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자자족

[인상적인 문장] 유튜브를 안 보는 내가 이 채널만 챙겨보는 이유

16만이 보는 인터뷰, 나는 왜 이 채널에서 울었을까

2025.11.28 | 조회 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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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곰자자족입니다.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어요. 이제 정말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매년 11월이 되면 저는 조금 여백을 즐기는 사람이 됩니다. 가을도, 겨울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아예 연말도 아닌 애매한 시기. 이 시기를 쉼의 시간으로 놔두곤 하는데요. 제게 올해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책이 아닌, 유튜브 영상에서 발견했어요. 그 여정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주말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평소 유튜브를 즐겨보지 않지만 꼭 챙겨보는 채널이 있다. 음악 플레이리스트 채널을 제외하고는 거의 유일하게 구독하고 있는 채널, 구독자 16만을 넘긴 최성운의 사고실험이다. 원래 미디어 스타트업 o(태용)’ 채널의 한 콘텐츠였는데, 2023년 신규 채널로 독립했다. 화면 전환이 빠르고 속도감 있는 영상이 주류를 이루는 시대에, ‘사고실험은 화면 전환이나 이동이 거의 없는 단조로운 앵글로 진행된다.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만 등장하는, 말 그대로 대화 자체가 중심인 콘텐츠다.

처음 인터뷰 영상을 봤을 때 놀랐던 건 바로 인터뷰어(질문하는 사람) 최성운 PD의 질문 방식이었다. 질문지를 보지 않고 오로지 출연자(인터뷰이)의 눈을 쳐다보며 대화를 이끌어낸다고? 인터뷰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안다. 질문지에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현장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 집중하면서도 그 자리에 꼭 필요한 대답을 정교하게 이끌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그래서 나는 처음 이 채널을 봤을 때, 인터뷰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동종업계의 실력자를 만나는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유튜브 검색 창에 사고실험을 검색하면 유명한 인사들이 여럿 출연한 걸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채널의 중심은 출연자의 명성도, 업력도 아니다. 이 채널의 진짜 힘은 질문 그 자체에 있다. 진행자(인터뷰어)는 출연자(인터뷰이)가 가장 자기다울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사려 깊게 묻는다. 출연자의 긴 답변을 듣고 진행자가 한 번 요약하거나 결을 정리해 줄 때, 진행자의 내공은 순간순간 은근하게 드러난다. 섬세하면서도 성급하지 않고, 영리하지만 가볍지 않은 태도. 겸손하고 똑똑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품이 넓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래서 볼 때마다 나는 출연자의 답변에 감탄한다. 어디서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나씩 발견하게 되니까. 이게 바로 듣기의 행운이 아닐까. 감동을 잘하는 나는 매번 울고, 웃는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마음에 남았던 인터뷰가 있다. 유명한 저자나 학자가 아닌 평범함 일반인, 야쿠르트 아줌마로 더 친숙한 프레시 매니저 서윤정 님의 인터뷰다.

19년째 프레시 매니저를 하고 있는 서윤정 님(이하 윤정 님)‘2024년 명예의 전당수상자라는 타이틀로 사고실험에 초대되었다. 전국 13천여 명의 매니저 중 단 2명에게만 주어지는 상. 그중 한명이 윤정 님이었다. 인터뷰는 그가 어ᄄᅠᇂ게 이 일을 시작했는가로부터 출발한다. 아이를 낳고 산후우울증인지도 모른 채 지내던 시절, 주변 매니저의 권유로 일을 시작하게 됐을 때 그는 아주 내성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때 그가 매일 마주한 것은 바로 거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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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절에 내성이 생기려면 계속 방문해서 고객님의 거절을 받아야 할 것 같더라고요

유튜브 '최성운의 사고실험' 프레시 매니저 서윤정 님 인터뷰 중에서

윤정 님은 매일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새로운 개척 고객을 하루에 한 명은 꼭 확보하자.”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마법을 건넨 다짐과 의지로, 그는 조금씩 고객을 확보해갔다. 아이가 아플 때도,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도, 윤정 님은 매일 그 자리를 지켰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 안부를 묻는 사람이 되었다. “결국 꾸준함은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는 그의 답변처럼 그는 성실하게 스스로를 만들어갔다.

꾸준함성실함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너무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래 우리의 인생이란 그런 것 아닐까? 특별한 일은 평범하고 진부한 날들을 묵묵히 쌓아올린 끝에, 어느 날 어쩌다 우연처럼 찾아오는 것. 혹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 나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 건네는 잔잔하지만 단단한 이야기를 들으면 나 또한 성실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든다.

이 영상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등장한다. 윤정 님의 꿈이 라디오 DJ 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진행자는 자신이 직접 쓴 사연을 전하며 일일 DJ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최성운 PD온전한 선의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는 아니었고, 모두 의도적인 계산속에서 일어난 일이었다고 말하며 아무리 진심을 다해 사연을 썼어도 작위적으로 보일까 걱정했다고 했다. 그러나 윤정 님이 그 사연을 읽는 순간, 사연은 진짜가 되었다. 목소리가 입혀지는 순간 그 안에 윤정 님이 보였고, 우리 동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곳을 지키는 프레지 매니저의 얼굴도 함께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소망한다. 이렇게 보통의 사람들이 꾸려가는 평범한 자기 서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화려하고 번쩍이는 세계 속에서 오히려 더 빛나는, 진짜 보석처럼. 모두가 자기 이야기 안에서 꾸준하고, 성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가을도, 겨울도 아닌 11월의 마지막 주에, 올해 무엇을 이루었는지 혹은 이루지 못했는지 한탄하기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하루하루에 성실한 사람이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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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선배 시간 괜찮아요?

- 경험을 나눠줄 선배님의 인터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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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마치 퇴사를 결심한 후배가 꺼내는 클리셰 같은 문장. 후배를 둔 직장인이라면 뜨끔할 이 문장을 구독자 여러분께 던집니다. 어느덧 사회생활 10년이 훌쩍 넘은 경력자들이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물음표를 달고 때론 답답한 마음에 풀리지 않는 분노를 삭혀가며 고군분투 중인데요, 이런 저희에게 본인의 경험담과 생각을 들려주실 귀한 선배님을 찾습니다.

조직생활과 독립에 대한 진솔한 조언부터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실전 팁, 커리어 전환의 경험까지 저희에게 들려주실 수 있는 분을 찾습니다.  30! 커피 한잔의 인터뷰 시간을 허락해주신다면 맛있는 커피 한잔 대접하면서 귀한 이야기들을 잘 담고 싶습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인터뷰한다면 좋겠지만, zoom, 구글미트를 활용한 온라인 미팅, 서면으로 답변해주시는 것도 모두모두 환영입니다! 선배님의 소중한 경험담을 공유할 모든 통로를 활짝 열어놓을 테니 부담 없이 연락주세요! 함께 나눈 이야기는 세 에디터가 잘 갈무리해서 레터를 통해 구독자님들께 생생히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에 이 사람이 생각났다! 하는 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평생해야 할 일이라면 내 일을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또 본인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 있게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회신 기다릴게요~!

smallbigsisters@gmail.com로 편하게 메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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