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고 싶은데, 무언가 부족한 사람이 한 것들_ 부캐의 발견_ 지은이

직업을 넘어가고 싶은 이들에게

2023.06.08 | 조회 1.38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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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문화

총 20여명의 작가들이 세상의 모든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 전해드립니다.

 


* 서른 일곱,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 집안의 둘째딸로 태어난 지은이라는 사람이 적어도 7가지가넘는 ‘업(業)’이라는 것을 넘어가는 과정 속 시간, 비용 두려움이라는 존재와 싸우며 부캐(부캐릭터)를 얻어간 순간의 이야기들.


직장인이 하던 일을 멈추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 비용, 그리고 두려움과 싸울 용기가 필요하다. 이십대 중반의 나는 사원증 목걸이를 맨 직장인이 되었고, 삼십대 초반 학교로 돌아갔다. 그리고 삼십대 후반 학생의 끝자락과 직장인의 길을 동시에 밟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앞서 말한 세 가지와 힘겨루기를 하던 때가 다른 이들 보다는 아주 조금 더 쌓여버렸다. 왜냐면 아주 지극히 평범한 집에서 자란 사람이라 당장 수입이 끊겨 버리면 큰일 까지는 아니었지만, 삶의 무게감이 곱절이 되는 순간이 닥쳐 왔기 때문이다.

눈앞의 허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면 차마 가까이 가기도 어렵다. 하지만 조금만 더 찾아보면 그 허들의 높이는 낮출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데 주저하는 이들에게 직업을 넘어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가 활용한 방법 몇 가지를 나눠보려 한다.

당신만 어려운게 아닐거예요 (출처: 유토이미지)
당신만 어려운게 아닐거예요 (출처: 유토이미지)

첫째, 언어의 벽을 넘어가는 길_ 영어

스물 아홉 즈음, 대학원에 들어갈까 기웃거리다 보니 영어를 열심히 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와 버렸다. 내가 지원해야 하는 학교는 영어 시험이 필수였고, 난이도 또한 토익 점수 그 이상을 요구했다 하아, 학원을 또 다녀야 할까?’ 막상 학교에 가려고 통장 잔고를 보며 계산기를 두들기다 보니 학원비는 나에게 사치였다. ‘그럼 학원 조교 알바나 찾아볼까?’ 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채용 사이트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영어유치원 보조교사 모집 이라는 공고가 내 눈에 확 들어왔다. 시간도 파트 타임이라 공부할 시간이 확보될 것 같았고 나름 만족스러운 아르바이트 비용까지 최적의 장소였다. 영어는 자유롭지 않지만 초등학교에서 교직이수를 한 나에게는 왠지 기회가 올 것 같았다. 곧바로 이력서를 썼고, 무난히 일을 시작했다.

이 그림에 한국인 교사와 아이들이 많으면 영어유치원이 된다 (출처: 유토이미지)
이 그림에 한국인 교사와 아이들이 많으면 영어유치원이 된다 (출처: 유토이미지)

내가 하던 일은 영어가 자유롭지 못한 아이들과 외국인 강사 사이에서 통역을 하는 것과, 아동들을 함께 돌보는 일이었다. 하루 반나절의 시간이 켜켜이 세 달쯤 쌓이니 어느새 나의 귀는 점점 뚫려 갔다. 더해서 외국인 강사와 조금씩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어느새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그녀의 친구들 모임도 가끔 따라가고, 함께 여행까지 가는 사이가 되었다. 가끔 언어 교환을 하며 나는 그녀에게 우리말을 알려주고 나는 발음과 문법 교정을 받기도 했다. 영어라는 커다란 벽은 그렇게 조금씩 낮아졌다.

* 위의 예시 외에도 대학생 언어 교환 프로그램, 영어 자원봉사 등의 비용을 조금 적게 들이고도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들이 있다고 한다. 

 

둘째, 전직 시간과 비용을 넘어가는 길_ 자격증

아 퇴직하고 무엇이라도 차릴까?’ 라는 말을 하는 사람 중에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친구 중에는 어느 동네에서 입소문이 된 베이커리 사장님이 있다. 그녀도 나처럼 직장인으로 사회의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녀는 일을 하면서도 뭔가 허전함이 가시질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내일배움카드(https://www.hrd.go.kr/hrdp/hg/phgao/PHGAO0108T.do)’라는 제도를 활용해 제빵사, 바리스타 자격증을 하나씩 따기 시작했다.

* 내일배움카드 국비지원 제도는 이용자가 자격 조건이 갖추어 진다면 무료 혹은 아주 소량의 비용을 내고 식음료 부터 IT 까지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 성실히 수업을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는 점은 참고하기를 바란다.  

