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동남아 식품 수출, 다섯 개의 다른 문 — 그리고 5주 뒤 닫히는 문 하나

인도네시아 — 수입식품 할랄 인증 의무화

2026.09.11 | 조회 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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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는 K푸드가 가장 빠르게 크는 권역입니다. 그런데 수출 준비 단계에서 가장 흔한 착각이 여기서 나옵니다. 동남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 생각하는 것입니다.

일본은 포지티브리스트라는 하나의 원칙, 미국은 등록·신고·표시라는 절차, 중국은 등록과 라벨이라는 두 개의 문이었습니다. 동남아는 나라 수만큼 문이 있고, 문의 모양이 전부 다릅니다. 한 나라에서 통한 서류 묶음이 옆 나라에서는 출발점도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권역에서 가장 큰 시장의 문 하나가 모양을 바꾸는 중입니다. 인도네시아입니다.

 

5주 뒤, 인도네시아 — 수입식품 할랄 인증 의무화

인도네시아는 할랄제품보장법에 따라 2024년 10월부터 자국 생산 식품·음료에 할랄 인증을 의무화했습니다. 수입 제품에는 2년의 유예가 주어졌고, 그 유예가 2026년 10월 17일에 끝납니다. 이후 인도네시아로 수입·유통되는 식품과 음료는 할랄 인증이 의무입니다.

구조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인증은 할랄인증청(BPJPH)이 관장하며, 해외 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상호인정 경로입니다. BPJPH와 상호인정협약을 맺은 해외 인증기관의 인증서는 BPJPH에 등록해 등록번호를 받으면 현지 인증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한국에는 이 협약을 맺은 기관이 있습니다. 한국이슬람교(KMF)와 한국할랄인증원(KHA)입니다. 즉 한국에서 인증을 받아 등록하는 경로가 열려 있고, 이 경로가 현지 직접 인증보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현실적입니다. 발급받은 등록번호는 제품 라벨에 표기해야 유통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해외 기업의 인증 취득에는 통상 3~6개월이 걸립니다. 이 글이 나가는 시점 기준으로 시한까지 5주입니다. 지금 신청조차 하지 않은 상태라면, 시한 내 취득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미인증 기업의 선택지는 무엇인가. 첫째, 내 제품이 인증 대상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신선 농산물 등 제외 품목이 있고, 돼지고기·알코올 등 하람 성분이 든 제품은 애초에 할랄 인증 대상이 아니라 비할랄(Non-halal) 표시 규정에 따라 라벨링을 하면 수출이 가능합니다. 할랄 의무화가 비할랄 제품의 전면 금지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 가장 많이 오해되는 지점입니다. 둘째, 인증 대상인데 미착수라면 선적 일정을 인증 완료 이후로 재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셋째, 시행 초기의 단속·통관 운영이 어떻게 자리잡는지는 별도로 추적해야 할 변수입니다.

하나 더 알아둘 것은 인증의 범위입니다. 할랄 인증은 최종 제품의 성분 확인이 아니라 원재료, 첨가물, 생산 설비, 포장재, 보관·운송, 작업자 위생까지 전 과정 심사입니다. 그리고 동물성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품목별 시행 시기와 무관하게 인증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성분표에 동물 유래 원료가 한 줄이라도 있다면 대상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다섯 나라, 다섯 개의 문

인도네시아 — 등록과 할랄, 이중의 문입니다. 식약청(BPOM) 제품 등록에 더해 위에서 본 할랄 인증이 얹힙니다. 동남아에서 진입 장벽이 가장 높아진 시장이지만, 인구 2억 8천만의 세계 최대 무슬림 시장이라는 크기가 그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말레이시아 — 법이 아니라 시장이 할랄을 요구합니다. 일반 수입식품에 할랄 인증이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주요 유통망과 소비자가 사실상 할랄을 전제합니다. 말레이시아 당국(JAKIM)이 승인한 해외 인증기관의 인증이 통용되므로,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준비하는 경로가 있습니다.

태국 — 사전 등록의 문입니다. 태국 식약청(Thai FDA)에 제품이 등록되어야 판매할 수 있고, 등록에는 시간이 듭니다. 바이어가 정해진 뒤 등록을 시작하면 그 기간만큼 출시가 밀리므로, 일정 설계가 핵심인 시장입니다.

베트남 — 자가 공표의 문입니다. 다수의 가공식품은 정부 허가가 아니라 기업의 적합성 자가 공표로 유통이 시작됩니다. 문턱이 낮아 보이지만, 공표한 내용에 대한 책임이 기업에 있고 품목에 따라 등록 대상이 따로 있어, 내 품목이 어느 트랙인지 확인이 먼저입니다.

싱가포르 — 상대적으로 간명한 문입니다. 수입자 면허 기반의 신고 체계로 절차 부담이 가장 낮은 편이라, 동남아 첫 진입지로 자주 선택됩니다. 다만 시장 크기가 작아 테스트베드 이상의 의미를 가지려면 주변국 확장 계획과 함께 설계되어야 합니다.

다섯 문의 공통점은 하나뿐입니다. 어느 문도 다른 문의 서류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 동남아 패키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국가별 개별 설계만 존재합니다.

 

정리

동남아 수출의 출발은 나라 고르기이고, 나라를 골랐다면 그 나라의 문 모양에 맞춘 개별 준비입니다. 그리고 올해 4분기의 최대 변수는 인도네시아입니다. 10월 17일 유예 종료를 기준으로, 인증을 마친 기업과 이제 알게 된 기업의 격차가 시장 접근 자체의 격차로 바뀝니다. 내 제품이 인증 대상인지, 대상이라면 한국 내 상호인정 기관 경로로 언제까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 이 확인이 이번 달의 숙제입니다.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의 신청 서류와 절차·비용, BPOM 제품 등록 실무, 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싱가포르의 국가별 등록 절차와 라벨 기준 비교, 비할랄 표시 규정의 실무 적용은 실무편에서 다룹니다. 실무편은 추후 멤버십 전용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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