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사업으로 부트스트래핑이 가능할까요?
오늘은 꽃 배달 사업을 투자없이 750억 원 규모의 회사로 부트스트래핑한 사례있다면, 믿어지시나요?
유니콘 신화 같은 Farmgirl Flowers의 창업자 크리스티나 스템벨(Christina Stembel)의 창업스토리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단순히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고, 산업을 뒤흔들고 싶었어요'
크리스티나는 대학 학위도 없고, 기술적 배경도 없었으며, 호텔 서비스업, 커피숍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 스탠퍼드 대학교 내 케이터링 회사 운영 및 동문 관계 담당 이사까지 역임했습니다. 본인이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하여, 더 열심히 일을 했기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꽃 사업을 하는 크리스티나는 놀랍게도 어릴 적부터 꽃을 좋아했거나 정원 가꾸기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크리스티나는 단순히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으며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고 있었습니다.크리스티나는 남의 아이디어를 약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업계를 뒤흔들고 싶었고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그러던 중 크리스티나는 자신이 느꼈던 의문을 기반으로 아이템을 선택했습니다.
고착화된 올드 비즈니스, 화훼(꽃)시장
크리스티나는 스탠퍼드에서 행사용 꽃을 많이 구매하면서 꽃값이 너무 비싸다는 의문을 가졌고, 이를 계기로 꽃 산업을 깊이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전자상거래 분야의 기회를 보고, 오프라인 공간이 아닌, 온라인 공간에서 꽃 사업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또 크리스티나는 기술적 배경이나 좋은 학력이 없어 외부 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여,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부트스트랩 방식이 가능한 사업 모델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티나는 온라인 꽃다발 배송 서비스 ‘팜걸 플라워스(Farmgirl Flowers)’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티나는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을 마주하게 됩니다.크리스티나는 사업 시작 전에는 알지 못했지만, 꽃은 생명이기 때문에 '부패성'이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크리스티나는 2010년 경제 불황기에 스탠퍼드의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는 모두 크리스티나가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크리스티나는 어려운 시기에 시작한 회사들이 오히려 더 잘 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믿었기에, 도전했습니다.
극한의 자금난과 맨땅에 헤딩
크리스티나는 개인 저축액 49,000달러(약 4,900만 원)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크리스티나에게 이 돈은 사업 운영비와 생활비를 겸하는 단일 계좌였으며, 2년 또는 돈이 바닥날 때까지라는 기한을 정했습니다.
<DIY 정신>
크리스티나는 첫 2년 동안 자신의 식탁(dining room)에서 모든 일을 직접 처리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꽃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직접 꽃을 사서 연습하고 유튜브 비디오를 보며 꽃 처리 방법과 꽃꽂이를 배웠습니다.
<웹사이트 구축>
크리스티나는 2010년 6월 직장을 그만두고 8월까지 웹사이트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11월이 되어서야 완성되었습니다. 친구 회사가 몇천 달러만 받고 웹사이트를 구축해 주어 매우 검소하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재정적 위기>
750억 원대 사업의 주인공인 크리스티나에게도 사업 시작 1년 반 만에 돈이 바닥나서 411달러밖에 남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월세를 막 낸 상태라 몇 주 여유가 있었지만, 크리스티나는 이처럼 돈이 거의 떨어진 순간에도 사업을 계속했습니다.
<사업장 이전>
사업이 2년차가 되었을 때, 크리스티나의 거주공간 건물주가 집에서 불법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업체 이전 통보를 받았습니다. 크리스티나는 재정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사업체를 옮겨야 했습니다.
'0원 마케팅'과 초기 성장 전략
크리스티나의 사업은 첫 해 매출이 56,000달러(식탁에서 혼자 일한 결과)였고, 둘째 해에는 276,000달러로 5배 성장했으며, 셋째 해에는 920,000달러(거의 100만 달러)를 달성하며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티나의 사업 초반에는 마케팅 예산이 거의 없었습니다. 첫 재무 계획에는 마케팅 비용이 유닛당 24센트로 책정되어 있을 정도였습니다.
초기 성장 전략
- 커피숍 마케팅 - 샌프란시스코 전역의 커피숍에 꽃꽂이를 가져다 놓고 직접 만든 마케팅 카드(개당 3센트)를 비치했습니다. 매주 커피숍을 다시 방문하여 카드가 얼마나 소진되었는지 확인하며 마케팅 효과를 측정했습니다.
- 네트워킹 행사 - 밤에는 네트워킹 행사에 가서 등록 테이블에 꽃꽂이와 명함을 놓아두었습니다.
- 전단지 마케팅 - 자동차 유리창에 직접 인쇄한 전단지를 붙이는 등 돈이 들지 않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 입소문 - 이러한 노력 덕분에 사람들이 카드를 보고 그녀의 사업을 알게 되었고, 입소문을 통해 고객이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의 시작
크리스티나는 2013년이 되어서야 디지털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고객 획득 비용(CAC)이 1달러 미만(90센트)으로 매우 저렴했습니다. 이는 대기업들이 전통적인 마케팅 채널에서 디지털 채널로 완전히 전환하기 전이라 타이밍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크리스티나는 CAC를 10달러 미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부트스트랩의 자부심
- 수많은 거절 - 크리스티나는 초기부터 사업 개념을 증명한 후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총 104번의 투자 유치 시도에서 거절당했습니다. 심지어 투자 제안을 받았을 때도 터무니없는 제안뿐이었습니다.
