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앤소장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불안합니다. 3년 후가 아니라, 1년 후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더 묻게 됩니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건 뭘까.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다가 한 대목에서 멈췄습니다. AI는 정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그게 정답인지는 아직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걸 재현할 수 있어도, 거기서 F=ma라는 법칙을 뽑아낸 AI는 아직 없다는 거예요. 그게 뉴턴이 한 일이고, 아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면서 큰애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는 지금 열심히 외우고 있습니다. 시험 범위 안에서, 정답이 정해진 문제들을요. 틀린 게 아닙니다. 지금 아이 앞에 놓인 현실이니까요. 그런데 AI가 점점 더 많은 걸 대신해주는 세상이 된다면, 아이에게 정말 남겨줘야 할 게 뭔지, 그 질문이 자꾸 걸립니다.
앞으로 더 중요해지는 건 정답을 아는 아이가 아니라, 질문하는 아이입니다.
오늘 이야기를 가져온 AI의 대모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 박사는 스탠퍼드 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이자 스탠퍼드 인간중심AI연구소(HAI)를 공동창립한 분입니다.
구글 클라우드 수석 AI 과학자를 역임했고, 지금은 공간지능 AI 기업 월드랩스(World Labs)를 공동창업해서 AI의 다음 단계를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AI를 연구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AI가 교육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가장 오래, 가장 진지하게 이야기해온 사람이기도 합니다.
2025년 SBS D포럼에서 한국 청중 앞에 처음 선 자리였습니다. 기술 이야기만 한 게 아니라 교육, 직업, 불안, 그리고 우리 모두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 글은 SBS D포럼 유튜브 채널에서 2025년에 게시된 "[SDF2025] Co-Founder, World Labs | The Next Frontier of AI with Dr. Fei Fei Li / SBS / SBS D Forum"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Q. 챗GPT가 세상을 흔든 지 몇 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박사님은 그 다음 AI 물결로 '공간지능'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공간지능이란 무엇인가요?
저는 인간의 지능이 굉장히 복잡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언어를 써서 소통하고 추론합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언어 지능이고, AI가 인간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할 수 있게 됐을 때 우리는 그것을 대형 언어 모델, 즉 LLM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인간의 지능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인간은 공간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굉장히 깊고 풍부합니다. 우리는 3D 세계를 해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아요. 창의력을 발휘해서 공간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그 안에서 추론하고, 이동하고, 상호작용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그림을 그리거나, 오믈렛을 만들거나, 공간과 그 안의 물건들을 활용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 이 모든 게 공간지능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언어지능이 말로 하는 것이라면, 공간지능은 몸으로, 눈으로, 손으로 하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이 공간지능은 언어지능을 보완하는 개념으로, 저는 이것이 AI의 새로운 지평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지능을 구현하려면 세계 자체를 모델링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을 '대형 세계 모델(Large World Model)'이라고 부릅니다. 언어의 흐름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세계를 이해하고 추론하고 생성하고 그 안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언어 AI가 읽고 쓰는 세상을 바꿨다면, 공간지능은 만들고 움직이는 세상을 바꿀 겁니다. 저는 이 기술이 굉장히 깊고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지금 여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그 대형 세계 모델이 실제로 구현되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어떤 변화가 오는 건가요?
공간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정말 많습니다.
우선 창작 분야입니다. 많은 시각 창작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3D나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언리얼 엔진이나 블렌더 같은 전통적인 도구를 쓰든, 실제 촬영을 하든 시간이 엄청나게 걸립니다. 사람의 이야기와 감정을 표현하는 데 훨씬 강력한 도구를 줄 수 있다면 창작자들이 훨씬 더 좋은 작업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은 설계와 디자인입니다. 건축 설계든 다른 디자인이든, 인간은 항상 공간을 어떻게 사고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공간지능 AI 도구는 인간이 훨씬 잘 설계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특히 중요하게 보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로봇과 구현된 AI(Embodied AI)입니다. 로봇이 공간 안에서 상호작용하고 추론하는 것을 훈련하는 데 공간지능이 활용됩니다. 헬스케어,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돕는 응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늘 아이가 그냥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아이, 만들기 좋아하는 아이로 보이는 것들이 이 기술과 만날 때 어떤 가능성으로 열릴지 저는 아직 다 상상할 수 없습니다. 언어 AI가 텍스트 세계를 바꿨다면, 공간지능 AI는 물리 세계와 AI가 만나는 방식을 바꾸게 될 겁니다.
