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파랑이에요
제가 사는 곳에는 비가 왔었던 터라 해는 쨍쨍하지 않지만 후텁지근합니다. 너무 습하고 괴롭다... 한 걸음 내딛는 게 지친다... 늦잠을 퍼질러지게 잔 다음에 더 늘어지기 전에 카페로 피신해서 이 글을 적고 있어요.
저는 여름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름이 오면 꼭 지키는 루틴이 있어요. 바로 <손톱에 봉숭아 물들이기> 랍니다. 봉숭아는 언제 들여도 참 귀엽지만 그것이 여름에 행해진다면 더더욱 귀여워진다는 특징이 있어요. 한 번만 물들이면 색이 너무 연해서 저는 한 30-40분 정도(과하면 과할 수록 색이 짱짱하고 예쁘게 나옴) 올려놓는데, 시뻘건 색일 수록 '이것이 여름이다!' 싶고 좋아요. 여름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좋아하지 않을 수록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릴 필요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건 최근에 관심이 생긴 건데, 위 이미지같은 꽃을 사서 화병에 꽂아두는 걸 새 루틴으로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꽃알못이기도 하거니와 저런 꽃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도 모르고, 꽃이 시들면 버려야만 하는 일이 조금... 영 켕겨서... 그냥 핀터레스트에서 보는 것으로나마 만족하고 있습니다. 근데 꽃은 왜 꽃일까요? 타이핑하다보니까 갑자기 꽃이라는 글자의 생김새가 너무 신기하네요. 게슈탈트 붕괴현상이다.
+ 추가
사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하겠습니다... 요즘 벌레가 너무 많아요...
학기 초에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수업이 있었어요. 그 수업에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 내가 헛된 꿈을 오랫동안 꿔왔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거였는데요... 어쩌다보니 그 수업은 제가 한 주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1학기의 저는 2학기에도 그 수업을 듣고 말 거라고 생각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거예요.
(어쩌다보니: 2주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전전긍긍하기, 피드백 해주신 내용 계속 읽기, 교수님께 질문하는 태도가 너무 버릇없진 않았나 자책하기, 밤마다 고민하기, 내 작업 쓰레기라고 자학하기, 인스타에 올렸던 만화 다 지우기, 친구들한테 징징대기, 그래도 잘 하고 싶어서 그동안 생각했던 거 다 들고 가서 교수님이랑 상담하기, 퍼뜩 생각난 거 메모하고 이렇게 하겠다고 밀어붙이기, 교수님 뵐 때마다 질문공격 하기 등등...)
저런 엉겁의 '어쩌다보니'가 아니었다면 무엇을 더 좋아하고 더 잘 할 수 있는지 잘 몰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도 더 깊은 '어쩌다보니'를 마주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제가 마주하고 싶다 혹은 마주하고 싶지 않다 해서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요. 2학기 개강하고 나면 또 할 텐데 뭐... 바랄 것 까지야...) 하지만 너무 많이 마주하게 된다면 저는 지금보다 더욱 노쇠한 애늙은이가 되겠지요... 적당~히... 적절~히... 밸런스를 맞추어서 마주하고 싶습니다...
앗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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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주에 뵙겠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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