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Venture Capital Journal (AVCJ) 의 홍콩 ESG Summit 은 지난해 뉴스레터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우연한 기회에 현장에 참여하여 후기를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풍성한 패널과 알찬 내용 덕에 UN PRI 연례회의가 2024년 캐나다, 2025년 상파울로인 탓에 아시아 ESG 투자자들은 정보 교류의 장에서 다소 멀어질 수 밖에 없었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행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필요한 내용은 각자 들어보시고 뉴스레터에서는 매우 주관적인 시각에서 인상적인 내용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ESG 투자의 현 위치
"현재 PE 투자에서 어떤 ESG 이슈가 가장 중요할까요?"
환경 이슈는 여전히 ESG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접근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전에 친환경 테마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등) 투자만이 주목 받았다면 이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반으로 (회피_Mitigation, 적응_Adaptation, 전환_Transition) 투자 대상 혹은 투자 시 고려사항이 더 넓어졌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증가하는 극단적 기후현상의 피해를 의미하는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isk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ESG 를 리스크 보다는 '기회' 측면에서 봐야한다는 점도 언급되었는데, 다만 그 기회의 측면으로 제시된 부분이 특별하지도 새롭지도 않았습니다. (Gen Z 등장, 재생에너지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 고객 충성도와 평판 강화 등) 다만 그 중, ESG 관련 규제가 강화됨에 따른 새로운 시장의 등장이라는 점은 최근 부상하는 기회라는 점은 동감하게 됩니다. 한편 관련하여 NAVIS CAPITAL 은 과거 자신들의 투자를 backtest 했을 때, ESG 를 고려한 투자가 투자수익률을 2~3bp 향상 시킨다고 강력한 어조로 언급합니다.
한편, 기존의 친환경 ESG테마 투자가 어느 정도 포화상태라는 것은 ESS 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의 내용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ESS 산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약간은 부정적인 입장에서) 계속 집요하게 묻는 모더레이터에게 ESS 의 비젼을 이야기하던 패널은 결국 이렇게 털어 놓습니다. '전통적인 투자보다는 새로운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
ESG 데이터와 투자 프로세스의 안정화
ESG 데이터와 관련하여 패널들은 안정적인 목소리를 냅니다. ISSB 공시기준의 발표와 일부 국가의 공시 의무화가 ESG 데이터 수집과 공시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확실히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ISSB는 ETF와 index 투자와 같은 단기 투자자도 ESG 투자전략을 고민하도록 한다고 평가됩니다.) 투자자에게 매 세션에서 반복하여 언급된 두 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Scope 1 과 Scope 2 만을 감축 목표로 삼는다. Scope 3 는 너무 복잡해서 현재 목표로 삼고 있지 않다."
"EDCI 의 ESG 데이터는 유용하고 편리하다."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집하는 것과 관련해서, GP 가 외부 컨설턴트와 계약하여 포트폴리오 기업 ESG 데이터 생산을 지원한 것이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언급됩니다. (즉 돈과 시간을 들여 하면 되는 것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
ESG 데이터에 관해 섹터별 중대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특히 부동산에 특화된 평가 및 데이터 업체인 GRESB 가 부동산의 예를 설명합니다. 중대성의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은 (뉴스레터에서 여러차례 언급했던) EDCI 의 간소화 된 ESG 데이터가 매우 매우 유용하다고 언급합니다. 특히 EDCI 데이터를 LP 에게 바로 제출할 수 있는 것 또한 큰 장점으로 꼽습니다.
한편, ESG 투자 프로세스 역시 상당히 정형화되어 안착된 것으로 보입니다. 서밋이 진행되는 동안 사모투자의 가장 중요한 ESG 투자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는 ESG 실사, 그리고 사후 관리에 대한 언급이 계속됩니다. 말하는 사람도 식상하지만.. 이라며 말하고 듣는 사람도 너무나 편안하게 듣는 분위기 입니다.
임팩트 투자에 필요한 것
"How we exit as a responsible impact investors"
임팩트 투자에서 EXIT 을 어떻게 할지에 관한 고민은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주주(shareholders) 의 이익을 고려하는 주식시장에 이해관계자 (stakeholders) 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임팩트 기업을 어떻게 공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개념이 달라보이는 이 두 가지가 공존하게 될 수 있을까요? 임팩트 투자에서 flow capital 을 어떻게 만들지가 큰 과제라고 제시됩니다.
"투자자가 투자대상이 되는 시장에 익숙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특히 아시아의 임팩트 투자의 경우 선진국 투자자들은 더욱 이해가 어렵습니다. 아시아 투자자들이라고 하더라도 투자대상이 되는 시장에 익숙하지 못합니다. 이에 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미국 대선결과와 ESG
미국 대선결과가 ESG 투자에 영향을 줄 것인가? 라는 질문에 패널들은 이런 저런 대답을 하지만, 대답하는 목소리가 떨리는 것 만이 상황을 잘 대변하는 듯 합니다. 일부 투자 수요의 감소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는 분위기며, 다만 내년 1월까지 구체적 정책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 많은 투자자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외에도 서밋에서는 일본의 최근 변화, 여성 뿐 아니라 일과 여가의 균형, 노령화에 따른 세대 차이 등을 고려한 포괄적인 개념의 DEI 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다루었습니다. 특히 일본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최근 일본 투자실적이 매우 좋았다는 점이 (당연히) 영향이 컸고 일본 참가자들도 대부분 유창한 영어로 일본 사례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제 사모투자에서도 ESG 이슈를 고려하는 것, ESG 투자 프로세스, ESG 데이터의 생성이 제법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특히 작년에 진행되었던 Summit 과 비교하자니 패널들 모두 부쩍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3년 간, 사모투자 ESG 는 Definition 부터 논의가 시작되고 혼란 속에서 기준이 마련되고 적용되는 과정을 거쳐 이제 안정화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볼 수 있어서 의미있고 즐거웠습니다. 한국 투자자들 역시 각자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내일부터는 PE, VC 서밋이 시작되네요. ESG 주제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내용들 있으면 정리해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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