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큰뒷북 경성크리처 시즌 1,2 후기

저는 잘 봤읍니다.

2025.10.10 | 조회 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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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로봇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모아모아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이 주를 이루는 후기입니다.

스포 주의

 

 


 

시즌 1

 

*시대적 배경 = 일제강점기

시대적 배경은 제목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행한 잔혹한 실험들을 판타지적인 요소를 첨가해 이야기 하고있다.

 

사람을 살리는 장소의 병원 지하에서 인체 실험을 한다. 그들이 얼마나 잔혹하고 무자비하게 인간을 학살하고 이용했는지 인간을 크리처로 만드는 '나진'이라는 요소를 통해 보여줬다. 

이 드라마에서 '나진'은 아주 중요한데 평범한 인간을 외형 변화없이 괴물의 힘을 갖게하는 아주 투명한 지렁이 같은 미생물(?)이다. 사람에게 주입하면 사람을 숙주로 삼아 몸에 기생하는 거 같다. 나진을 잘 받아들이면 인간의 외형 그대로 인간일 때의 기억과 이성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나진은 용액에 넣어 보관하며 물과 함께 마시면 괴물이 된다.

 

경성크리처 中 크리처로 변하는 모습
경성크리처 中 크리처로 변하는 모습
경성크리처 中 크리처로 변하게 만드는 균
경성크리처 中 크리처로 변하게 만드는 균

나진 외에도 일반적인 크리처를 만드는 실험도 있는데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고 눈처럼 하얀 균을 인간에게 노출 시킨다. 균에 노출된 인간은 몸이 괴물로 변하고 폭주한다. 괴물을 잠재우려면 질소 가스를 마시게 하면 된다. 물론 이 균에 의한 크리처 변화도 인간일 때의 기억은 희미하게나마 유지되는 거 같다. 

 

경성크리처에서의 일본군은 아마도 크리처, 나진 실험을 통해 인간 병기를 만들어 전쟁에 이용하려고 했던 거 같다. 시대적 배경이 광복이 되기 얼마 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일본이 국제 정세 상 밀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 실험이 그들에게 더욱 중요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 작가는 이 만드는 실험을 조선인을 괴물로 만드는 일제의 잔혹한 실험뿐만아니라,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에게 굴복하지 않고 광복을 외치는 조선인의 절박한 마음을 외부적인 압박(ex. 크리처 실험)을 가해 조선인을 굴복시키려 했던 어떠한 상황들을 비유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뇌피셜100)

 

* 등장 인물

- 남자 주인공 '장태상' (박서준) : 모던 보이로, 경성에서 유명한 전당포의 주인이며 일본인들과도 친분을 유지한다. 일본 군의 협박으로 그의 첩을 찾다가 여자 주인공인 한소희와 엮이게 된다.

- 여자 주인공 '윤채옥' (한소희) : 어머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다가 박서준과 엮인다.

- 극 중 빌런 '마에다 유키코' (수현) : 병원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고 모든 것을 조종한다. 

- 극 중 빌런 '이시키와' (김도현) : 마에다 유키코의 남편이며 일본군의 꽤 높은 지위이다. 임신한 첩(명자)이 실종되어 박서준을 협박하여 찾게한다.

 

*그놈의 모성애

처음 시즌1을 볼 때는 역시 판타지물이라도 우리나라 특유의 신파적인 모먼트를 빼놓을 수 없구만.. 하며 시큰둥하게 정주행했었던 기억이 있다.

극 중 여자 주인공은 자신의 어머니를 찾다가 박서준과 엮인다. 병원이 수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박서준과 함께 그곳으로 잠입한다.

병원에서 만난 어머니는 이미 인간의 형태가 아니었고 괴로워 하며 인간을 공격한다. 극 중 빌런에 의해 여자 주인공을 괴물로 변해버린 어머니 앞에 놓이게 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딸을 알아보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괴물의 몸으로 생을 마감한다.

 

시즌 1을 볼 때 까지만 해도 좀비물/크리쳐물 볼 때 나오는 임신, 모성애.. 진부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사람들이 혹평한 거 보다 재밌는데? 하며 끝까지 다 봤던 드라마다.

사실 시즌 1에서는 이렇다 할 큰 감동이나 기억에 남는 내용이 없었다. 이 드라마의 진가는 시즌 2까지 다 본 후에야 곱씹어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시즌 2

 

*시대적 배경 = 2020년대 서울

당황스럽게도 경성 배경이 아닌 서울 배경의 현재 시점에서 시작된다.

