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AI는 캠페인 최적화, 타겟 오디언스 분석, 콘텐츠 생성 등 마케팅 전 분야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도구의 보편화가 곧 경쟁력 향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늘날 마케터들이 직면한 핵심 과제는 "AI를 어떻게 남들과 다르게 쓰느냐"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레드 퀸의 함정: 모두가 뛰면 아무도 앞서지 못한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와 붉은 여왕이 전력으로 달리지만, 결국 제자리에 머물고 만다. 진화생물학자 레이 반 발렌은 이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레드 퀸 가설'을 제안했다. 핵심은 모든 경쟁자가 동시에 진화하는 환경에서 생존하려면 끊임없이 달려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남들보도 앞서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현재 AI 마케팅 시장에 그대로 적용된다. ChatGPT, Gemini, Claude 같은 AI 도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특정 기업이 AI로 콘텐츠 생산 속도를 3배 높이더라도, 경쟁사 역시 동일한 도구로 동일한 속도를 달성한다. 효율성은 '대칭적 이익(symmetric gain)'이다. 모두가 얻게 되면, 아무도 경쟁 우위를 갖지 못한다. 모든 기업이 동일한 AI 도구를 쓰면, 누군가의 효율이 높아지는 순간 경쟁사도 따라잡게 되고 결국 업계 전체가 달리지만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차별화가 사라지는 상품화(commoditization) 로 귀결된다. 당구장에서 내기에 이겨도 진정한 승자는 당구장 주인인 것처럼 이 경쟁의 진정한 수혜자는 AI 서비스에 토큰 비용을 청구하는 빅테크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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