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미래교육

로봇이 일하는 시대, 우리 아이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로봇공학자 한재권 교수가 말하는 AI시대 교육의 방향

2025.11.26 | 조회 4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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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소장의 AI 교육 뉴스레터

AI시대, 우리 아이의 교육, 진로와 경제적 자립을 위한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매주 전달하는 부모님을 위한 뉴스레터

안녕하세요. 앤소장입니다.

오늘 소개할 분은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로봇공학과 교수이자 주식회사 에이로봇의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계신 한재권 교수님입니다. 한 교수님은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를 개발하며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체할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고 있는 분이에요. 특히 인구 절벽 문제를 로봇으로 해결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계신데, 정작 본인은 '노동의 종말'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고백하는 솔직한 분이기도 합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로봇이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 우리 아이들이 준비해야 할 진짜 능력은 무엇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찾아볼 수 있을 거예요.

이 인터뷰는 2024년 11월 19일 세바시 강연 "평생 로봇을 만들던 한재권이 깨달은 우리의 미래 | 한재권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교수, (주)에이로봇 CTO | 미래 로봇 AI | 세바시 2040회"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다룰 핵심 내용] - 1995년 '노동의 종말' 예측이 틀렸던 이유와 지금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 - 한국의 인구 절벽이 가져올 충격적인 미래 : 25만 명이 100만 명을 부양하는 시대 - 휴머노이드 로봇이 '범용 기계'로서 가져올 산업혁명의 실체 - 로봇이 프로그래밍이 아닌 '학습'으로 일을 배우는 시대의 의미 - 선행학습 대신 우리 아이들이 길러야 할 진짜 능력 - 그리스 로마 시민처럼 '잉여'를 '가치'로 만드는 미래 인간의 모습

 

첨부 이미지

 

Q: 교수님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시면서도 '노동의 종말'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하셨어요. 1995년 제레미 리프킨이 쓴 '노동의 종말'이 예측과 달리 실현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왜 다시 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맞습니다. 30년 전 리프킨이 자동화로 인한 노동의 종말을 예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실업률 증가를 걱정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OECD 국가들의 20년간 고용률 그래프를 보면 어떤가요? 코로나 팬데믹이나 금융위기 같은 큰 위기 때만 뚝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일자리는 줄어들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요. AI와 로봇이 등장했다는 기술적 변화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 없어진다는 거예요. 제가 국민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한 반에 60명이 넘었어요. 제 번호가 항상 60번 이상이었고, 6년 내내 60번 안쪽으로 들어가는 게 소원이었죠. 키도 크고 성씨가 '한'씨라 늘 뒤쪽이었거든요. 홍씨가 있으면 마지막은 아니었지만요.

그런데 지금 초등학교는 어떤가요? 한 반에 20명 넘는 경우가 거의 없죠. 인구가 반의 반으로 줄었습니다. 20년 후면 지금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1970년대생들은 70대가 되어 왕성한 경제활동을 못 하게 돼요. 그때가 되면 25만 명의 경제활동 인구가 100만 명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이건 재난이에요.

 

출처 : 제레미 리프킨(hani.co.kr)
출처 : 제레미 리프킨(hani.co.kr)

 

Q: 25만 명이 100만 명을 부양한다는 건 정말 충격적인데요. 이 문제를 로봇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시는 이유가 뭔가요? 단순히 일하는 기계를 만든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로봇의 정의가 뭔지 아시나요? '일하는 기계'입니다. 사람의 일을 할 수 있는 기계를 우리는 로봇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전환이 일어났어요. 사람이 없어져서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라, '일할 사람'이 없어져서 문제가 생긴다고 관점을 바꾼 겁니다.

인구 절벽으로 인한 재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누군가가 돈을 벌지 않아서, 누군가가 부가가치를 만들지 않아서, 누군가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거든요. 그래서 일할 존재인 로봇을 만들어서 이 재앙을 막아보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제가 만들려는 건 단순히 하나의 일만 하는 로봇이 아닙니다. 제가 국민학교 때 봤던 만화 속 로봇들을 기억하시나요? 위기 상황에서 이런 일도 하고 저런 일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주던 그런 존재요. 바로 휴머노이드 로봇, 인간형 로봇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본질은 '범용 로봇'이에요. 범용이란 다목적이라는 뜻입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다시 말해서 세상이 바뀐다는 얘기와 같은 말이에요.

