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슨레터 🏐 돌비 애트모스로 자신의 음원을 만들고 싶다면?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오랜만입니다! 윌슨레터 시즌2를 종료하고 2달 조금 넘는 시간이 지났네요. 다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는 그동안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만들기에도 도전하고 다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윌슨레터 시즌3를 어떻게 이어가면 좋을까에 관한 생각도 함께 했는데요. 시즌3는 좀 더 자유롭게 진행하려 합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9시 '정기발행'하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마다 발행하려 합니다. 윌슨레터를 통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분의 참여도 환영합니다. 가끔 봐도 늘 반가운 사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윌슨레터 시즌3 첫 레터 시작합니다! 🫡

11월 28일 화요일. 마운드미디어의 음원 유통사 포크라노스에서 주최하는 돌비 애트모스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세미나가 열린 곳은 프로듀서이자 엔지니어 박병준 대표 님과, 애트모스 믹싱 & 마스터링 스페셜 리스트 이하늘 님이 계시는 BK&MEDIA의 LATS 스튜디오였어요. 두 분께 직접 돌비 애트모스 기술에 관해 듣고 스튜디오에서 물리적으로 구현된 7.1.4 채널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돌비 애트모스 기술 소개와 들은 이야기들 정리해 공유합니다.

돌비 애트모스는 돌비 래버러토리스사에서 만든 객체 기반 3D 서라운드 음향 기술입니다. 본래 이 기술이 쓰였던 곳은 극장입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관에 가면 영화를 보기 전 사방으로 소리가 움직이는 광고 영상을 볼 수 있죠. (적어도 제가 인지하기에) 돌비 애트모스가 음악 분야에 등장한 건 애플 뮤직이 2021년 6월 돌비 애트모스 음원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입니다. 이후 아마존 뮤직과 타이달이 돌비 애트모스 음원을 지원하기 시작했고요. 국내에서도 바이브, 멜론 등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돌비 애트모스 음원을 들을 수 있습니다.

본래 우리가 자연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는 모두 모노입니다. 음악이 담긴 음반 또한 처음에는 모노로 제작이 되었는데요. 다양한 연구 끝에 1950년대 후반부터 웨스턴 일렉트릭 사의 스테레오 기술이 표준 재생 방식으로 지정되며 스테레오로 녹음된 음반이 발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스테레오는 두 개의 채널을 사용합니다. 각 채널의 소리가 왼쪽과 오른쪽에서 재생되며 공간을 표현하죠. 돌비 애트모스는 소리가 매핑되는 메타데이터가 채널이 아니라 좌표 기반입니다. x, y, z 축을 이용해 다양한 좌표에서 소리가 출력되게 할 수 있어요. 좌표 기반이기에 2채널 기반의 스피커, 헤드폰, 이어폰에서는 실시간 변환되어 들립니다.

돌비 애트모스 기술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돌비 사의 공식 사이트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본 뉴스레터는 음악가 분들이 많이 보실 테니, 돌비 애트모스 작업을 하고자할 때 궁금할만 내용을 Q&A 형태로 정리해 전합니다.

Q: 돌비 애트모스 작업을 맡길 때 어떤 형태로 맡겨야 하나요?

믹싱 전 완성된 스템 파일을 맡기면 됩니다. 기존에 발매된 음원도 스템 파일이 있으면 돌비 애트모스로 다시 작업해 음원 서비스에 유통할 수 있습니다. 믹싱이 끝난 음원도 돌비 애트모스로 작업할 수는 있으나 추천하진 않습니다.

Q: 돌비 애트모스 작업 후 유통은 어떻게 하나요?

작업된 마스터 파일(ADM BWF) 파일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통사에 전달하면 됩니다.

Q: 라이선스 비용은 따로 없나요?

영화와 다르게 음악은 돌비 애트모스 렌더러만 구입하면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돌비 애트모스 렌더러는 (당연히) 스튜디오에서 갖추고 있으니 따로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한편으로 이는 돌비 애트모스 렌더러가 구입한다면 개인도 비용 추가 없이 돌비 애트모스 작업한 곡을 발매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따로 구입해도 되지만 최근에는 DAW에도 포함되는 추세입니다. 저렴하게는 스튜디오원에서 사용할 수 있고요. 로직 프로나 누엔도 같은 DAW 역시 돌비 애트모스 렌더러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스튜디오에서, 돌비 애트모스에 관한 제대로 된 공부 없이 돌비 애트모스 믹싱을 하는 건 많이 어려운 일로 보이긴 합니다.

