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 VC가 펀드레이징을 할 때 알아야 할 점

2024.01.22 | 조회 6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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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의 테크인사이트

샌프란시스코에서 벤처 펀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털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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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출자처 펀드 중 하나인 Kyber Knight으로부터 스타워즈의 제다이들이 쓰는 광선검 선물을 받았습니다! 스타워즈의 중급자 팬으로서 진짜 같은 광선검을 만지게 되는 것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LP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것 자체가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본인들의 펀드의 특색을 살린 의미 있는 선물을 보낸 것은 센스가 좋다고 생각했습니다(Kyber는 광선검의 재료입니다). 사무실에 잘 진열을 해 놓고 방문 오시는 분들에게 자랑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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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타트업 투자자로 VC 업계 경력을 쌓기 시작하였습니다. 스타트업 투자와 펀드 투자 둘 다를 해본 경험을 통해 두 분야의 차이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는 첫 피칭을 통해 얼마나 많은 딜들이 거절을 당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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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경우, 거의 70% 정도가 첫 15-30분 정도의 피칭에서 거절을 할지 결정이 납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별로일 수도 있고, 창업자분이 충분히 매력적인 경력을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단순히 해당 스타트업이 속해 있는 업계가 제가 관심 있어하는 업계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나머지 30% 정도만 정말 매력적인 투자기회가 될 수 있을지 실사를 하였던 것 같습니다. 

반면, GP들의 펀드레이징의 경우, 첫 15-30분에 약 30% 정도만이 바로 거절을 할지 안 할지 알 수 있습니다. 보통은 GP분이나 펀드의 투자전략이 저희와 맞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유럽펀드에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나머지 70% 정도의 펀드의 경우 약간 더 실사를 해야지만 저희에게 매력적인 투자기회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과 정 반대인 것입니다. 

이렇게 70%가 그 자리에서 바로 알기 힘든 이유는 VC 펀드를 설립한 GP분들 대부분이 실제로 대단하신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펀드라는 것은 과거에 뭔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사람들만이 시작을 하게 됩니다. 엄청난 부자가 아닌 이상, 사람들은 그냥 갑자기 펀드를 하고 싶다고 해서 펀드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펀드를 시작하기 전에 투자자로서 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의 프로페셔널로서 충분한 실적을 쌓아야 합니다. 

이를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GP는 매우 자신감이 넘칩니다.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성취하였는지 잘 알고 있고 이를 매우 자랑스러워합니다. 이제 그들은 펀드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이것이 바로 그들이 지금 펀드레이징에 뛰어든 이유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분들은 그들을 신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 직장 동료, 상사, 창업자, 다른 GP 등등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주위 사람들로부터 첫 몇억에서 몇십억까지는 비교적 빠르게 조달을 하게 됩니다. 더더욱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그들은  '그들과 비슷한 대단한 사람들과 경쟁하고 있다'라는 점입니다. 70%의 풀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흥미로운 배경을 가지고 있고 자신감이 넘칩니다. 또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어느 정도 자금도 조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같은 처지에 있는 수백 명의 다른 GP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그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물론 매우 힘든 일입니다. 이는 많은 펀드들이 퍼스트 클로징까지는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내지만 그다음 클로징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이유입니다. 

흡사 하버드대학과 같은 엘리트 대학에 가는 것과 같습니다. 평생을 뛰어난 학생으로 살아온 고등학교 수재들도 엘리트 학교에서는 평범한 학생으로 느껴집니다. 모두가 수재들이기 때문입니다. 펀드를 시작하는 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GP의 경우, 본인들이 누구와 경쟁하는지 보이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더욱더 어려운 것입니다. 

따라서 겸손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넘치는 자신감을 가지면 안 된다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그들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겸손한 자세로 자신이 누구와 경쟁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본인들의 경쟁 우위를 강화하기 위해 늘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종종 GP들에게 '당신의 경쟁자는 누구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집니다. 많은 GP가 본인들의 경쟁자는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는 틀린 대답입니다. 제가 그런 질문을 할 때면 보통 비슷한 펀드를 한두 개 정도는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인식(Self-awareness)을 갖는 것은 훌륭한 리더십을 구축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입니다. 몇 세대에 걸쳐서 영향력 있는 펀드를 만들고 싶은 GP들한테도 이는 중요한 첫 단계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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