 

Q: 범용 기계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씀이 흥미로운데요. 과거 산업혁명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그리고 이게 우리 아이들 교육과 어떻게 연결되나요?


제가 1900년대 이후 세상이 바뀐 장면들을 모아봤더니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했어요. 사진마다 기계 하나와 사람 하나가 있는데, 그 기계들이 모두 '범용 기계'였다는 거죠.

세탁기가 있으면 "아, 빨래해야지" 하고 생각하죠. 식기세척기가 있으면 "설거지해야지" 하고요. 이건 목적이 정해진 기계예요. 그런데 범용 기계가 등장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집니다. "얘 뭐지? 이거 나 이렇게 한번 써볼까?"라고 상상을 하기 시작해요.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볼게요. 스마트폰의 목적이 뭔가요? 카메라인가요? MP3 플레이어인가요? TV인가요? 지갑인가요? 다 맞죠. 이런 종류의 기계가 손에 주어지니까 "나 이거 갖고 뭐 하지? 길 찾기 한번 해볼까? 채팅 한번 해볼까? 내 삶을 기록해서 사람들에게 알릴까?" 이런 상상이 펼쳐졌어요.

범용 기기의 등장은 새로운 산업이 일어난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 폭발력을 믿었던 선구자들이 산업혁명을 이끌었어요. 지금 우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범용 기계와 함께 서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봇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이 과거 산업혁명 시대의 선구자들과 똑같아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니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우리 아이들이 이 범용 로봇으로 무엇을 할지 상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거예요. "저 로봇을 가지고 무슨 사업을 할까?" "어떤 서비스를 만들까?" 이런 상상력이 새로운 산업이 되고, 새로운 직업이 됩니다.

 

출처 : 주간경향
출처 : 주간경향

 

Q: 교수님이 개발하신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는 어떻게 일을 배우나요? 예전처럼 프로그래밍하는 것과 뭐가 다른지, 그리고 이것이 우리 아이들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정말 중요한 질문이에요. 예전 같았으면 "로봇 어떻게 만들어요?" 하면 노트북 열고 열심히 키보드 치면서 코딩하는 장면을 보여줬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냥 사람이 하는 걸 보여주고 가르쳐 줍니다.

우리가 만든 앨리스는 지금 열심히 연습하고 학습하고 있어요. 인공지능이 이 로봇을 조작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프로그래밍된 일만 했다면 지금은 주어진 상황에 적응해서 스스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만들어서 AI에게 학습시켜 주는데, 이게 바로 핵심이에요. 로봇이 새로운 일을 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 걸 보여주면 됩니다. 여태까지 프로그래밍된 일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적응해서 일하는 거죠.

이게 우리 아이들 교육과 무슨 상관이냐고요? 지금 우리는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외우라고 하고,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로봇조차 이제는 정해진 프로그램이 아니라 상황에 적응하며 학습하는 시대가 왔어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여전히 정답을 외우고 있다면, 과연 맞는 교육일까요?

 

Q: 로봇이 제조업 현장에 들어간다고 하셨는데, 이것이 현실화되면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 직업을 걱정할 것 같아요. 교수님은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보시나요?


네, 저희는 실제로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빠르면 내년에는 제조업 현장에서 로봇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 모든 것은 인공지능이 하는 일이고,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는 거죠.

여기서 많은 분들이 위기감을 느끼실 텐데요. "저거 내가 하고 있는 일인데"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역사를 보면 답이 있습니다.

예전에도 이런 일은 있었어요. 그리스 로마 시대의 시민들, 귀족들, 우리나라로 치면 양반들은 아주 팔자 좋게 붓으로 시를 쓰면서 살았죠. 왜 그랬을까요? 누군가가 노동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돈을 벌어줬기 때문이에요.

지금과 많이 다를까요? 로봇이 노동을 대신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다른 종류의 일을 하게 될 거예요. 그 '잉여'가 부가가치가 되어 돈이 된다면, 우리는 잉여를 부리는 것을 인간의 일, 우리의 일이라고 여기면서 살지도 모릅니다.

