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리도그, 사막여우, 콘스네이크, 호스필드육지거북...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이 동물들은 최근 2년간 야생동물 목록입니다. 희귀 야생동물을 애완용으로 기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유기 야생동물 역시 2주에 한 마리꼴로 발견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는 개인 사육이 금지되거나 동물 성격상 집에서 애완용으로 기르기 부적합한 것도 있지만, 희귀동물 사육 가이드 라인은 없는 상태입니다.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의원이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유기 야생동물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최근까지 유기 야생동물은 50건이 접수되었고, 이는 햄스터, 토끼 등 일반적인 반려동물군으로 분류되는 동물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열대 지방이 원서식지인 이구아나는 지난 해 평택·대전·공주에서 발견되었고, 올해에도 제주와 청주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서는 콘스네이크가, 지난 5월 서울 강서구에서는 킹스네이크가 나타나 동물보호센터로 넘겨졌습니다. 동물보호센터는 개·고양이 이외의 구조 동물을 기타로 분류해 관리하는대요. 기타 유기 건수는 2008년 405건에서 지난해 1218건으로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같은 기간 개(24.3% 증가)와 고양이(5.2% 감소)의 증감률에 비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입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야생동물 거래와 사육 관리는 허술합니다.
사막여우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 포유류여서 개인 간 거래가 불법이지만, 몇 년째 인터넷으로 버젓이 거래되고 있고, 라쿤은 광견병을 전염시킬 수 있고 야생성이 강해 길들이기 쉽지 않지만 귀여운 외모로 인해 거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주별로 희귀애완동물법(exotic pet law)으로 소유와 거래를 적절히 제한하고 있는대요. 앨라배마주에서는 몽구스와 라쿤, 여우, 스컹크 등의 소유·판매를 금지하고 있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개과·고양이과 야생동물을 애완으로 기르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와 같은 규정이 없습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야생동물을 애완으로 기르는 것은 동물복지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고, 물리거나 질병 감염 등의 우려도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하였습니다.
유기 야생동물은 동물보호센터 등에서 일정 기간 머물다 안락사되거나 기관 혹은 개인에게 분양되는대요. 이 과정에서 건강검진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유기 야생동물을 관리할 시설 또한 마땅치 않은 상황으로, 2008년 전국 411곳이었던 동물보호센터는 지난해 281곳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야생동물만 전담 관리할 목적으로 2009년부터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13곳뿐이어서 시·도별로 1곳이 채 안 되는 상황입니다. 멸종위기종 관리시설도 마찬가지로, 정부는 2015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국제거래협약’(CITES) 동물 불법소유 자진신고를 받으면서 CITES종 보호시설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그간 진전을 보지 못하다 내년도 예산에 설계 예산을 반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출처 : 세계일보]
제주에서도 또한 애완으로 키우다 버려지는 외래 동물이 늘면서 생태계 교란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구조한 외래종 동물은 23종으로, 2020년부터는 해마다 두 자릿수 규모로 구조되고 있어, 외래종에 대한 모니터링 및 관리 방안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출처 : 제주일보]
지난 10월 제주 이호테우 해변에서는 한 뼘 남짓한 붉은귀거북이가 구조됐지만, 유해종으로 분류돼 안락사 처리되었고, 앞서 2020년 11월 애월읍 수산 저수지에서는 상자에 담긴 채 유기된 것으로 보아 애완용으로 추정되는 비단뱀 볼파이톤이 발견되었습니다. 2017년에는 한경면 청수리 가마오름 인근에서 안경카이만(악어)이 발견되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생태계 균형을 교란할 우려가 있는 악성 외래종을 법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는대요. 대표적인 예가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 등 양서류와 파충류입니다. 하지만 관리 감독 체계가 부실하여 개인 간 불법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사육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그대로 방치하면 토종 생태계를 위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특히 애완 파충류는 대부분 국제 멸종 위기종이어서 신고 없이 기를 경우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 애호가 중에서 자기 취향에 맞추어 입양했다가 유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한라산 중산간에서 무리를 지은 붉은사슴과 같이 유기된 동물 중 일부라도 환경에 적응할 경우 고유종의 피해가 일어날 수 있지만 관련된 연구는 미진하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입니다.
생태계는 한번 교란되면 복원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외래종 관리를 위한 제주도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며, 외래종의 유해성에 대한 정보 제공과 함께 유입 경로를 추적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 차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유해 생물을 몰래 들여오거나 유기했을 때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민들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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