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댄스 댄스 댄스》에서 주인공은 "연결되어 있어"라고 외칩니다. 과거 여자친구 키키와 동급생, 그리고 12살 여자아이 유키와 양사나이, 모두가 연결됩니다. 이 모든 연결을 매듭지어 주는 곳은 돌핀 호텔이고, 양사나이는 주인공에게 이 상황에서는 춤을 추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저에게 브런치는 연결을 매듭지어 주는 곳인데요. 어떻게 춤을 추는지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개념으로 설명해 드립니다.
원소스 멀티유즈의 의미는 "하나의 콘텐츠를 영화, 게임, 음반, 애니메이션, 캐릭터상품, 장난감, 출판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입니다 (시사상식사전). 글이라는 콘텐츠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됩니다. 애써 고민하고 다듬어 완성한 글을 한 플랫폼에만 사용한다면 가성비가 낮겠죠. 최대한 다양한 곳에 활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시작점은 각자 다르겠지만, 저는 브런치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브런치에서 제공하는 작가의 서랍을 애용합니다. 왠지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 더 잘 써지고 예뻐 보이거든요. 작가의 서랍에 약 30편의 글이 있는데 쓰다만 것도 있고, 발행 예정인 글도 있고, 예전에 썼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발행하지 않은 글도 있습니다. 지금 이 글도 작가의 서랍에서 쓰고 있어요. 작가의 서랍에 작성하면 모바일에서도 편집이 가능하고, 또 다른 컴퓨터로도 확인이 가능하니 아주 편리합니다. 작가의 서랍에서 글이라는 콘텐츠가 탄생합니다.
글의 성격에 따라 오마이 뉴스에 먼저 기사를 보내기도 합니다. 오마이 뉴스에서는 중복 송고를 허용하지만 기본적으로 동시 송고해야 합니다. 채택을 위한 검토의 시간을 고려하여 브런치에서 글을 발행하기 전에 보냅니다. 글이 채택되면 키워드 검색 시 뉴스 섹션에서 보이니 왠지 기자가 된 느낌도 들고요, 조회수가 브런치보다 높아서 뿌듯합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원고료도 받아요.
브런치에서 글을 발행하기 전에 창을 여러 개 띄우고 작업합니다. 본격적인 원소스 멀티유즈의 시작인데요. 예전에는 페이스북에 공유도 했는데 요즘은 브런치에서 페이스북 공유수를 카운트하지 않아 멈추었습니다. 확산을 원한다면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모든 글은 아니지만 주간 성찰 매거진 글은 인스타그램에도 올립니다. 글 전체를 올리진 않고 글의 제목과 이미지로 구성한 이미지를 올리고 핵심 문장과 해시태그를 추가합니다. 여기서 작성한 해시태그는 블로그와 뉴스레터, 유튜브에도 동일하게 사용합니다.
브런치 글은 모두 블로그에 동일하게 올립니다. 다른 곳에 올린 글이나 이미지를 블로그에 똑같이 올리면 저품질이 된다는 설이 있는데요. 저는 똑같이 올리고도 인생 책, 마음가짐, 나의 장점, 묘비명 글쓰기, 맥아더상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글(경쟁력 지수 100)들이 제법 있습니다. 다만 브런치 구독자가 선호하는 글과 블로그 이웃이 선호하는 글은 분명히 다르더군요. 같은 글도 어떤 글은 브런치에서 많이 읽히고, 또 어떤 글은 블로그에서 더 많이 읽히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둘 다 발행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블로그의 경우 애드포스트와 연계하면 클릭수에 따라 수익을 정산받기도 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라는 원칙으로 주간 성찰 매거진 글을 뉴스레터로 발행합니다. 이메일로 구독하는 분들께 보내는데요.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일주일에 한 편의 성찰 글쓰기를 공개적인 약속으로 실천하려는 의도입니다. 2021년 3월 6일에 첫 글을 발행하고 어느덧 53편의 글을 썼습니다.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글을 쓴 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 또한 원소스 멀티유즈 덕분입니다.
최근 카카오뷰가 생겨나서, 1일 1카카오뷰 포스팅을 목표로 실행합니다. 브런치에서 발행할 때 혹은 블로그에서 간단한 글을 올릴 때 보드를 동시에 만들어 올립니다. 한 분이라도 제 글을 더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겠죠? 과거에 쓴 글 중 사람들이 많이 읽지 않은 글도 역주행을 바라며 카카오뷰 보드를 작성합니다. 카카오뷰 역시 소소하지만 작은 수익을 받습니다.
가끔 브런치에 발행한 글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합니다. 사실 유튜브 영상을 만들기 위해 유튜버들은 별도의 대본을 작성하느라 어려움을 겪지만 작가야말로 준비된 유튜버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나만의 독창적인 주제 찾기가 어려운데요. 이는 글쓰기 고민과 비슷합니다. 때로는 제 글을 낭독을 해보기도 했는데요, 반응이 그닥 좋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정보성 콘텐츠(책 쓰기, 브런치 작가 되기)의 조회수가 높긴 한데요. 1일 1카카오뷰 포스팅처럼 1달 1유튜브를 목표로 영상을 제작합니다. 이 글도 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꾸준히 작성한 글을 모아 브런치북을 만들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부크크 종이책이나 전자책으로 마무리합니다. 리디북스에는 4권의 전자책이, 밀리의 서재에는 2권의 전자책이 있습니다. 최근 글도 엮어서 발행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마무리를 맺지 못하고 있네요.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책 쓰기이므로 적극적인 노력은 하지 않지만 투고와 독립출판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브런치 글 한 편 발행으로 끝났다면, 요즘은 오마이 뉴스, 인스타그램, 블로그, 뉴스레터, 카카오뷰에 올리니 무척 바쁩니다. 거의 20~30분이 소요됩니다만 브런치 글은 매듭이 되고, 연결이 연결을 낳아 통합적으로 더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도 원소스 멀티유즈를 추구하며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춤을 춥니다.
원소스 멀티유즈는 글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독서를 원소스 멀티유즈해볼까요? 한 권을 책을 읽고 밑줄도 긋고, 필사도 하며, 독서토론도 하고, 서평을 씁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읽은 부분을 예를 들어 설명할 수도 있고, 이런 글을 쓰며 간단하게 언급합니다. 글 초반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댄스 댄스 댄스》를 사용한 것처럼 말이죠. 독서로 알게 된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하여 실천할 수도 있어요.
요리에도 원소스 멀티유즈가 가능합니다. 당근을 사서, 생으로 쌈장에 찍어 먹어도 되고, 채를 썰어 김밥 재료로 사용합니다. 깍둑 썰어 카레에도 사용하고, 다져서 볶음밥에도 사용하죠. 갈아서 당근 주스로 마실 수도 있어요. 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하나의 일로 끝나지 않아요. 어떻게 다른 곳에 활용하고 적용할지 고민하면 분명 아이디어가 떠 오를 겁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원소스 멀티유즈하시나요? 여러분의 노하우를 나누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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