래서 노동을 이제는 세분화해야 할 때입니다. 육체적 노동, 단순 반복 노동은 로봇이 하고, 인간은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새로운 종류의 노동을 하게 될 거예요. 노동의 종말은 맞는 말이 될 겁니다. 단, 종류가 다른 노동이 또 하나의 새로운 인간의 일이 되어 우리 곁에 찾아올 거예요.

 

출처 : Popular Science
출처 : Popular Science

 

Q: 미래 교육이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인간이 추구할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부모들이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제가 로봇공학자로서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미래 인간이 추구할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 미래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먼저 우리가 버려야 할 것부터 이야기해볼게요. 지금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외워라", "선행학습 해야 돼"라고 말씀하시죠. 하지만 이게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걸까요?

제가 만드는 로봇들이 하게 될 일을 보세요. 다양한 반복 작업,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 비좁은 공간에서 겨우겨우 하는 작업들이에요. 이런 일들은 로봇이 대신하게 될 겁니다. 그럼 우리 아이들은 뭘 해야 할까요?

범용 로봇이 등장했을 때 "저걸로 뭘 할 수 있을까?"를 상상하는 능력이 필요해요.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카카오톡을 만든 사람, 배달의민족을 만든 사람들처럼, 새로운 도구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능력 말이에요.

구체적으로 이런 능력들을 길러주세요. 첫째, 다양한 분야를 연결하는 능력입니다. 로봇 기술과 의료를 연결하면? 로봇과 교육을 연결하면? 이런 상상을 하도록 도와주세요. 둘째,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이에요.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이런 문제가 있네? 이걸 로봇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를 생각하는 거죠. 셋째,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능력입니다. 감정, 공감, 창의성, 예술성 같은 영역이죠.

 

Q: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비전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로봇이 육체적 노동과 인구 절벽을 막는다고 하셨는데, 그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저는 열심히 로봇을 만들어서 육체적인 노동과 인구 절벽을 막아보겠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여러분의 아이들이 제가 만든 로봇을 사용해서 꿈을 펼치는 거예요.

우리는 인간의 삶을 바꿔왔던 그 역사적 장면 속에 지금 다시 한번 놓였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범용 기계로서 어떤 일을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여러분의 아이들이 "나는 저거를 가지고 무슨 사업을 할까?", "나는 저걸 갖고 어떤 서비스를 만들까?", "저걸 가지고 무엇을 할까?"를 상상하는 그 순간, 그 상상력이 새로운 산업이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나중에 AI 혁명이라고 부를지도 몰라요. 그리고 거기서 우리 젊은이들은 또 다른 영웅으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거예요.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인간이 추구하게 될 가치는 무엇일까요? 그것을 잘 깨우친 사람이 미래를 선도할 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들이 새로운 직업, 새로운 삶, 새로운 사회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만들 미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창의적인 세상이 될 거예요. 로봇이 단순 노동을 대신하는 동안, 인간은 진짜 인간다운 일,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갈 테니까요.

 

출처 : 더밀크
출처 : 더밀크

 

배운 점을 요약합니다


1. 미래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일할 사람이 사라지는 문제다

한국은 20년 후 25만 명이 100만 명을 부양해야 하는 인구 절벽 상황에 직면합니다. 로봇은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가 아니라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는 해결책이 될 거예요. 우리 아이들은 로봇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로봇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2. 범용 도구가 나타날 때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 시대를 이끈다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만든 사람처럼,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범용 도구로 무엇을 할지 상상하는 능력이 핵심입니다. 교과서를 외우고 선행학습하는 것보다 "이걸로 뭘 할 수 있을까?"를 상상하는 훈련이 더 중요해요.

 

3. 로봇도 이제 프로그래밍이 아닌 학습으로 일을 배운다

로봇조차 정해진 프로그램이 아니라 상황에 적응하며 학습하는 시대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정답을 외우는 교육에서 벗어나 적응력, 창의성, 문제 발견 능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해요.

 

4. 미래 교육은 '노동 이후의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시민들이 노예의 노동 덕분에 철학과 예술을 꽃피웠듯이, 로봇이 육체 노동을 대신하는 시대에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 감성, 가치 창출 능력이 핵심이 됩니다. 지금부터 아이들에게 이런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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