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우연히 들른 영종도의 한 카페는 예술 작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앤디 워홀, 백남준 등 책으로만 보던 것들을 실제로 마주하니, 궁금증이 생겼다.
사실 "이렇게 유명한 작품은 얼마쯤 할까?" 수준의 궁금증이었다.
예술에 관한 것은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는 편견 말고는 없었지만, 주인 할머님께서 친절하게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기도 했다...)
기존 예술의 인식
예술은 관심과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어려운 분야였다.
나에게는 그저 부자들의 과시나 탈세의 매개체 정도였다.
(역시 모든 것은 아는 만큼만 보인다!)
또한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 미술 작품들을 볼 때면, 어떤 기준으로 이 가치가 측정되는지 매우 궁금했다.
끝은 항상 같은 반응이었다 : 이게 ___원이라고?
예술, 아마 좋은 걸지도..?
카페 주인 할머님과의 대화는 5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할머니는 미술을 전공하셨지만,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작가가 되지는 못하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매일같이 갤러리를 찾고 감상하며 작품을 한 점씩 모으셨다.
(심지어 빚을 내서 사시기도 하셨다)
그렇게 구매한 작품을 수도 없이 감상하고, 가끔은 눈물을 흘리시기도 한다고 했다.
사실 이때까지는 크게 공감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었다.
예술에 대한 관심보다, 예술에 관심있는 사람에 대한 관심
일상의 얘기를 통해 풍요롭고 행복하며, 영감을 주는 인생을 살아 오셨다는 느낌을 받았다.
- 인생에서 철학과 취향이가장 중요 하다.
-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내 행복을 극대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 본인의 철학을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아마 이런 삶을 살게된 여러 요인 중 예술이 분명하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속는셈 치고 예술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기로 했다.
그렇게 찾아본 한국의 ‘박서보’
무엇을 봐야할지 몰라 할머님의 소장품 중 하나였던 박서보의 작품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197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을 이룬 인물 중 한 명인 박서보 화백의 작품들은 굉장히 추상적이다.
"이런건 나도 그리겠다"는 무지한 발언은 접어두고, 어떤 의미가 있고,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보았다.
작품만 보면 그저 낚서 같지만, 실제로 만드는 과정이나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 즉 서사를 알고 나니 조금 다르게 보였다.
주관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예술은 주관의 영역이다.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 몰입하고, 누구는 테크닉에 집중한다.
또 누구에게는 투자 자산이며, 누구에게는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근본적으로 작가가 미술 작품을 통해 말하려는 것이 많은 동의를 얻는다면, 내러티브가 형성되고 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인생도 주관의 영역이다.
주관의 표출 방법이 그림인지, 글인지, 언어인지, 사업인지 다를 뿐이다.
우리는 모든 예술가이다.
우리가 하는 일이 무엇이든 근본적으로는 예술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술을 통해 예술가의 정신을 배우고, 각자의 분야의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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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그림 초보로서 무엇때문에 시작했는지 다시한번 생각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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