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새해다 보니 마음을 다잡기 위해 책을 찾게 됩니다. 읽고 싶은 책 리스트는 쌓여 있지만 가끔 방황할 때면 다시 읽곤 하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제가 가진 자기 계발서 중에서 아끼는 책 중의 하나입니다.
구본형 씨는 요즘 비교적 젊은 나이로 생각하는 59세에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작가입니다. 그는 지금 없지만, 그의 작품은 아직도 많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있고, 그가 운영했던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의 제자들도 활발하게 저술 활동을 하는 듯합니다. 제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책 속에 그 자신의 경험과 사유가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자신의 욕망을 따라 자기를 찾아 혁명가가 되었죠. 익숙한 것 속에서 자신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하고 불꽃같이 살다 간 그를 존경합니다.
저자 자신이 책에서 얘기합니다.
그는 20년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마흔셋에 절박한 질문을 하죠. 마흔을 완숙한 시점으로 생각했던 그는 마흔셋이 됐는데, 원하는 곳에 있지도 않고,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이 질문 때문에 한 달 휴가를 냈고, 단식했죠. 일주일 후쯤 새벽 네 시에 배가 고파 잠이 깼는데, 책을 한 권 쓰자, 이렇게 결심했죠. 6개월 후 책이 나왔죠. 그 책이 바로 이 '익숙한 것과의 결별'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욕망이 바로 나
– P.10~13
• 분석맨 단상
이 책을 통해 '욕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욕망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 것이죠. 나는 나 자신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변화한다는 것 또한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죠. 오리 무리 속에 있던 백조가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가듯 나 자신을 발견해 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욕망을 따라 흘러가는 것입니다.
철학자 들뢰즈와 가타리에게 있어 욕망이란 끝없이 분출하는 ‘생명력’이었습니다. 욕망은 무의식적 에너지의 능동적 흐름이며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생산하는 긍정적인 힘이라 생각했습니다. 욕망은 욕망은 결핍이 아닌 무의식적 에너지의 능동적 흐름이고, 항상 무언가를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은 항상 ‘욕망하는 생산’이라는 말을 만들었죠.
점진주의는 개혁과 혁명의 적이다
– P.88
• 분석맨 단상
구본형 작가는 자기로써의 개혁과 혁명을 강조했습니다. 들뢰즈는 강도(세기)가 어떤 존재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물리학에서 이 강도는 높이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위치 에너지가 커집니다. 이렇게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큰 사건이 도움이 되지만 이런 일은 좀체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속 떨어지는 빗물은 바위를 뚫습니다. 결국은 자기 혁명도 매일의 반복으로 이루어집니다. 반복은 차이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반복은 힘이 있습니다.
나를 찾는 것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 젊음>에서는 이렇게 말했죠.
– P.196
그는 '나를 찾는 것'에 대해 자주 강조했습니다.
변신이 아닌 발견
발견
– P.248~249
• 분석맨 단상
백조가 백조가 된 것은 오리에서 백조로의 변신이 아니라 자기 발견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자신을 이해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부모나 다른 사람이 바라는 기대나 자신이 속한 사회, 문화적인 환경 속에 매몰되어 있다 보면 진정한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바라는 내가 되어 있는 경우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은 말했습니다.
진흙 속에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려면 진흙을 파내고 걷어 내야 합니다. 무엇을 더할 것이 아니라 걷어 내야 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것들을 무시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반대로 욕망을 바라봐야 합니다. 새해에는 모두가 자신의 욕망을 바라보며 익숙한 나와 결별을 선언하고 새로운 나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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