져있는 건, 단팥빵인 앙팡 위에 올라가는 양귀비 씨야!

 

🤫 슬라이스 양갱에 담긴 비밀

대단한 비밀까지는 아니지만! 슬라이스 양갱이니까 당연히 기계가 자를 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 슬라이스 양갱의 두께가 2.5mm인 것도, 식빵 위에 올려서 구웠을 때 착 달라붙으면서 잘 녹는 두께로 계산해서 자르는 거거든. 그런데, 사실은 아래처럼 장인이 직접 하나하나 자르는 거야! 양갱을 자르는 영상은 여기서 볼 수 있어.

🔗 출처 - 빵테나 인터뷰
🔗 출처 - 빵테나 인터뷰
카메야 요시나가의 슬라이스 양갱

그리고 위 영상에서 슬라이스 양갱을 만드는 자세한 과정이나, 슬라이스 양갱을 활용해 만든 디저트도 볼 수 있어! 카메야 요시나가의 슬라이스 양갱은 교토 본점이나, 가끔 도쿄나 요코하마, 오사카, 효고 등 큰 백화점에서의 팝업 스토어,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어. 교토 외 지역에서는 구매하기 살짝 힘들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먹어볼 수 있길 바라! 🥲


오늘 편지는 여기까지야!

3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확실히 날씨도 많이 풀린 것 같고, 해도 꽤 길어졌더라! 일본 날씨도 엄청 따뜻해져서 벌써 꽃가루 알레르기인 화분증(花粉症)과의 싸움이 시작됐다는데, 한국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것 같아. 그렇지만 여기저기 꽃이 핀다는 거니까! 🌷

오늘도 읽어줘서 고맙고, 다음 주에도 재미있는 일본 이야기를 담아 부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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