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13

구독자 님께 보내는 편지, '봄을 만든다'

2023.03.01 | 조회 5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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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다보고 안아주는

노래하며 사는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보낼게요

'시와에게 말 걸기'를 인스타와 페북에도 공개했어요. 이렇게도 가능한 대화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서 (오고감이 길지 않은 대화지만요.) 들뜬 마음이었나 봐요. 공개 후 여러 분이 말 걸어주셨어요. 고민을 나누면서 저는 이럴 때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시기도 하고요. 편지를 받고 어땠는지도 많이 써주셨어요. 사무적인 공간이었던 메일함에 온기가 생겼다는 말에 기쁘기도 했고요.

지난 월요일 저녁 8시 이 편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질문들에  답하기 어려운 마음도 있어 마무리 짓지는 못하고 덮어뒀다가. 이제 다시 씁니다. 지금은 수요일 오후에요.

그럼, 말 걸어주신 것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볼게요.


거절을 해야 할 때

거절은 솔직하게 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황선우 님께! a.k.a 여둘톡). 요즘 읽는 책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에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자신의 내면세계를 알리고 이해받고 싶은 것은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다. 모든 사람은 상대에게 이를 요청할 권리뿐 아니라 그래야 할 책임도 있다'. 아는 사람들에게 거절을 해야 할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는 동안 책의 그 부분이 떠올랐어요. 거절의 솔직한 이유를 밝히는 것이 자신을 알리는 것과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에서는 위의 권리와 책임에 '예외가 있다면 이해받으려는 욕구가 상대를 불안하게 할 때'라고 단서를 달았네요.)

거절에 관해 이야기해주신 분은 또 '친한 친구와 동생한테 너무 길게 잔소리했나 싶으면 바로 사과하곤 한답니다. 사과 할 일을 안 만드면 될텐데 참 못났죠?' 라고 하셨는데요. 안 못났습니다! 사과가 얼마나 필요하고 또 중요한 데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ㅎ 오지랖이나 잔소리가 나에게서 갑자기 뻗어나올 때.. 그것에도 이유가 있을 것 같은 걸요. 그러니 과하게 뻗치는 것 같은 기분과 그때의 마음을 들여다보실 기회를 만드실 수 있다면 좋겠어요. 누군가의 모습에 제 안의 무언가가 건드려져서 불쑥 튀어나오는 말과 행동이 있더라고요. 저는. 

내 안의 무언가가 건드려져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지난 편지에 썼던 표현에 관해서예요. 제가 느낀 바를 표현하다 '폭력적'이라는 단어를 썼어요. 그런데 그말이 몹시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아이가 물에 들어갈 용기를 낼 때까지 기다려 주면 좋겠다'라고만 쓰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했죠. 어떻게 느낄지 여러분께 열어두지않고 강하게 단정짓는 말을 써버린 것에 대한 후회가 들어서 고쳐써두었습니다. 

어떤 말로 단정지어지기 싫어하는 제가 단정짓는 말을 해버렸다 생각하며 속이 쓰렸어요. (잘 쓰니까 그렇게 싫어하는 것일지도..) 앞뒤 이야기를 알려고 하지 않은 채, 한 장면만 보려고하면 이렇게 되나보다, 생각했어요. 모르면 모를 수록 짧은 말로 단정하기 쉽다는 걸 생각했어요. 시와에게 말 걸기에 어느 분이 '마냥 폭력적이라고 할 것은 아니라고 고민을 항상 했었다'고 남겨주신 것을 보면서 글을 고치기 전 제 찜찜했던 기분이 유난(?)이 아니었다, 고치길 잘했다, 생각했고요.

이미 보낸 메일의 내용을 고칠 수는 없지만, 웹에 게시된 글은 수정해두었어요.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maily.so/withsiwa/posts/c22d97f0

그나저나.. 위의 글에 이야기한 영화 속 장면이 제 안의 무언가를 건드렸나 봐요. 


가보고 싶은 나라

이집트! 다합에 가고 싶어요. 이유는... 친구가 다합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해주었거든요. 좋아하는 친구가 가서 좋았던 곳이라 나도 가고 싶다는 이야기 :)

여행에서 얻는 것

지난 가을 대전에서 5일간 머무른 적이 있고, 오늘은 제주에서 5일째 지내는 중이에요. 여행에서 얻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셨지요. 음.. 최근의 두 여행을 생각해보니..저에게는 '환기'예요. 주의 환기. 고여있고 맴돌던 것에서 벗어날 주의 환기의 시간이 여행이에요. 광주와 양평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1박 2일씩 다녀오던 것도 환기를 주는 여행이었고요. 


답장

제 노래와  그리고 이 편지에 관해 전해주신 말들에 무척 기뻤습니다. 제가 아닌 다른 '시와'로 부터 제게 이어진 인연의 이야기도 좋았고요. 말 걸어준 모든 내용에 답을 하진 못했지만 다음 편지에 쓸 말도 남겨두며, 오늘은 이만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사실 답을 하는 것에 고민과 걱정이 조금 있었어요. 갖고 계신 고민이나 처한 상황은 사람 각각의 긴 맥락안에 있을 테고, 그 이야기를 세세히 알지 못하는 제가 무어라고 말을 보태는 건 쉽게 할 수 없는-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같은 이유로 조언을 하는 등의 일은 상당히 조심하며 살고 있기도 한데.. 그래서 노래를 하나봐요. 사이와 틈이 있는 노래요. 

봄을 만든다

여기 이 노래가 여러분께 무언가를 드릴 수 있다면 좋겠어요. 3월 6일에 발매하는 싱글 '봄을 만든다'를 조금 들려드려요. 

노래 전체는 3월 6일 월요일 정오부터 들을 수 있답니다. 이걸 SNS에 올려서 알리기 전에 구독자 님께 어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편지를 이만 줄이고 어서 발송하려합니다.

아, 배가 고프네요. 이제 저는 청경채 볶음밥을 만들어보겠습니다!

편안한 밤과 낮 보내시고요.

또 만나요 :)

 

2023년 3월 1일 시와 드림

한라산 백록담을 보고왔어요
한라산 백록담을 보고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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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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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대원

    1
    about 1 year 전

    봄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너무 멋진 생각인 것같아요. 그 앨범에 담길 곡들도 기대가 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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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아라토리

    1
    about 1 year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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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림

    1
    about 1 year 전

    단정짓는다는 말을 보고 고민을 적어봐요. 시와님도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신 것 같다고 느껴져서요. 저는 학업을 마치고 이제 작가 일을 막 시작한, 사회와 직업 모두 낯설고 어려운 새내기인데요. 확실한 단어를 골라 글을 쓰는게 너무 어려울 때가 있어요.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때로는 말이 너무 함축적이어지거나 너무 장황해지는 것 같아요. 언젠가 한번 지인에게 능소화를 설명하다가, 능소화의 색을 '코랄색'이라고 설명하는 걸 용납할 수가 없어 이런저런 수식어를 붙이다 결국 사진을 찾아 보여줬는데요. 사람 마음이나 우리 살아가는 세상도 사진으로 딱! 찍어서 공유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와님은 글로도 노래로도 사람들과 많이 마음을 나누시잖아요. 시와님도 이렇게.. 단어의 정확함에 대해 집착 아닌 집착을 가진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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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비꽃돌

    1
    about 1 year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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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더

    1
    about 1 year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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