Q: 돌비 애트모스로 작업하면 어떤게 더 좋나요?

다양하고 풍부한 음악적 표현이 가능합니다. 어느 해외 팀의 경우 보통 중앙에서 출력하는 킥 사운드를 한 번에 모든 좌표에서 출력하는 형태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 줬다고 해요. 스테레오에서는 한가지 방식으로 구현되는 정위감 역시 여러 좌표를 이용해 다양한 형태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Q: 돌비 애트모스로 믹싱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나요?

스테레오 믹스를 한 후 돌비 애트모스 믹스도 한다면 그만큼 비용이 추가로 들겠죠. 하지만 처음부터 돌비 애트모스 믹싱을 하면 이후 따로 스테레오 믹스를 하지 않아도 스테레오 믹스 파일을 출력할 수 있습니다. 현재 돌비 애트모스 믹싱 비용은 스테레오 믹싱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정확한 가격은 직접 문의해 보세요)

참고로 돌비 애트모스 믹싱 후 스테레오 믹스로 출력한 결과물은 그냥 스테레오 믹싱을 한 것과는 라우드니스 측면에서 사운드가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건 음악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스튜디오에 다녀온 후 간단히 느낀 점을 남기자면요. 사실 저는 음악에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사용하는 데 부정적인 편이었어요. 스테레오로도 공간을 표현할 수 있는데, 굳이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상술 아닐까 싶었던 거죠. 특히 제가 즐겨 듣는 비트가 강한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힙합의 경우 에너지를 압축한 후 집중해서 표현할 때 분명한 효과를 전달하는 장르인데요. 돌비 애트모스로 들으면 그 느낌이 살지 않아 아쉽더라고요. 대신 선우정아님의 <Studio X {1. Phase}>처럼 미니멀하고 연극적인 앨범은 돌비 애트모스에서만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듣기 즐거웠습니다. 이제 시작 단계라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아직은 장르를 탈 수밖에 없을거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당일 스튜디오에서 위아더나잇의 '우리들'을 스테레오와 돌비 애트모스로 비교 청취했습니다. 스테레오로 들을 때는 명료하게 들렸던 소리가 돌비 애트모스로 들으니 흐리게 들리더라고요. 여기에 관해 이하늘 엔지니어 님께 질문 드렸는데요. '돌비 애트모스가 원래 밴드가 의도한 사운드에 가깝다. 밴드는 앰비언스를 통해 공간감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싶어 했는데, 스테레오에는 구현이 되지 않아 애트모스에서 제대로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아울러 스테레오가 명료도가 좋게 느껴지는 건 거기에 귀가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현재 돌비 애트모스의 가장 큰 걸림돌은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물리적으로 정확하게 들을 수 있는 장비를 갖출 수 있는 이가 극소수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편이니까요. (참고로 돌비 애트모스 믹스는 스피커에서 듣는 걸 기준으로 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제네시스, 현대, 기아 차량에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이 들어갈 거라고 하는데요. 스튜디오 측에서도 여기에 기대를 많이 거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차에서 물리적으로 구현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들으면 정말 좋을 것 같더라고요. 이제는 카 스테레오가 아니라 카 애트모스의 시대가 열리겠죠? LG에서는 세계 최초로 자체적으로 돌비 헤드 트래킹과 오디오 버츄얼라이저를 지원하는 블루투스 이어폰 톤프리를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음향 기술이 발달하고 있는 만큼 물리적인 형태가 아니어도 돌비 애트모스를 듣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좋은 사운드바같은 경우는 가상임에도 꽤 그럴듯하게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가 지원 되더라고요.

애플은 고음질 음원을 서비스하기 전부터 돌비 애트모스를 내놓을 만큼 여기에 진심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1위인 스포티파이와의 차별화 전략도 있을 테고요. 가장 큰 이유는 내년에 출시될 비전 프로와 결합해 제대로 된 가상 경험을 선사하기에 꼭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일 겁니다. 메타버스 세세상을 준비하는 음악가라면, 또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싶은 음악가라면 돌비 애트모스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다른 것보다 스튜디오의 사운드 시스템이 너무 좋아 괜히 돌비 애트모스 작업을 한 번 해보고 싶더라고요. 관심 있는 분은 스튜디오에 문의해 보세요. 세미나를 열어준 포크라노스에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BK&MEDIA LATS 스튜디오 http://latsb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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