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볼 만한 영화 뭐 없나?

맨날 보던 것만 보면 내 세상이 얼마나 쪼그라들까요

2024.09.10 | 조회 9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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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지난 주에는 딥페이크 기술이 만들어낸 문제에 대한 뉴스레터를 보내드렸습니다. AI 기술의 발전이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얼마나 빠르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던 뉴스레터였죠.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여성은 끊임없이 대상화되고, 이러한 문제는 영화 산업에서도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중문화와 영화계에서도 남성 감독들이 만들어낸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요.

그래서 이번 추석 연휴에는 조금 다른 시선을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여성 감독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던 남성 중심적 서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야기를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섬세한 시각과 독창적인 서사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주고 있는 네 명의 여성 감독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연휴에 뭐하면 좋을까 고민하셨다면 오늘 뉴스레터를 더욱 꼼꼼히 읽어봐주세요!


셀린 시아마 감독 (출처. 경향신문)
셀린 시아마 감독 (출처. 경향신문)

셀린 시아마 (Céline Sciamma)

셀린 시아마는 프랑스 출신의 감독으로, 섬세한 여성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여성의 내면과 관계, 성장 과정을 깊이 있게 다루는 감독으로 평가받으며, 퀴어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을 만들어왔습니다. 그의 작업 방식은 감정적인 울림을 중심으로 하며, 극도로 미니멀한 대사와 상징적인 시각적 표현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하죠. 셀린의 영화는 시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방식으로 개인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탐구합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포스터 (출처. 미디어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포스터 (출처. 미디어스)

작품 소개 1: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Portrait of a Lady on Fire, 2019)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셀린 시아마의 대표작으로, 18세기 프랑스 배경에서 화가와 귀족인 두 여성 사이의 사랑을 다룹니다. 영화는 초상화를 의뢰받은 화가 마리안느가 모델인 귀족 여성 엘로이즈와 감정을 교류하며 그림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리는데, 이를 통해 여성의 억압된 욕망과 예술의 힘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이 영화는 특히 로튼토마토에서 98%의 신선도를 기록하며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마리안느가 엘로이즈와 숲 속에서 처음으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순간을 주로 꼽습니다. 이 장면은 말 없이 눈빛만으로도 두 사람의 복잡한 감정을 전달해내는 셀린의 연출력이 돋보입니다. 또한 "돌아보지 마"라는 대사는 영화의 결말을 장식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죠. 한국에서도 이 영화는 예술성과 레즈비언 로맨스를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여성의 시선에서 예술가와 협업자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시선과 관계의 평등을 다루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고요. 

개봉 당시 COVID 가 극심하여 극장가가 조용하던 시기였으나, 이 영화가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한국에서는 셀린 시아마 특별전을 열게 되기도 했습니다.

🎙️ (노에미 멜랑, 마리안느 역) "이 영화는 여성의 관점에서 사랑과 예술을 새롭게 정의한 작품이다"

 

《쁘띠 마망》 포스터 (출처. 연합뉴스)
《쁘띠 마망》 포스터 (출처. 연합뉴스)

작품 소개 2: 《쁘띠 마망》 (Petite Maman, 2021)

《쁘띠 마망》은 2021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특유의 섬세하고 감정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8살 소녀 넬리가 할머니의 집에서 어린 시절의 엄마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루죠. 영화는 시간을 초월하는 감정적 교감을 통해 모녀 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한 가족의 역사를 따뜻하고 서정적인 시선으로 그려냅니다.

이 작품은 로튼토마토에서 97%의 신선도를 기록하며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특히 가족 간의 관계를 다룬 섬세한 서사와 감정 표현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셀린 시아마는 한 인터뷰에서 "수직적 구조를 무너뜨리고, 할머니, 어머니, 딸을 동일선상에 놓으려고 했다. 이들에게 동등함을 부여하려 했다"며, 어린 시절의 엄마를 만나는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배경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야기는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이 없이 두 아이가 친밀감을 느끼고 급격히 가까워지며 비밀을 공유하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이야기에서 흔히 주인공이 맞딱들이는 도전이나 좌절 극복도 존재하지 않죠. 대신 영화는 두 사람의 친밀감에 집중하는데, 셀린은 이를 어머니와 동 세대, 윗세대와의 유대감이라고 말했습니다.

🎙️ (조세핀 산즈, 넬리 역) "셀린 시아마는 감정적으로 충만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놀라운 재능을 가졌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시간과 관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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