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음의시간 | Time,Silence

[05 ] 당신이 평생 쓰고 있는 한 문장은 무엇인가요

걸음을 멈추면 안되는 좀머 씨

2026.07.25 |

안녕하세요?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뜨거운 열기가 예전같지 않네요.  

무더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매일 매 시간 걸어야만 하는 소설 속의 한 남자가 있습니다.

평생을 달린 마라토너도 있습니다.

구두를 수선 하는 사람,

집을 짓는 사람,

남의 집의 수도를 고쳐주며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

땅을 파고 씨를 뿌리고 키우고 거두는  농부도 있습니다.

 

 

'향수'의 소설가 파스트리크 쥐스킨트는 평생 작가로서 사적인 노출을 하지 않았다고 해요.

' 페르난도 페소아' 는 평생 회계사 일을 하며 글을 썼고 살아 생전 한 권의 책도 출판하지 않았다고 해요.  

'비비안 마이어'는 가정부와 보모로 일하며 살았지만 쉬는 날이면 거리의 풍경을 찍었다고 해요.   생전에는 단 한 장의 사진도 공개하지 않고 세상을 떠났어요.

 

 

 

이런 삶들을 생각해보는  7월에 쓰여진 글입니다.

 

 


 

< 용마루에 걸린 아침 >

 

 

타자기의 플레튼 롤러가 종이를 물고 있다.

 

아침의 노란 빛은  용마루를 따라 가다가 집 창틀에 이르렀다. 

롤러가 문장을 실어 나르는 동안 숨죽인 새벽이 물러나고

고민과 기대와 설렘과 절망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간다.

   

 한 여름 오후의 볕은 여린 이파리들을 뜨거운 입김으로 태우고

타자기 앞에 놓인 팔은 보이지 않는 수분으로 덮인다. 

 

평생을 달려야만 했던 마라토너처럼,

멈추지 않고 걸어야만 하는 좀머 씨처럼

문장이 종이 위를 달린다.   

 

평생을 거치며 쓰여지는 한 문장 처럼.

한 문장이 한 생애인 것처럼.

 

 

 

 


© 2026. 무음독백 | 드로잉
© 2026. 무음독백 | 드로잉

 

 

자신만의 문장을 묵묵히 써 내려가는 모든 분들께 안부를 전합니다.

부디 무탈한 여름을 잘 보내시기 바래요.

 

먼지 나는 국도에서 푸른 사과를 파는 여인을 떠 올리면서

이번 호의 글을 마침니다.

 

“ 당신이 평생을 거쳐 쓰고 싶은  삶의 문장이 있나요? “

 

 

 

 

 

무음독백은 소소한 일상에서 감각을 길어올린 글과 드로잉을 올리는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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