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여자인가요? 남자인가요?

다시 바라보아야 할 수많은 이야기

2023.08.08 | 조회 1.58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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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여성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익명이었던 여성들 - 우리의 불만을 기록합니다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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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접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기억하시나요? 이야기란 어떤 사물이나 사실, 현상에 대하여 일정한 줄거리를 가지고 하는 말이나 글입니다. 이는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할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이야기의 유형으로는 옛날 옛적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당대의 신성하다고 여겨졌던 신화, 꿈과 희망이 담긴 동화 등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대한 정의는 쉬운 듯하면서도 어렵습니다. 누구나 이야기에 대해서 알고 있지만 그 속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시선과 해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현실적인 환상 속의 이야기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어떻게, 왜 쓰였는지보다는 이야기의 재미와 흐름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허구일지라도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성차별적인 표현이 많거나 신체가 노골적으로 묘사된 이야기는 불쾌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이야기는 어떻게 탄생하였을까요? 

잊혀진 여성들 77번째 뉴스레터, 화자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 바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하나님은 여자인가? 남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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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에 따르면 하나님은 아브라함계 종교의 유일신을 나타내는 단어이며 절대적 최고의 신(God), 만물의 창조주 등을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지칭할 때 '하나님 아버지' 또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그 이유는 성경이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아버지'는 가정에서 부르는 호칭으로, 자녀가 자신을 낳아준 남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하나님에 대한 친근히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과 *성도의 관계를 알게 하는 뜻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물론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이유의 이면에는 하나님의 자녀뿐 아니라 어머님 하나님의 존재가 있다고 하지만 주로 '아버지'라고 불리기 때문에 하나님은 남성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남성이 아니면 아버지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는 대략 170번 정도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언급할 뿐만 아니라 남성 명사들과 대명사들을 활용하여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제한이나 틀에 가두어지지 않는 존재이기에 고유한 성별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성의 형태라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죠. 하나님이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라는 단어가 성경 속에 더 많이 언급되었다면, 우리는 당연히 하나님이 여성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지 않았을까요?

*성도 :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거룩하게 구별된 사람

 

단군할아버지 아닌 단군할머니

ⓒ 인천광역시 블로그 '인천이야기'
ⓒ 인천광역시 블로그 '인천이야기'

어렸을 때 배운 '단군신화'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20여 년 전부터 '단군 할아버지'가 아닌 '단군 할머니론'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곧 묻혀버리고 말았는데요. 경희대학교 학술연구 조희원 교수는 계속해서 단군이 여성일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구전이 되어 내려오던 단군신화는 고려 후기에 '삼국유사'에 기록되었고, 이에 대해 조희연 교수는 사실적 연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집필 연대가 늦어졌기에 단군신화가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단군신화의 실제 시기인 기원전 2,333년은 청동기시대가 아닌 신석기시대 말기에 해당하는데, 신석기시대는 모계 중심의 질서가 공고히 유지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고조선의 지도자인 단군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단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단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단군왕검은 고조선을 지배하던 당시 통치자의 칭호로서 단군은 종교 지도자를, 왕검은 정치지도자를 뜻합니다. 단군은 몽골어 텐그리(Tengri)의 음차표기이며 이는 '하늘 또는 천지신명과 인간과의 교류를 가능하게 해 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고려시대에는 여성 사제들이 영적인 힘을 발휘해 병든 사람을 낫게 하고 가뭄에는 비를 내려달라고 제사를 지냈으며 미래를 예언해 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여성 사제를 호남지방에서는 무당의 사투리인 '당골'이라고 불렀는데, 바로 이 당골에서 유래한 어원이 단군이라는 것이죠.