더해서 그녀는 작지만 이름있는 베이커리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했다. 쉴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돈을 벌어가며 차곡차곡 그녀만의 스킬을 쌓아갔다. 그리고 약 오년 전 테이블 여섯 개가 있는 작은 베이커리를 오픈했다. 그녀의 지금 근황은 어떨까. 저녁이 되기도 전에 빵이 다 팔리는 입소문 난 매장을 두 곳이나 가진 사장님이 되었다. 내 주변에는 이렇게 멋진 사장님이 된 이들이 몇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꿈을 꾸는 것은 아주 먼, 남의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업을 건너가는 사람들이 조금씩 증명해 주고 있다. 

내일배움카드 이외에도 지역 별 문화센터, 스터디 그룹, 사설 센터들도 있다. 무언가 없다고만 생각이 들면 무언가 할 수 있는 곳을 조금씩 찾아보길 권한다. 글쓰기에 문외한 이었던 나 또한 글쓰기를 하루아침에 시작한 것이 아니라 아주 조금씩 나만의 일기를 쓰다 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 '글쓰기 모임'에 들어가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이렇게 세상의 모든문화에 기고를 하고 있다. 그러니 당신도 주변을 먼저 둘러보길 바란다. 

 

셋째, 불안과 안전하게 마주하는 방법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순간에는 두려움이라는 불안과 마주해야 할 때가 있다. 그 불안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수준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주 가끔은 그 불안이 나를 삼켜버릴 듯한 때가 있다. 나 또한 그런 순간을 경험한 순간이 있었고, 기관의 도움을 받아 잘 이겨낸 적이 있다. 덧붙여 그 과정에서 나를 돌아보고 공부를 시작해 상담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얻을 수 있었다.

무엇인가 하고 싶지만 스트레스, 불안, 우울을 보내느라 무엇인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래 내용들을 나누고자 한다.

* 아래 내용은 무료 상담 센터 및 전직 관련 기관들이다. 상담센터의 경우 약 5~10회기의 무료상담을 제공받을 수 있다.

먼저 대학생이라면 학생생활상담센터’를 방문해 보기를 권해본다. 학생 신분이라면 누구나 상담센터에서 심리검사부터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 일상, 진로 고민이 있을 때나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지 않아도 '나'라는 사람을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더해서 취준생들 혹은 직업을 변경하는 이들은 나의 적성에 대해 고민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이때 워크넷(https://www.work.go.kr/consltJobCarpa/jobPsyExam/jobPsyExamIntro.do)이라는 사이트에 방문해 보길 바란다. 직업 심리검사, 직업 정보까지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워크넷 사이트 (출처: www.work.go.kr)
워크넷 사이트 (출처: www.work.go.kr)

취업준비생, 퇴사자들은 마음이 불안하고 힘들어도 막상 얇은 지갑 때문에 도움을 받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이들을 위한 기관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각 구청마다 무료 상담 센터가 있다.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그리고 지역 별 건강가정지원센터(https://www.familynet.or.kr/web/index.do), 지역구 가족센터(거주지 가족센터로 검색하면 된다, : 영등포구 가족센터)’, 지역별 감정노동센터(거주시 감정노동센터로 검색하면 된다. : 서울시 감정노동센터)’. 또한 상담 외에도 앞서 언급한 ‘워크넷(https://work.go.kr/seekWantedMain.do)’에 방문하면 무료로 전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전국에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있다 (출처: https://www.familynet.or.kr/web/index.do)
전국에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있다 (출처: https://www.familynet.or.kr/web/index.do)

마지막으로 직장인들의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은 더 늘어난다. 먼저 대기업 직장인의 경우 회사 복지 제도 중에 상담 무료 제공 서비스가 있다면 한 번쯤 가까이 가 보길 권해본다. 중소기업 직장인이라면 근로복지넷(https://welfare.comwel.or.kr/default/index.do)’이라는 곳이 있다.  최대 10회기까지 상담 및 심리검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여력이 된다면 사설 상담 기관, 전직 지원 기관들이 있으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이 한번쯤 방문해 보기를 추천해 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엇을 해야하는데 무엇부터 하지?'라 고민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아주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진짜 부캐를 발견하는 당신의 내일을 응원하며 이만 마무리 해 보려 한다. 

 


* 지은이

서른 일곱의 호기심쟁이 입니다. ‘직업(業)’을 넘어가는 과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두려움이라는 존재와 싸운 기억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지금은 ‘스타트업 코파운더(co-founder), 상담심리사, 학생’을 병행하며, 순간의 감정을 글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뉴스레터 <세상의 모든 문화>에서 '부캐의 발견'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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