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안녕하세요.
K-콘텐츠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한국의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습니다. 이성애를 다루는 로맨스물이 주로 강세를 보이지만, 여성 서사 컨텐츠의 화제성 또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죠. 대표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더 글로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길복순> 처럼요.
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드라마와 영화 모두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며 연이어 등장해 여성 원톱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성은 더이상 힘없고 무기력한 존재가 아닌 권력을 가진 위치에 있는 여성,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맞서는 여성, 사회가 규정하는 여성성을 벗어난 기존의 기대를 뒤집는 여성 등으로 묘사되며 세상의 흐름을 바꾸어나가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에디터 J 또한 이성애가 점철된 콘텐츠를 보고 자라면서 마치 세뇌된 것처럼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는 때가 있었습니다. 반면에 여성 서사가 등장하는 콘텐츠를 보고 자란 세대는 어떨까요? 아마도, 과거의 저와는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로맨틱한 사랑을 중심으로 한 여성의 이야기는 오랜 시간 여성의 콘텐츠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여남의 연애담이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시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장이 바뀌었습니다. 주체적이고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 간 충돌과 갈등, 우정과 연대까지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제 전형적인 로맨스만으로는 여성 소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 시장을 이끌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그래서 5월의 마지막 주 뉴스레터는, 여자들만 나오는 콘텐츠를 추천해보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아래 조건을 만족하는 드라마로요!
- 에디터 J가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던 콘텐츠
- 진부한 이성애 얘기가 최대한 적게 나오는 콘텐츠
- 여성이 주연인 콘텐츠
- 여성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콘텐츠
- 불편한 장면이 거의 없는 콘텐츠
세상에 없던 탐정, 구경이
🎞️ 장르
스릴러, 범죄, 코미디, 느와르
📼 추천 이유
장르만 봐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분들 있나요? 범죄스릴러물에 코미디까지 얹었습니다.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내용으로 전개되는 만큼 드라마에 대한 평도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혹평이 있는 반면, 실험적인 연출과 시나리오에 찬사를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에디터 J는 극호의 편입니다.)
사실 <구경이>는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입니다. 뛰어난 수사력을 지녔으나 일선을 떠나 어떤 계기로 다시 사건에 뛰어드는 주인공과 그와 계속해서 부딪히는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세상에 많거든요. 그러나 주인공도 여성, 빌런도 여성, 친한 친구도 여성, 주변을 쥐락펴락하는 흑막도 여성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심지어 남성은 그저 여성을 충실하게 보조하는 역할로 나올 뿐, 극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죠. <구경이>는 한국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완전히 부수며, 인물의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시즌 2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드라마 중 하나랍니다.
작은 아씨들
🎞️ 장르
미스테리, 스릴러
📼 추천 이유
이미 너무 유명한 드라마지만, 여성 서사 콘텐츠를 소개하게 된다면 꼭 넣고 싶었습니다. 워낙 이런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드라마 안에서 다루는 다채로운 성격을 가진 여성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어떤 드라마에서도 보지 못했던 유형의 여성들이 등장해 신선한 충격을 받았거든요. 누구보다 돈에 진심인 첫째 인주, 자신이 가진 정의를 믿는 둘째 인경, 미술에 놀라운 재능을 가진 인혜, 이렇게 세 자매가 드라마의 주축을 이루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뿐인가요. 그들을 돕는 조력자 또한 모두 여성입니다. 인주가 사내 왕따를 견디게 해준 직장 선배 화영, 우정과 사랑의 경계를 의심하게 하는 인혜의 친구 효린, 인경이 난처할 때마다 도움을 주는 고모할머니까지. 이외에도 악역과 작은 조연까지도 여성 캐릭터가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 덧붙이는 말 : 자극적인 묘사와 이성애 이야기가 다뤄지며, 인간이 가진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일부는 거부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마인
🎞️ 장르
미스테리, 스릴러, 블랙 코미디, 휴먼
📼 추천 이유
야망 짙고 화려한 재벌가, 그 안에서 진실을 찾는 여정을 그린 여성 서사를 찾으신다면 <마인>을 추천드립니다. 보통 남성 중심의 재벌가 드라마에서는 성공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밟고 올라야만 한다는 경쟁적이고 폭력적인 메시지를 지니죠. 그러나 마인은 그러한 이야기가 아닌, 각자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내 것’을 지키기 위해 서로가 연대한다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효원그룹 회장에게 항상 인정받아온 첫째 며느리 서현, 전 배우이자 하준이의 엄마인 둘째 며느리 희수, 그리고 하준이의 숨겨진 친엄마 자경, 이 세 여성이 중심이 되어 각자 지키고 싶은 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때로는 함께 지켜나가는 모습이 매우 흥미롭고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보기 어려운 동서지간의 연대나, 동성애 요소가 있는 것도 신선했어요. 또, 배우들의 연기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점도 마인의 추천 요소 중 하나랍니다.
여고추리반
🎞️ 장르
미스테리, 어드벤처, 추리물
📼 추천 이유
해마다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지만, 시즌을 거듭하는 게 쉽지 않다는데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여고추리반. 첫 시즌이 나올 때부터 열광하며 봤던 팬으로서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멤버는 주로 남성이나 여남 혼성으로 구성됩니다. 가끔 출연자로 등장하는 여성 인물이 보고 싶어도 혹여나 불편한 장면이 있을까 봐 망설여졌습니다. 하지만 여고추리반은 변함없는 다섯 명의 여성(재재, 지윤, 비비, 예나, 도연)이 등장해 불안감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습니다. 회차를 반복해나갈수록 끈끈해지는 다섯 명의 관계성에 함께 웃게 되고, 세밀하게 설계한 세계관과 대규모 스케일로 현실같은 추리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건 덤이죠! 현재 티빙에서 방영 중이니 아직 못보신 분이 있다면 시즌1부터 정주행 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덧붙이는 말 : 자극적인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일부는 거부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야기’는 그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와 같이 거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콘텐츠는 그러한 특징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여성의 서사를 다루는 컨텐츠가 많아지는 이유 또한 더 많은 사람이 원하는 이야기라는 증거라고 볼 수 있죠. 앞으로 더 다양하고 주체적인 여성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에디터 J의 특별편, 여자들 이야기만 나오는 K-콘텐츠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구독자님이 추천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아래 댓글로 추천해주세요! 댓글과 구독은 여성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큰 원동력이 됩니다. 그럼, 6월에 다시 만나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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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다방밀크티
밀리 바비 브라운 주연 <에놀라 홈즈> 추천드립니다! 주인공 에놀라 홈즈가 추리력과 기지를 발휘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입니다. 용감한 에놀라와 여성 인권운동가(서프러제트)인 엄마의 케미가 참 좋습니다. 특히 2편은 여성 해방 운동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여성 인권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이 좋아하시리라 생각합니다. 1편은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의 생존을 돕는 내용으로 주인공의 화려한 액션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두 편 모두 이성애가 나오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잊혀진 여성들 (1.76K)
안녕하세요 홍콩다방밀크티님! 댓글을 보자마자 에놀라 홈즈를 쓰지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졌답니다. 저도 재밌게 봤었는데 이렇게 홍콩다방밀크티님이 댓글에 소개해주실려고 빼먹었나 싶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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