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웹드라마 연기는 다 비슷해 보일까?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어제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오늘 주간영화에서는 그동안 아무도 엄두도 내지 못했던 주제에 도전해 보려고 해요.

그건 바로 배우별 연기 분석!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은 무엇이 다른지, 배우마다 가지고 있는 연기의 특성은 무엇인지 에디터 우기가 한 번 파헤쳐 봤어요. 궁금하시죠? 주간적인 영화썰에서 바로 만나보세요.  

*🤫이번 레터는 에터의 우기의 100% 개인적인 의견을 담고 있어요!  

연기를 잘 하는 사람들의 비결

이번 레터에서 필자는 주간영화 사상 가장 대담한 짓을 해 보려고 한다.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명배우들의 연기 스타일을 간단하게 분석해 보는 것이다. 이야기하기에 앞서, 모든 내용은 100% 필자의 의견이며 얼마든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내가 생각하기에 배우들의 연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배역을 자신에게 맞추는 배우, 그리고 자신을 배역에 맞추는 배우. 배역을 자신에게 맞추는 배우는 자신의 것을 끌어와 캐릭터를 완성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배우들의 경우엔 자신의 것을 가져온 만큼 출연하는 배역들에 이미지적인 공통점이 있고, 그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그 배우만의 범접할 수 없는 개성이 된다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배우로는 유해진, 성동일, 라이언 고슬링 등이 있다. 유해진 배우의 경우엔 데뷔작부터 입담 넘치는 캐릭터를 쭉 연기해왔으며, 성동일 배우의 경우엔 애드립을 많이 치면서도 무게감이 살짝 있는 개그 캐릭터, 라이언 고슬링의 경우엔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말이 적은 대신 눈빛으로 표현해 내는 인물을 연기한다.

참고로 성동일 배우께서 진행했었던 연기 수업에서 ‘나를 캐릭터화 시키는 게 아니라 그 캐릭터가 내가 된다는 생각으로 해야 돼’라는 말이 이 방법을 한 문장으로 잘 정리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카테고리는 자신을 캐릭터에게 맞추는 배우들이다. 이 배우들은 자신을 죽이고 인물을 새롭게 구축하기 때문에, 연기하는 캐릭터들에서 보이는 뚜렷한 공통점이 없다. 이 배우들은 캐릭터를 분석해서 자신을 캐릭터에 맞추어서 연기해낸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메소드 연기’ 도 이 카테고리에 속한다.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배우로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이병헌, 그리고 다니엘 데이 루이스 등이 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예로 들자면 <이미테이션 게임>의 앨런 튜링과 <셜록홈즈>의 인물은 180도 다르다. 자신의 것을 가져오지 않고, 근본부터 다른 캐릭터를 구축해 내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한국 기성 배우 중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이병헌 배우도 스펙트럼이 대단하다. <그 해 여름>의 순진한 대학생 석영과 <내부자들>의 조폭 안상구는 전혀 다른 인물인데, 이병헌 배우는 각 인물들의 매너리즘과 화법 등을 완벽하게 재 창조해 연기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영화 <남산의 부장들> 상대 배우가 한 이야기인데, 배우가 촬영장에 도착하니 그곳엔 이병헌이 아닌 ‘김규평’이 앉아있었다고 한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다. 메소드 연기의 대명사인 그는 촬영 기간동안 그 인물로 100% 사는 등, 자아를 죽이고 인물을 만들어 내는데 총력을 다한다. 이젠 연기생활을 은퇴한 그가 그동안 맡아온 <데어 윌비 블러드>의 다니엘 플레인뷰, <링컨>의 링컨, <아버지의 이름으로>의 게리는 과거 하나하나, 성격과 말투까지 다른 인물들이다.

그렇지만 이 둘을 사용하지 않으면 연기가 어떻게 되는가? 이런 유의 연기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마추어 연기자들이 많은 웹드라마다. 미리 말하지만 모든 웹드라마들이 그렇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다만 신인배우들의 등용문으로 쓰이는 만큼 아마추어 연기자들이 많아서 하는 이야기다.

많은 웹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연기들은 배우 자신의 것이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캐릭터가 잘 구축되어 있지도 않다. 자신의 것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인간의 입체성이 결여되어 평면적이다. 개성이 없이 다 하나같이 비슷한 연기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것을 죽이면서 연기를 하는 대신,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구축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괜히 기성 배우들이 대단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유명 배우들의 연기 스타일에 관해서 아주 간단히 이야기해 보았다. 당연하지만 연기 스타일에는 옳고 그름이 없으며 어느 쪽이 더 대단한 것도 아니다. 연기 스타일이란 '캐릭터를 표현해 나가는 것’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각자가 알아서 찾아 나가야 한다. 혹시 필자와 생각이 다르거나 다른 배우분들의 연기에 관한 의견이 있다면 댓글에 적어주길 바란다.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 이번 주 볼거리

가끔씩 영화를 볼 때 혼자 이상한 것에 꽂히는 순간이 있다. 이를테면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엔딩 크레딧에 꽂혀서 3번 연속으로 영화관을 찾은 적이 있다. 21파일럿츠의 'Heathen'이라는 곡과 함께 올라오던 그 엔딩 크레딧 하나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다시 찾던 사람은 아마 나를 포함해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토르: 러브 앤 썬더>도 그런 영화 중 하나다. 이번에도 역시 이미 전작 <토르: 라그나로크>를 기점으로 무게감 있는 대신, 어느 정도 유쾌하면서 조금은 바보 같은 푼수 이미지의 토르가 재 등장한다. 조금 더 가벼워진 토르의 성격 정도를 빼면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활극' 같은 느낌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여전하고, 제인 포스터의 '마이티 토르'도 예상보다 그렇게 큰 인상을 남기지는 않는다. 

다만 크리스찬 베일의 '고르'는 타노스에 비견 될 정도로 서늘하다. 딸의 죽음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탄생 서사, 호러 영화의 빌런 같은 파격적인 비주얼은 등장할 때마다 영화의 온도가 아예 달라진다. 또한 아버지와 동생 등, 항상 누군가를 잃기만 했던 토르가 마침내 새로운 가족을 얻고 '가장'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도 나름대로 뭉클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러브 앤 썬더'라는 부제를 설명하는 엔딩 크레딧이다. 새로운 가족을 찾은 토르의 새로운 정체성이자, 토르를 움직이게 했던 원동력을 의미하는 '러브'와 변치 않는 슈퍼히어로서의 토르의 자아를 상징하는 '썬더'. 건즈앤 로지스의 음악과 함께 '그들은 러브 앤 썬더라고 불렸다'라는 마지막 대사가 주는 울림은 생각보다 크고 먹먹하다.   

글로 이것저것 해보는 콘텐츠 에디터.

구독하는 OTT 서비스만 5개.

최근에 거금을 들여 닌텐도 스위치를 장만해 

남 부럽지 않은 게임중독자의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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