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하면 떠오르는 영웅, 앞으로는 달빛 천사 대신 이 이름을 먼저 떠올려야 할 것 같아요.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 <문나이트> 시리즈가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사실 시리즈가 공개된 지는 3주나 지났지만, 리뷰를 위해서는 시리즈의 전반적인 흐름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에 이제야 공개한다는 사실😅 에디터 혀기가 소개하는 <문나이트>, 이번 주 볼거리에서 만나보세요.
내가 좋아하는 일, 과연 이 일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한 번이라도 드셨던 분들이라면 주목! 오늘 <주간적인 영화 썰>에서는 에디터 우기의 이런 고민이 담긴 글을 준비했어요. 고민이 많은 화요일, <주간영화>와 함께 잠시 쉬었다 가세요 :)
예술이 직업이 될 수 있는 순간
최근 친한 배우분들과 식사 자리를 함께한 적이 있다. 내 군대 이야기, 형과 누나가 요즘 하고 있는 작품 등등의 이야기를 하다가 친한 형이 문득 다른 배우분의 이야기를 꺼내셨다.
한 배우분의 이야기였는데, 그 배우분께서는 정말 ‘직업 배우’여서 본인에게 입금된 만큼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분에게 연기는 회사에 출근해서 문서를 작성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고, 다른 직장인들처럼 삶의 즐거움을 ‘일’ 외적인 것에서 찾는다고 했다.
형은 그 위치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예술이 일이 될 수 있는 그 순간. 하지만 그 순간에 도달했을 때의 행복이 과연 그동안의 고난과 고통을 전부 보상해 줄 만큼의 행복인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한번 인생의 전부를 연기에 쏟고, 적절한 운도 함께 합해져 몇 십 년 뒤, 언젠가 ‘성공’을 이뤘다 해보자. 하지만 그때의 나는 이미 나이가 들었다. 20대, 30대, 심지어 40대 혹은 50대에 다들 누리고 살았던 것들을 다 놓친 상태이다. 그리고 나는 ‘단순히 이것만을 위해 내 인생의 전부를 쏟아부은 것인가’라는 생각에 빠지지 않을까 두렵다는 것이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사람도 막상 그토록 원하던 목표를 이루고 나면 허무함이 밀려온다는데 나라고는 그러지 않을까? 하지만 그건 결국 그때가 되어봐야 알겠지."
형의 마지막 말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나는 그때부터 예술을 왜 하고 싶은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다.
문득 (지난 <주간영화>에서 소개하기도 했던) 영화 <틱, 틱...붐!>의 주인공인 죠니의 ‘예술가는 돈을 벌기 위해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하기 위해 돈을 번다’는 대사가 떠올랐다.
나는 아직까지 내 영화로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 내가 만드는 영화들이 누가 돈을 내면서까지 봐줄 만한 영화들이 아닐뿐더러, 제발 봐 달라고 유튜브 링크까지 손수 보내줘도 봐줄까 말까 하는 정도의 퀄리티다.
하지만 영화가 직업이 된다면 영화는 내 일이 된다는 말이고, 결국 나는 영화로 돈을 벌어야만 한다. 그 의미는 누군가는 내 영화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돈을 벌 수 있을까. 영화를 돈으로만 보고, 영화를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찍어내는 감독들도 많은데 나라고 그러지 않을 자신이 있나. 아니 애초에 공장처럼 찍어낸 영화를 만들고 싶어도, 만들 자본이 없는 사람들도 많은데 언제까지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 일이 ‘일’이 아닌 ‘즐거움’으로 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제가 되어서야 단순히 세트장이라는 회사에 출근해서 적당히 엑셀 파일을 정리하듯 촬영을 하고 퇴근 만을 바라보는 삶을 살고 있을까.
하지만 그 역시 결국 그때가 되어봐야 아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예술가가 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이 모든 의문을 해결해 줄 마법 같은 순간 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 그 순간이 정말 의미가 있는 시간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금 당장은, 이 영화라는 예술이 너무나 재밌다.
나중에 혹시라도 영화가 단순한 일이 되고, 그 안에서 더 이상 즐거움을 찾지 못하면 어떡할까? 그건 결국 그때 가서 생각해 보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그 마법 같은 순간을 조금이나마 앞당기는 것이다.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 이번 주 볼거리
'다양성'의 시대에 마블은 누구보다 발 빠르게 이 흐름을 기회로 만들고 있다. 흑인 영웅 <블랙 팬서>와 <캡틴 마블>이라는 여성 히어로로 시작된 마블의 다양성 프로젝트는 아시안 히어로 <상치>와 <이터널스>라는 다양성의 총 집합체를 지나 마침내 <문나이트>라는 달빛에 도착했다.
<문나이트>는 그 어떤 히어로보다 자신의 정체성에 목숨을 거는 히어로다. 비유나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그렇다. 서로 다른 인격들이 치고 빠지며 상대를 위협하기도, 서로의 도움을 빌리기도 한다. 마크 스펙터, 스티븐 그랜트,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제3의 인격까지. 조금은 난잡해 보이는 이 플롯을 오스카 아이작이라는 명배우는 '말이 되게' 만든다. 유약하고 수동적인 성격의 '스티븐'과, 냉혈한 용병 '마크'라는 이 정 반대의 인물들을 오스카 아이작은 숨 쉬듯 가볍게 소화해낸다.
스피드와 비쥬얼. <문나이트>의 장점은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관객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몰아 붙이는 <문나이트>는 이 모든 사태의 중심인 마크의 시점 대신 스티븐이라는 별 볼일 없는 인격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스티븐은 영문도 모른 채 이상한 꿈을 꾸고,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쫓기며 자신이 몰랐던 세계에 점점 발을 들이기 시작한다. 이런 스티븐과 마찬가지로 관객들도 아무런 정보 없이 스티븐의 행적을 쫓아가야만 한다.
<문나이트>는 이 과정을 누구보다 잘 써먹는 시리즈다. 백문이 불여일견.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구태여 설명하는 대신, 시각적인 묘사를 통해 관객에게 직접 보여준다. 여기서 <문나이트>가 가지고 있는 비쥬얼이라는 장점이 드러난다.
'이집트'하면 떠오르는 익숙한 '웅장하면서도 미스터리한' 이미지에 충실한 컨셉 디자인과 대중들이 몰랐던 낯선 이집트 문화의 풍경들. 익숙함과 낯섦을 적절히 배합하여 만들어낸 이 마블식 칵테일은 처음엔 어리둥절하지만, 그 끝 맛은 익숙했던 그 맛이라 더 반갑게 느껴진다.
글로 이것저것 해보는 콘텐츠 에디터.
구독하는 OTT 서비스만 5개,
뭐 재미있는 거 없나 하다가 기어코 뉴스레터까지 손을 댔다.
조만간 <문나이트>의 심도 깊은 리뷰를 쓰려고 생각은 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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