Q. AI가 번역은 잘하고 사진도 만드는데, F=ma 같은 법칙은 왜 못 만드나요? 이 차이가 교육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것은 부분적으로 인간 지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린 질문입니다.
오늘날 AI는 수십 가지 언어를 번역합니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해야 한 자릿수 언어를 구사하지만, AI는 훨씬 많은 언어를 번역할 수 있어요. 그 의미에서 번역에 있어서는 AI가 이미 인간을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세상을 이해하고 지식화하고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방식이 있는데, 그 중 일부는 아직 잘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통계적으로 AI의 영상 모델은 이미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별의 움직임이나 자연의 움직임 같은 관찰들을 보고 거기서 'F=ma'라는 방정식을 이끌어낸 AI는 아직 없습니다. 그것은 인간 지능의 놀라운 능력인데, AI가 거기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지 저도 아직 모릅니다.
감정, 사회성, 공감 같은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수준의 인공초지능이 지평선 너머에 보인다는 신호는 지금 시점에서는 없습니다.
Q. "100년 동안 교육이 안 바뀌었다"는 말을 들으면 뜨끔하면서도 막막합니다. 지금 교육에서 뭐가 가장 먼저 달라져야 할까요?
저는 AI 시대에 교육에 가장 큰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인류가 교육의 틀을 업데이트할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00년 동안 교육의 틀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대부분 외워야 할 지식들을 받고, 그걸 기억하는지 시험으로 평가받고, 그 결과로 다음 단계로 올라갑니다. 이 방식이 100년째 그대로입니다.
이제 우리 손가락 끝에 강력한 AI가 있고 엄청난 양의 지식을 제공해줍니다. 그렇다면 교육 시스템을 어떻게 업데이트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단지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배울지를 배우는 것. 창의성을 배우는 것. 도구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 앞으로의 일에 대비해 배우는 것. 교사에게도 학생에게도 양쪽 모두에 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봅니다.
Q. "코딩 학원 보내야 하나요?", "이공계로 가야 살아남나요?" 이 질문, 정말 많은 부모들이 합니다. 어떻게 답하시겠어요?
저는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컴퓨터공학이나 공학 학위가 없으면 AI에서 뒤처지는 건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술가, 음악가, 의사, 교사, 변호사, 운동선수, 수학자, 컴퓨터과학자, 엔지니어, 기업가. 누구나 AI에 참여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어요. 첫째는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생산성을 높이고 삶을 더 낫게 만들어주는 AI 도구들이 많습니다. 세상 어느 나라 시민이든 이 도구들을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는 자기 일에 AI를 활용해서 더 생산적으로 되는 겁니다. 그것이 미래가 향하는 방향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입니다. 셋째는 시민으로서 AI 거버넌스에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AI가 모든 사람에게 이롭게 사용되도록 만드는 과정에서 그 목소리는 중요합니다. 예술가든 변호사든 의사든요.
AI를 만드는 사람만 살아남는 게 아닙니다. AI를 잘 쓰는 사람, AI가 제대로 쓰이는지 감시하는 시민, 자기 분야에서 AI를 적용하는 사람. 이 모두가 이 시대의 플레이어입니다. 모든 사람이 AI에서 역할이 있고, 모든 사람이 AI에 대한 책임도 있습니다.

Q. 직업이 계속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르치는 일은 왜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시나요?
직업의 역사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100년 조금 전, 인류의 80% 이상이 농부였습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10% 미만이 농부입니다. 직업이 엄청나게 이동했어요. 사라진 직업도 있고 진화한 직업도 있지만, 동시에 훨씬 많은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났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좋은 예입니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이 직업은 없었습니다. 지금은 가장 좋은 직업 중 하나죠. 물론 AI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도 바꾸고 있습니다. 직업은 이동하고 어떤 직업은 줄어들고 어떤 직업은 진화하고 어떤 새 직업이 나타날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가르치는 일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요.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입니다. 어린 인간은 어른 인간에게서 배워야 하고, 우리는 평생에 걸쳐 배움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 근본적인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배울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생겼고 가르치는 새로운 방식이 생겼을 뿐, 가르치는 일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가르치는 일이 바뀌는 만큼, 부모의 역할도 바뀝니다. 지식을 전달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어떻게 배울지 함께 생각해주는 사람으로요. 그리고 그건 전문가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Q. AI가 두렵습니다. 뉴스만 봐도 불안하고, 아이 미래 생각하면 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의 정체가 뭘까요?
