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간의일본출장을끝내고드디어샌프란시스코로돌아왔습니다. 미국 공항은 코로나 검사를 전혀 안 하기 때문에, 30분 만에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한국도 격리가 없어졌기에 앞으로 다시 미국을 찾는 사람들도 다시 늘고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 도착한 날의 샌프란시스코 공항 인터내셔널 터미널에는 제법 사람이 많았습니다. 저는 다음 주에 다시 보스턴에 출장을 가는데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최소한 제 생활에 있어서 코로나의 영향은 거의 없어진 것 같습니다!
최근 Hulu에서 상영 중인 TV 프로그램 'The Dropout'과 페이스북과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다시 보았습니다. The Dropout은 실리콘밸리 최대의 스캔들이 된 테라노스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투자자, 고객, 그리고 직원들에 대해 거짓말을 했습니다. 투자자 자금 $700M(약 9,000억 원)이 증발 헸고, 테라노스의 직원 800명은 일자리를 잃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잘못된 의료정보로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태롭게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녀의 재판은 올해 초에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사기죄로 고발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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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와 엘리자베스 홈즈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1984년생 동갑내기로서(저와도 같습니다!), 일류 대학을 중퇴하고, 같은 시기에 회사를 일으켰습니다. 마크는 하버드, 엘리자베스는 스탠퍼드를 중퇴했습니다.
둘 다 친구가 많이 있을만한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테라노스를 성장시켜 가는 과정에서 몇 가지 도덕적이라 할 수 없는 행동도 했습니다. 이기는 것에도 매우 집착하고 있다는 것도 두 사람의 공통점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현저하게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어떤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을까요?
'Fake it till you make it', 즉 '잘 될 때까지는 잘 되는 척을 해라'는 실리콘밸리의 만트라입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홈즈는 그것을 훌륭하게 실행했습니다. 그녀는 월그린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에게 테라노스의 제품이 완성됐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테라노스의 디바이스는 월그린 매장에서 혈액 검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디바이스는 아직 작동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디바이스를 완성한 척 매장에 배치하고 실제로는 채집한 혈액을 본사 연구소에 보내 다른 회사의 디바이스를 통해 검사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우송 중에 많은 혈액의 상태가 나빠져, 환자는 HIV의 가짜 양성이나 유산의 가짜 양성과 같은 잘못된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잘 못된 검사가 무려 100만 번 이상 실시되고 말았습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여자 친구에게 차인 것을 계기로 페이스북을 시작했습니다. 차인 날 술에 취한 채 하버드대 여학생 사진을 비교하는 사이트 '페이스매쉬'를 만든 것을 계기로 페이스북 아이디어의 일부가 탄생하였습니다 (나머지는 다른 하버드 학생으로부터 얻었습니다). 페이스매쉬가 대성공한 후 그는 불과 두 달 만에 페이스북을 만들어 냈습니다. 의도는 치졸했지만 실행은 훌륭했습니다.
반면 엘리자베스는 장대한 비전을 갖고 테라노스를 설립했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실력은 부족했습니다. 그녀는 보다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싶었고, 끝까지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믿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비전을 실현할 능력도, 이를 위해 필요한 인재를 주변에 둘 능력도 그녀에게는 없었습니다.
테라노스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사람의 생명이 관여하는 바이오 분야에서는 'Fake it till you make it'을 실행하는 것이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점은 물론입니다. 몇몇 페이스북 기능이 움직이지 않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임팩트가 있습니다.
또 창업자에게 그것을 실현할 능력이 없는 한 비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창업자가 처음부터 장대한 비전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무언가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면 페이스북처럼 멋진 비전을 나중에 갔다 붙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상적으로는, 창업자는 그 양쪽 모두를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고요. 하지만 만약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역시 더 중요한 것은 비전보다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하고 The Dropout과 The Social Network를 보고 다시 한번 새삼 생각해 보았습니다.
References:
・Take a look through Facebook's past - https://www.zdnet.com/pictures/take-a-look-through-facebooks-p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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