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판에도 <쇼미더머니> 시리즈가 있다고?

구독자 님은 혹시 힙합을 좋아하시나요? 힙합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연말에 꼭 봐야만 하는 프로그램이 있죠. 바로, mnet의 <쇼미더머니> 시리즈입니다. 다양한 래퍼들이 공연을 준비하고, 관객들의 경연비를 받아 승패가 갈리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주요 포맷인데요.

그런데 영화판에도 이런 쇼미더머니 같은 경쟁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에디터 우기가 준비한 오늘의 주간적인 영화썰에서 풀어볼 이야기. 바로 영화판 쇼미더머니, <더 체어>의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시나리오, 두 개의 영화. <더 체어>

필자가 영화 제작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동기부여용으로 보는 시리즈가 있다. 바로 <더 체어>라는 미국의 프로그램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흥미로워할 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바로 ‘같은 시나리오를 다른 두 신예 감독이 똑같은 예산 안에서 연출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두 감독은 바로 ‘셰인도슨’이라는 구독자 2000만 명의 유튜버, 그리고 안나 마르테무치라는 영화학과 출신의 인디 시나리오 작가다.

각 감독에게 주어진 예산은 800,000USD (한화로 10억)로, 미국치고는 초저예산이다. 이 둘은 4주간의 준비 기간, 2주간의 촬영 기간, 그리고 마지막 4주간의 후반 작업 기간 동안 영화를 완성해야 한다. 이후 완성된 영화는 극장과 VOD에서 동시 개봉하고, 두 영화를 모두 관람한 관람객들의 설문 조사를 총합해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한 감독에게 상금 250,000USD (한화로 대략 4억)을 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시놉시스다.

8화에 걸쳐 기록된 그들의 여정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유튜버 셰인은 뮤직비디오 촬영을 주로 진행했던 젊은 촬영 감독을 섭외한 반면, 안나는 독립영화 촬영 경험이 더 많은 촬영 감독을 섭외하는 등 두 감독은 시작부터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캐스팅 외에도 셰인은 리허설을 할 때면 코미디에 포커싱을 줘서, 인터넷 스킷 느낌의 강약 조절이 분명한 연기를 요구한다. 반대로 안나는 드라마에 포커싱을 맞춰 멈블코어 장르 느낌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요구한다.

그렇게 4주간의 프리 프로덕션이 끝난 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었고 20일 동안 두 감독은 각자의 방식대로 최선을 다해 촬영을 진행한다. 셰인은 필요한 앵글을 머릿속으로 미리 계획을 하는 효율적인 방식으로 촬영을 했다면 안나는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많은 앵글과 다양한 테이크를 담아내는 식으로 진행한다. 촬영 기간 동안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마침내 두 감독 모두 정해진 시간과 예산안에서 기적적으로 영화를 마무리 한다.

이후 4주간에 걸친 편집이 진행되었고, 두 영화는 극장과 온라인 VOD서비스를 통해 개봉했다. 그리고 진행된 투표를 통해 승자가 결정되었는데, 승자가 누구인진 여기서 밝히지 않겠다. 스포일러일뿐더러 이번 글의 포커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 체어>라는 예능의 탈을 쓴 이 실험은 연출자가 작품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보여 주는 데 성공했다. 같은 시나리오에서 출발한 작품들임에도 불구하고, 나온 작품은 원작이 같다고 말하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완성된 작품 중 하나는 하이틴 코미디, 하나는 현실성이 부각된 성장드라마.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감독들의 양상들을 미리 볼 수 있고, 영화 현장의 희노애락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영화 제작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감상해 보기를 바란다.

여담으로 필자는 현장에 셰인 같은 감독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감정적이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 말이다. 물론 안나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좀 덜하지만 그만큼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서포트를 하면서 일하려는 감독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서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영화에 대한 정보가 궁금한 독자분들을 위해 링크를 첨부하겠다.

유투버 셰인의 영화(NOT COOL):

https://www.imdb.com/title/tt3569356/?ref_=nv_sr_srsg_0

시나리오 작가 안나의 영화(HOLLIDAYSBURG):

https://www.imdb.com/title/tt3569326/?ref_=nv_sr_srsg_0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이번 주 볼거리

평생을 산타와 함께 살아온 ‘버디'. 그는 그의 친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북극에서 뉴욕으로 향한다. 이번 주 소개할 작품은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영화, <엘프>다.

웰 페럴, 주이 데샤넬, 제임스칸 등의 화려한 캐스팅 뿐만 아니라, <아이언맨>의 감독으로 유명한 존 패브로까지. 이름부터 제작진의 명성이 느껴지는 영화다. 요즘에는 나오지 않는 2000년대 초반의 블록버스터 크리스마스 영화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의외로 가끔 클리셰를 벗어나는 스토리, 주이 데샤넬의 사랑스러운 연기, 중간중간의 따뜻한 장면들 등 어른들도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훌륭한 ‘가족'영화다. 특히 결말 부분에 등장하는 공원에서의 한 씬이 있는데 필자가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폴라 익스프레스> 분위기의 음악과 함께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다같이 노래를 부르는 이 장면은 ‘크리스마스'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함축적으로 너무나도 잘 표현해서 10년 넘게 필자의 뇌리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필자 생각에 가장 완벽한 ‘크리스마스’영화 (솔직히 <나홀로 집에>보단 크리스마스 영화로 이 영화가 더 제격이라고 생각한다. 크리스마스마다 케빈대신 이 영화를 틀어줬으면 한다…) 이번 연말에 가족과 함께 보면 정말 제격일 것이다.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연말이라는 시기는 사람들을 참 감성적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연말의 아련한 감성을 즐기며 한껏 말랑해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런 감성에 한껏 콧방귀를 뀌며 무감각하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나 역시 그런 편이다. 

연말의 감성은 잘 모르겠고, 그저 추운 겨울 동안 지루한 방구석 라이프를 달래줄 볼거리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은 충분히 그 답이 되어줄 수 있다. 10부작이지만 각 에피소드가 1시간이 되지 않는 데다가, 막힘없이 술술 풀어가는 스토리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잘 만들었는지'는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지만, 크리쳐물의 음산한 분위기를 좋아하거나 한국식 괴수물의 성장한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완벽한 시리즈라는 것은 분명하다. 잠시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 따로 몰입할 무언가가 필요하다면, 내가 살고 있는 이 일상의 소중함을 잠시 동안 체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글로 이것저것 해보는 콘텐츠 에디터.

구독하는 OTT 서비스만 5개.

최근에 거금을 들여 닌텐도 스위치를 장만해 

남 부럽지 않은 게임중독자의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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