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9

2022.12.09 | 조회 5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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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보고 안아주는

노래하며 사는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보낼게요

안녕 여러분
시와입니다.
잘 지내셨어요.

갑자기 글바람(?)이 불어 메일 창을 열어보았습니다. 얼마 전 어느 구독자에게 핀잔을 들었어요. 메일 언제 받을 수 있냐고, 왜 안 쓰냐고요. 그 핀잔을 듣고 기분이 좋아서 배시시 웃었어요. 예상치 못한 말이었거든요. 기다리는 마음을 있다는 걸, 그런 마음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11월 말에 글을 청탁받았어요. 그리고 마감일인 오늘 오전에 글을 보냈답니다. 어젯밤까지 쓴 글을 오늘 아침에 한 번 더 다듬어 보냈죠.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게 왜 그렇게 힘들던지. 두근두근했어요. 제가 보낸 원고가 되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드는 바람에 그랬어요. '저희가 기대하던 글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돌아오면 어쩌죠. 청탁한 측에서 제시한 주제에 맞춰 고민하고 글을 쓰긴 했는데... 쓰다가 다른 길로 빠진 것 같기도 하고.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한 기분이 조금 있습니다. 

여기까지 쓰고 말이 씨가 되면 어쩌지 걱정하며 메일함을 열어보고 왔습니다. 이런... 수정요청이 이미 와있었네요. 글을 다듬고 돌아왔어요. 그 사이 약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허허헣

청탁에 바로 응한 건 아니었어요. 글을 쓸 수 있을까. 이쪽에서 원하는 글을 내가 쓸 수 있을까. 망설임이 있었죠. 저는 글에 능숙하지 않으니까요. 하루를 고민으로 보낸 후에야 하기로 했습니다.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아니어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해보면 알게 되겠지 생각했어요. 내가 쓸 수 있는지 아닌지. <나는 노래하는 시와로 산다>를 쓰면서 경험한 게 있어요. 일단 쓰면, 써진다는 거예요. 쓰기 전에는 어려운데, 한 걸음 떼고 나면 어떻게든 나아가더라고요. 다만 제 책은 제 마음 가는 대로 쓰면 되지만 이렇게 제안을 준 원고는 그쪽의 의도에 맞춰야 하는데 제게 그런 능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해보았습니다. 제안한 쪽의 의도에 다시 맞춰보는 수정의 과정도 조금 전에 하고 왔고요. 역시 두근거리네요. 

오늘 마감이었던 원고를 쓰고 나니 비로소 여러분께도 메일을 쓸 수 있겠다, 쓰고 싶다는 마음에 이르렀어요. 책 <다시 내가 되는 길 위에서>의 문장이 떠올라요. '글쓰기는 자전거 타는 것과 비슷하다.' 한번 페달을 밟으면 수월하게 계속 달리게 되잖아요. 저도 오늘 그 기분이에요. 


근황

오늘 낮에 프리랜서를 위한 세무 가이드 강의('프리랜서 생존키트')를 듣고 왔어요. 종합소득세 신고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배우고. 오랜만에 저의 수입과... 세금과... 그런 것들을 떠올리며 이대로 괜찮은가 돌아보고.  

며칠 전에는 요조를 만났습니다. 다음 주 북콘서트를 준비하고, 그 밖의 이야기들도 나누고요. 요조가 자신의 인스타에 저를 듬직한 동료라 소개했던데, 만나기 전에는 내 어디가 듬직한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는 저 또한 요조가 있어 든든하다고 생각했어요. 고백하자면 '이런 나도 음악가라 할 수 있겠니'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그에게만, 그에게는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어 다행스럽더라고요. 듬직하고. 고맙고. 

최근에 평소보다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위에 이야기한 <다시 내가 되는 길 위에서>, <사랑의 은어>, <영초 언니>, <안녕, 동백숲 작은 집>, <김지은입니다>, <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

영화관에도 갔어요. 아마도 올해 처음! <양자경의 더 모든 날 모든 순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확장판이래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산 산책도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늦춰졌지만요. 겨울나무는 앙상하여 쓸쓸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다르게 보여요. 이 계절을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살고 있는 모습이에요. 어느 때, 어느 계절이든 나무는 그랬겠지요. 

12월 3일
12월 3일

다가오는 소식

공연 하나 북콘서트 넷

 🎈시와 북콘서트 <노래 속의 대화> with 요조
12월 13일 (화) 저녁 8시 벨로주 홍대 (서울 서교동)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5457171

🎈진주문고 작가와의 만남<노래하는 시와, 책, 이야기>
12월 16일 (금) 저녁 7시 진주문고 본점 2층
https://jinjumoongo.com/pbbs/shop/list.php?ca_id=9910
(청소년 무료)

🎈공연 
12월 20일 (화) 저녁 7시 백마화사랑
아래 링크 게시판에 추천도서를 올리신 분들을 관객으로 초대합니다. 선착순 20명.
http://www.hwasarang.net/board/program/view/no/83

🎈수원시 글로벌 평생학습관<나는 노래하는 시와로 산다> 북콘서트
12월 27일 (화) 저녁 8시

🎈문학살롱 초고 디너쇼
12월 28일 (수) 

 


이것은 부록

아직 알려본 적 없는 프로젝트. 여기에서 최초 공개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프로젝트

여러분께만 들려드리는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써보았어요.
읽어주어서 고마워요.


편안한 밤과 낮 보내셔요.

또 편지할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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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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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아라토리

    1
    over 1 year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 나무야

    1
    over 1 year 전

    시와님 덕분에 알게 된 <메일리>에서 또 다른 메일을 구독하면서 거의 매일 누군가의 메일을 읽고 있었습니다. 다만, 시와님의 메일을 오랫동안 볼 수 없어서 조금 섭섭하다 말할 참이었습니다. ^^ 아주 늦지않게 메일을 주셔서 섭섭한 마음은 풀기로 했습니다. ㅎㅎ 늘 응원합니다!

    ㄴ 답글
  • Misty

    1
    over 1 year 전

    부록 들으면서 댓글 남겨요:) 생각지 못했던 반가운 소식 감사해요! 마지막 사진 너무 귀엽습니다(꺅) 언제나 건강 챙기시며 잘 지내시길 바래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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