 

시즌 2에서 남자 주인공 박서준은 환생인가 싶을 정도로 (시즌1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지고 가지 않는 건가? 생각할만큼) 캐릭터 상 본인이 누군지 모르는 눈치로 시작한다. 부강상사를 운영하는 '장호재'로서 심부름 센터 일을 하며 살고 있었고, 여주인공 한소희는 나진의 힘으로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며 혼자서 아직까지 행해지고 있는 실험에 대해 파고 있는 듯 했다. 

 

박서준은 심부름 센터 일로 모텔에 불륜 커플을 급습하여 사진을 찍으러 한 호실에 들어갔으나, 불륜 커플은 없고 왠 시체와 한소희를 맞닥 들인다. 빠르게 사라진 한소희를 잡지 못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박서준을 제 1 용의자로 보고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려면 실제 범인을 잡아오라고 딜을 한다. 그렇게 박서준과 한소희는 다시 엮이고 일제강점기 때의 그 실험이 현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는 내용이다.

 

시즌 2는 1보다 더욱 빠르게 전개됐고 시즌 1에서 쌓아온 시대적 분노와 감정을 더욱 깔끔하게 풀어내었다. 

시즌 1에서 '역시나 신파 감성~'하며 생각했던 것들이 (임신, 모성애, 인간들 사이에서의 배신 등등) 인간이 괴물이 될 수 밖에 없는 극악의 환경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특성이라고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인간이 괴물이 되어 간다는 것은 육체적인 변화와 정신적인 변화까지도 포함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인간이 인간이라고 불리울 수 있는 도덕성과 인간성,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거구나 인간이어서 가능한 이야기들이구나 생각해보게 됐다.

그리고 내가 너무 모든 것들을 염세적으로 받아들여 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달까...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절박한 상황에서 나오는 내면의 긴밀한 욕구와 감정들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걸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경성크리처 中 옹성 병원이 있던 자리 위에 새워진 제약회사
경성크리처 中 옹성 병원이 있던 자리 위에 새워진 제약회사

시즌 1에서 사람을 실험하던 장소(병원) 위에 제약회사를 세워 똑같은 실험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이들은 사람을 단순 실험체로 여긴다.

 

극 중 마에다 (빌런)는 집요하게 박서준에게 묻는다.

 

"아직도 사람이 다 똑같느냐"고.

"사람 목숨이 다 똑같냐"고.

 

극 중 주인공인 박서준도 빌런 마에다처럼 자신에게 우호적인 일본인들을 눈 감아주며 모른척 잘 지냈다면 쌓아왔던 부를 그대로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고 일제 시대부터 지금까지 고통받으며 괴물로 살아 온다.

 

드라마에서는 100년도 안 지난 현재 같은 장소에서 같은 학살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주며 가해자는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과 그들이 늘 말하는 '다 지나간 일인데 왜 그러냐', '과거는 과거인데 이제 그만 잊고 묻어줘라'를 건물로 보여준다.

나는 이런 것들이 너무 화가 났다. 문화를 좋아하며 어쩔 수 없이 중국, 일본과 뗄레야 뗄 수 없는 한국의 오늘 날이지만 그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냥 굴고 있다.

일본이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전쟁 피해자들에게 늘 해왔던 스탠스이다. 케이팝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광복절에 태극기를 올리는 우리나라 연예인들에게 실망이라며 하는 말 들이다. 사과하지 않고 어물쩡 넘어가며, 너 왜 아직도 거기에 머물러 있느냐고 피해자에게만 비난한다.

 

100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친일파들이 떵떵 거리며 살아가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경성크리처에서는 학살을 하던 병원과 같은 자리에 세워진 제약회사를 통해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시즌 2에서 박서준이 극 중에서 한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가 박서준 대사다.)

 

"형은 왜 계속 싸우는 거야? 이기지 못할 거라는 거 알잖아."

 

- "이기려고 싸우는 게 아니야. 잊지 말라고 싸우는 거지.

   우리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잊지 말라고. 

   그들이 한 짓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직 살아있다고. 미안하라고.

   미안함을 못 느낀다면 죄책감 정도는 갖고 살라고.

   죄책감조차 들지 않는다면 걸리적거리고 성가시라고 불편하라고.

   그래야 걔들도 계속 잊지 않을 거 아니야."

 

"용서할 수는 없는 거야?"

 

- "사과할 마음도 없는 놈들한테 무슨 용서를 해." 

   그런 적 없다고 없던 일이라고 저렇게 시치미를 떼는데.

   거기다 대고 용서해 준다는 자체가 웃긴 거 아니야?"

 

"뭐 그래도 다 지난 과거의 일이잖아.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시대였고."

 

- "그렇지. 시대가 그랬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었겠지 사람이니까.

   근데 잘못된 걸 알았을 때 바로잡을 수 있는 것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훨씬 더 끔찍해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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