- 좌절과 깨달음 - 처음에는 투자자들을 자신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솔로 여성 창업자로서 자본을 조달할 확률이 2% 미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성공이 반드시 자금 조달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가장 큰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 부트스트래핑의 자부심 - 크리스티나는 “돈이 바닥나지 않고 부트스트랩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벤처 캐피털(VC)과 사모 펀드(PE) 투자자들이 이 사업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점이 아이러니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전국 배송과 물류의 복잡성으로 사업 확장
좁은 세그먼트를 타겟(샌프란시스코) 집중
크리스티나는 처음 5년 반 동안은 샌프란시스코(7마일x7마일) 내에서만 사업을 운영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였습니다.크리스티나는 전국 배송은 초기 2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배송 보조금 문제 때문에 5년 반이 지나서야 가능했습니다.
배송료 문제
크리스티나가 전국 배송을 시작했을 때 초기에는 박스당 19달러의 배송 보조금이 필요했으며, 자체 운임을 적용하면 거의 200달러에 달했습니다.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15달러가 적정 가격이었지만, 결국 25달러로 전국 배송을 시작했습니다.
물류의 복잡성
플로리다, 뉴욕, 텍사스 등 주요 대도시권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송 보조금은 한때 박스당 4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크리스티나는 이를 마케팅 예산을 줄여서 충당했습니다.
생산 및 유통 시설
크리스티나가 다른 꽃 회사들처럼 외부 생산 업체나 농장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고품질의 '디자인된' 부케를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7개의 다른 회사와 협력 가능성을 테스트했지만, 원하는 디자인 품질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자체 시설 구축에 약 68만 달러가 필요하며, 부트스트랩 방식 때문에 천천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고 및 리스크 관리
꽃의 부패성 때문에 재고 관리가 극도로 중요합니다. 주요 휴일(예: 어머니의 날)에 재고를 과도하게 구매하면 파산할 수 있는 수준의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주문 전에 꽃을 선구매하고, 농장과 계약하여 품질 기준에 맞으면 모두 구매를 보장합니다. 예측 정확도 1.3% 오차 범위의 팀원을 두고 철저한 수요 예측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품력'이 최고의 마케팅이다
제품 및 고객 경험 중심으로 성장하다
크리스티나는 3년 만에 백만 달러 매출을 돌파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더 나은 제품'과 '더 나은 고객 경험'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사업 초기에 오직 '하나의 꽃다발 옵션'만 판매하는 '선택지 줄이기'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꽃을 고를 수 없었지만, 품질과 디자인으로 차별화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여성 고객이 중심 (전체 구매자의 80%가 여성이 다른 여성을 위해 구매)이라는 점을 활용했습니다. 여성들은 좋은 제품과 브랜드를 경험하면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감동적인 언박싱 경험과 '끈기', '회복력' 같은 메시지를 담은 핀을 박스에 넣어 제공했습니다. 모든 고객 서비스를 인하우스로 운영하며 고객 불만 시 빠른 대처로 재구매율을 높였습니다.
경쟁사와의 차별점: 다른 실리콘밸리 기반의 꽃 회사들이 팜걸 플라워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지만, 제품을 직접 만드는 부분은 따르지 않았는데, 이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크리스티나는 인하우스 생산이 품질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워크호스(Workhorse)' 정신: 실리콘밸리의 많은 회사들이 3년 안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크리스티나는 자신들을 "유니콘 바다의 워크호스"라고 부릅니다. 이윤을 내고 건강한 회사를 만들며, 팀을 잘 대우하고 이익 외의 다른 가치에도 신경 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수익 모델: 최근까지는 성장을 위해 이익을 거의 남기지 않고(예상 이익률 2%)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습니다. "버는 것보다 덜 쓴다"고 표현하며 팜걸 플라워스가 건전한 회사임을 강조했습니다. 목표는 수익 10억 달러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2020년 기준 연매출 6,500만 달러(약 750억 원)를 달성했습니다.
"모든 결정은 선택이다" 사업을 하면서 크리스티나가 느낀 인사이트
크리스티나는 모든 것이 선택의 결과이며, 회사를 잘 세팅하고 팀을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크리스티나도 한때 스탠퍼드에 계속 있었다면 더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후회하기도 했지만, 모든 수입을 회사에 재투자하며 "내 자식"처럼 회사를 키웠습니다.
크리스티나는 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팀을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연봉 60,000달러만 받으며 모든 것을 회사에 재투자했습니다.
💡Farmgirl Flowers 창업 스토리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 4가지
1️⃣ 사업은 낭만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다. → Christina는 꽃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산업의 비효율을 바꾸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2️⃣ 부트스트랩도 충분히 가능하다. → VC가 없어도, 제품력과 집요함, 숫자 감각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3️⃣ 마케팅은 고객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 초기 커피숍 마케팅, 언박싱 경험, 여성 고객 중심 전략은 모두 고객 행동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했습니다.
4️⃣ 제품이 마케팅이다. → 광고 없이도 성장한 이유는, 품질과 디자인에 진심이었기 때문입니다.
투자 없이 수백억 원대의 매출을 만든 사업가의 사례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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