우리 사회에 AI에 대한 불안이 많습니다. 그 불안 상당 부분은 AI가 너무 새롭기 때문에 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AI가 무엇인지 제대로 소통받거나 교육받지 못했어요. 그 상태에서 AI가 일자리에 영향을 주고, 교육에 영향을 주고, 사회적 행동에 도전하고, 민주적 과정에도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들어오니 불안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기관과 정부의 중요한 책임 중 하나가 효과적인 AI 공공 교육과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AI가 무엇인지를 빠르게 교육하고 소통하는 데 투자해야 합니다.
건강한 AI 생태계는 강력한 대형 기업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업가들, 연구소, 비영리기관, 이 모두가 함께 AI를 혁신하고 소통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불안은 대부분 모르는 것에서 옵니다. AI가 두렵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AI를 한 번 써보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너는 AI 어디에 써봤어?" 그 대화 하나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꿉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로서 어떤 태도가 필요할까요?
저는 인류가 AI를 만든 이 순간에 살아 있다는 게 정말 흥미로운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전하고 싶은 건 이겁니다. 모든 사람이 AI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AI는 도구입니다. 매우 강력한 도구예요. 인류는 문명이 시작된 이래로 도구를 만들어왔습니다. 불, 돌도끼, 칼 같은 도구들이 우리를 많이 도와줬지만 동시에 양날의 검이기도 했습니다. 의도적으로도, 의도치 않게도 우리를 해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강력한 도구를 개발할수록, 인간의 웰빙과 선의를 이 기술의 개발과 적용의 중심에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제가 말하는 인간 중심 AI입니다.
AI를 사용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일에 AI를 적용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AI가 올바르게 쓰이는지 목소리를 내는 시민으로. 누구나 이 시대에 충분히 참여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역할이 있고, 모든 사람이 책임이 있습니다.

배운 점을 요약합니다
- AI는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보여주지만 F=ma는 못 만든다. 현상을 재현하는 것과 법칙을 이끌어내는 것은 다르다. 관찰하고 질문하고 연결하는 힘이 AI가 아직 못 하는 일이고, 지금 아이에게 길러줘야 할 것이다. 오늘부터 "왜 이렇게 생각했어?"를 한 번 더 묻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 100년 동안 안 바뀐 교육이 지금 바뀔 기회를 맞았다. AI가 지식을 대신 저장해주는 세상에서 아이에게 필요한 건 외우는 능력이 아니라 배우는 방법이다. 시험 점수 이전에 "이걸 어떻게 알았어?"를 먼저 묻는 어른이 이 시대의 교육을 바꾼다.
- 코딩 전공자만 살아남는 게 아니다. AI를 쓰는 사람, 자기 일에 AI를 적용하는 사람, AI가 올바르게 쓰이는지 목소리를 내는 시민. 이 모두가 이 시대의 플레이어다. 아이 앞에서 부모가 먼저 AI 도구를 꺼내 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준비다.
- 불안의 크기는 모르는 것의 크기다. AI가 두렵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한 번 써보는 것이다. 아이에게 "너는 AI 어디에 써봤어?"라고 물어보는 것. 그 대화 하나가 우리 가정의 첫 번째 AI 교육이 될 수 있다.
H.E.L.P 두번째 가족봉사 후기
H.E.L.P
Heartwarming Experience & Learning Project
가족봉사와 러닝저니로 AI시대 미래교육을 실천하는 커뮤니티


2026년 4월 11일 토요일 오후 여의도 한강공원.
뜻깊은 날이었어요.
헬프 가족봉사 2회차 지난달 감기로 함께 못했던 아이가 오늘 처음 함께 했어요.
제 아이들 잘 키워보자고 시작한 AI시대 교육 고민이
AI교육 뉴스레터,
초록지붕 하브루타 살롱,
그리고 H.E.L.P 커뮤니티로 확장되었어요.
처음엔 낯설어서 뒤에만 있더니 줍깅도 열심히 하고 동생들이랑 놀이도 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다음엔 언제야?" 이 한마디에 날아갈 것 같았네요.💚
우리 가족의 레거시 만들기 이제 시작합니다.

5월 둘째 주 토요일, H.E.L.P의 가족봉사는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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