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벤처 펀드 투자에 가장 좋은 타이밍은?

투자의 기본은 싸게 사서 바쌀 때 파는 것, 그리고 지금이 그러한 타이밍

2022.05.16 | 조회 586 |

지난 주에는 Bridge Conference라는 여성 VC 펀드매니저(GP)와 그 투자자(LP)를 위한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투자처 GP 중 두 사람이 등단을 했고, 지금까지 Zoom으로만 만난 적이 있는 옛 지인들을 처음으로 직접 만날 수 있었으며, 또한 새로운 분들과도 알게 되는 등 매우 의미 있는 이벤트였습니다. 이처럼 최근 미국에서는 여러 대면 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고, 저도 다른 행사 참여를 위해 다음 주에 보스턴에 다시 갈 예정인데요, 투자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만큼은 아직 핫 한 것 같습니다!

테크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후기 스테이지의 벤처캐피털 투자도 급락하고 있는데요, 소프트뱅크와 타이거 글로벌 등 특히 후기 스테이지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던 투자자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투자로 270억 달러(약 35조 원, 거의 기아자동차 시총 수준)의 손실이 입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타이거 글로벌의 손실이 170억 달러(약 20조 원, 거의 신한지주 시총 수준) 정도가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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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주로 주식시장이나 후기 스테이지의 투자활동만 영향을 받고 있어, 초기 스테이지 투자 안건은 계속해서 건재함을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VC펀드의 자금 조달도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초기 스테이지 안건에서도 최근 침체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는 케이스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상황을 바탕으로, 앞으로 2000년대 테크 버블이나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경기후퇴가 찾아온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아래 표는 과거 15년간의 벤처투자의 안건수와 투자총액의 추이를 나타낸 것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2009년에는 안건수, 투자총액 모두 감소해서 벤처투자활동 전체가 큰 타격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벤처투자건수 및 금액의 전년 대비 당락 비율(데이터 소스:PitchBook)

사실, 지금까지 금융위기와 비슷한 해가 한 해 더 있었습니다. 위에서 표에서 알 수 있듯이 2016년도 투자 건수와 투자총액 모두 감소한 해입니다. 2016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해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FRB(연방준비제도)가 금융위기 때부터 지속하고 있었던 제로금리를 끝내고 7년 만에 금리를 올린 해입니다.

그런데 이 차트의 모습은 2022년 지금의 상황과 아주 비슷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금 제로금리 정책을 취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약 2년 만에 다시 금리를 올린 겁니다. 우리는 어쩌면 2016년의 상황으로부터 무언가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좋은 소식은 2016년 벤처투자 활동이 조금 떨어졌지만 2017년부터 다시 금방 부활했다는 겁니다. 정책금리나 10년 국채의 이자율도 계속 올랐지만 그에 개의치 않고 벤처 투자활동이 부활한 것입니다. 2008년~2009년 금융위기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2010년부터는 다시 벤처투자는 기세를 되찾았습니다.

물론 이 사실만으로 앞으로 투자활동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 듯, 우리가 긴 침체기의 입구에 있다고 예측하는 것도 시기상조라는 말이 됩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테크놀로지의 영향이 큰 시대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 그 의존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거시환경이 나빠진다는 것은 앞으로 다시 좋아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투자의 기본은 쌀 때이고 비쌀 때 파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이 투자를 가속화해야 할 시점일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벤처투자 민주화 플랫폼 Allocate의 창업자인 Samir Kaji가 최근 트윗한 말에 저도 100%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