조희원 교수는 단군신화는 남성 중심적인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고려의 시각에서 집필되었기 때문에 객관적 내용이 아닌, 당시의 사회상과 집필자의 시각이 많이 반영되었을 거라고도 얘기했습니다. 어떠신가요, 아직도 단군을 남성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래서 신화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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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단군신화뿐만 아니라 알고 있는 많은 신화가 떠오르실 것 같은데요. 여기서 신화(神話)란 '신들의 이야기'입니다. 동양에서는 신화를 신들 중심의 이야기로, 인간들의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서양에서 신화는 영어로 Myth, 그리스어 Mythos에서 온 말입니다. 이는 서사를 뜻하는 말로 일반적인 '이야기'와 비교하면 좀 더 큰 범위의 단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신화와 같이 예로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들을 '전설'이라고 일컫기도 합니다. 전설은 이야기의 주제가 서로 독립된 것이 보통이며 짜임새가 단편적이나 이에 비해 신화는 우주론을 포함하여 종교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거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화로는 그리스 신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스 신화란 기원전 9세기부터 서양 고대 세계가 끝나는 기원후 4세기까지 13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지역에 퍼져 있던 설화와 전설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은 정교한 족보에 의해 여러 친족 집단으로 나뉘어 있고, 또 이 친족 집단들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거대한 사회를 형성합니다. 신들과 영웅들로 이루어진 이러한 조직은 다른 민족 신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기원전 7세기경 활동한 고대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스(고대 그리스어: Ἡσίοδος Hēsíodos)는 그리스 신화와 문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입니다.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는 우주의 생성, 탄생, 신들의 기원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신화의 내용은 시인들이 쓴 작품에 가장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인 poet은 그리스어로 poietes 로 만드는 사람, 제작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스 신화는 만들어진 이야기, 즉 제작자가 있는 쓰여진 이야기라는 것이죠. 

 

우리가 기록을 해야하는 이유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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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신화의 원형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상당 부분은 특정한 작가가 지은 것이고, 특정 문학작품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그리스 신화는 '특정 작가의 작품으로 신화가 만들어진 것이다'라는 의견과 '구전으로 전해지던 것을 석학들이 모아 정리한 것이다'라는 두 가지의 가설로 정리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기억과 구술, 전수에 의해 정리되었다면, 기록한 사람의 편견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입니다.

현대의 우리는 신화의 어떤 부분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지만, 신화의 인물은 마치 현실의 인물처럼 고유한 이름과 구체적으로 활동하던 시대와 장소를 갖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인간은 신화를 자신의 역사로 생각하며 살아왔죠. 참 신기하지 않나요? 

신화와 인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현대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당연했던 남성중심의 논리를 벗어나 여성중심으로 쓰여진 이야기로 재해석되며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시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현재의 이야기가 미래의 역사가 될지도 모릅니다. 남는 건 기록 뿐이니까요.

 

완전한 존재인 여성의 시각으로 만나는 신화

이 글을 읽고 난 지금, 알고 있던 것이 다르게 보이지 않나요? 더 많은 여성 중심의 기록과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완전한 존재인 여성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소개합니다.

8월 11일 금요일에 마감되는 Almost Famous 팀의 텀블벅 프로젝트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여신들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여러 전승을 통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대상화하지 않고 개성있게 그려낸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를 확인해 주세요!

이미지를 클릭해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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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라, 여신이라는 정형적이고 뒤틀린 틀에서.이 책은 신화 속 열두 여성의 권능을 되찾으려는 여정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 외전 - 두번째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소개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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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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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L

    0
    about 1 year 전

    잘 봤습니다. 몇가지 의견을 남겨드립니다. 1. 예수님이 하나님 아버지 (Father) 라고 하셨던 것에, 본인이 믿는 종교의 신의 성별이 남성인게 불만이시면 본인이 믿는 종교의 신의 성별이 여성인 종교를 믿으시면 됩니다. 2. 신석기시대가 모계중심의 사회였기 때문에 단군왕검도 여성이라고 하신다면, 신석기시대의 타 국가나 문명의 지도자들도 사실은 여성이라는 주장도 해보시길 바랍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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