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앤츠랩 한 켠에선 늘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에 주목합니다. 기존 완성차 제조업에 전기차∙자율주행∙차량공유∙센서∙커넥티비티(인포테인먼트)∙보안(카메라 등)까지 산업의 규모와 성장성∙기술력∙일자리 측면에서 타 산업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만 해도 GM이 연비 효율을 높여주는 ‘능동형 연료관리 시스템(active fuel management
system)’을 뺀 픽업트럭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때문인데요. 일견 ‘반도체가 갑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최근 폭스바겐이 배터리 자체생산 계획을 발표해 LG화학 등의 주가가 급락한 걸 보면 결국 모빌리티 산업 중심으로 세상이 움직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볼보가 최근 온라인으로만, 정가(fixed price)로만, 차를 팔 계획을 발표하자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의 딜러 연합회가 ‘위법한 조치’라는 서한을 볼보 측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기아가 올 여름 출시 예정인 전기차 EV6 판매에 온라인 예약을 도입하려고 하자 노조가 반발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자동차 산업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는 아마존의 딜리버리 시스템에도 차 산업의 여파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요즘 리비안(Rivian) 전기트럭을 활용한 ‘시범 배송’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 내연기관 트럭에 비해 정비∙기름값이 안 들어가서 수십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국내 업체 가운데 자동차 산업 대전환의 중심에 서 있는 현대모비스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전기차 우등생'이라는데 주가는 '한숨'...현대모비스
· 올해가 전기차 원년, 앞으로 좋아질 일만
· 신차 출시와 해외 판매 회복, 올해 영업익 46% 증가 예상
· 지배구조 개편 정점에 있지만, 주가는 횡보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미래 전략의 핵심이 되는 회사 입니다. 자율주행∙전기차∙인포테인먼트∙제동∙조향∙램프∙안전 관련 장치와 부품을 만듭니다. (엔진은 안 만듭니다. 그건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차그룹(현대∙기아∙제네시스)은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5에 이어 올해 5종의 전기차 모델을 더 내놓을 계획인데요.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라는 고유의 전기차 플랫폼을 갖고 있습니다.
자체 전기차 플랫폼이 있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기존의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서 엔진과 연료탱크 등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배터리와 모터를 넣은 것인데요. E-GMP 같은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하면 효율적인 실내 공간을 만들 수 있고, 모듈화를 통해 대량 생산도 수월합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폭스바겐∙GM∙도요타 정도만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갖고 있는 상황인데요. 포드는 폭스바겐 플랫폼에, 혼다는 GM 플랫폼에 묻어갈 정도로 전기차 플랫폼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데 긴요하게 작용합니다.
현대차그룹은 E-GMP를 활용해 2025년까지 23개종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10% 정도를 먹겠다는 구상인데요. 그렇게 되면 모터∙인버터∙통합충전시스템 등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 전동화 부문은 가파르게 성장할 걸로 보입니다. 올해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생산 원년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흔히 자율주행이라고 하면 운전자가 아무 것도 안해도 차가 움직이는 것만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충돌 위험에 봉착했을 때 작동하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차선 유지 기능, 앞차와의 간격을 알아서 유지해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다 자율주행 기능입니다. 아직 이런 기능들이 현대모비스 실적에 기여하는 부분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큰 포텐셜이 느껴집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적인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옛 델파이에서 분사)와 50:50으로 로보택시 합작법인 모셔널(현대모비스 지분 10%)도 만들었습니다. 지금 네바다주에서 운전기사 없는 콜택시가 시범 운행 중인데, 이게 성공하면 (목표는 2023년) 현대모비스 매출도 늘고 주가도 올라갈 것 같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작년에 그룹 내 교통정리를 통해 현대오트론의 차량용 반도체 부문도 인수했습니다. 걸어다니는 ‘로봇개’로 유명한 로보틱스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현대모비스 지분 20%)에도 참여했습니다. 로보틱스 기술은 자율주행 뿐 아니라 배송∙스마트팩토리∙재활의료 등에도 활용돼 현대모비스의 기술 영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해가 전기차 생산 원년이긴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당연히 내연기관차도 계속 생산합니다. 신차 출시가 잇따르고 코로나 백신 보급으로 닫았던 해외공장이 풀가동에 들어가면서 현대모비스의 매출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엔 내수에 많이 의존했습니다.) 증권가에선 현대모비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46% 증가한 2조68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 이외에 스텔란티스(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미쓰비시∙스바루∙마쓰다 등 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 있어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총수 일가가 3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에서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로 변경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23.29%)을 낮춰야 하는 등 올해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8년에 시도했다 무산됐습니다.)
가장 유력한 지배구조 개편안은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모듈∙A/S사업부문으로 나눠,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현대모비스 모듈∙A/S사업부문 지분을, 기아차가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과 교환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게 되고, 순환출자∙일감몰아주기 논란도 해소하게 됩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정점에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현대모비스가 잘 돼야 원활히 이뤄질 수가 있습니다.
다만 현대모비스 주가는 올초 급등했다 ‘애플카’ 결렬 등의 여파, 기타 가시적인 호재 부족으로 횡보하는 중입니다. 사실 전기차는 올해부터 꾸준히 늘어나겠지만, 자율주행 기술만 해도 언제 주가상승으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앤츠랩 독자 여러분들께서 장기투자 쪽으로 마음을 다잡으셨다 해도 지난 10년간 현대모비스 주가 추이를 보시면 한숨이 나올 것입니다. 그래도 장기투자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현대모비스는 호재는 분명하나 시총 12위로 상당히 엉덩이가 무거운 종목이므로, 언제 오를지 모르지만 꾸준히 매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언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오른다!
'0'이냐 '3000달러'냐...테슬라를 둘러싼 '예언'들
최근 중국 정부가 기밀 유출 우려가 있다며 군(軍)과 관(官)에 테슬라를 타지 말라고 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뜨악한 일론 머스크는 “중국 아니라 어디서도 테슬라가 차량으로 스파이 활동을 했다면 테슬라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서둘러 논란을 진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중국 정부의 수순을 ‘예언’했던 애널리스트가 있어 화제입니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작년 10월 “2030년엔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이 ‘제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기업 화웨이 등을 통한 기밀 유출이 우려된다며 중국 기업이 5G사업 등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는데요. 조나스 연구원은 같은 논리로 자율주행 센서와 카메라 등을 장착한 테슬라가 중국 땅을 누비는 걸 중국 측이 결코 허용하지 않을 거라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근거를 댔습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고, 테슬라는 작년에 오픈한 상하이 공장을 기반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의 21%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브랜드 입니다. 또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2022년까지 이어가기로 하면서 판매량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왔습니다. 그런데 10년 안에 테슬라가 중국에서 사라질 거라는 얘기를 작년 10월에 했으니, 다들 웃어 넘길 수 밖에요.
그는 “중국산 자율주행차가 10년 내 보스턴 거리를 누비는 걸 상상할 수 있나.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테슬라가 중국 전기차 업체 지분은 가질 수도 있겠다”고 사족을 달면서도 “이마저도 복잡한 미중관계를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2030년에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이 얼마나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by.앤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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