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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1인 기록관 체제 극복 방안을 논의하자

1인 기록관 체제, 논의가 없으면 먼 미래에도 극복하지 못한다.

2024.05.06 | 조회 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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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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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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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인 기록관은 우리 공공기록관리의 모든 문제를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산활용 단계의 기록관리뿐만 아니라 보존활용 단계의 문제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의 논의가 중단되었다. 문제 해결이 난망하다고 논의마저 없다는 것은 문제다. 우리 업계의 공공기록관리 논의가 언제부터인가 멈췄다.

1인 기록관 문제는 우리 공공기록관리 체계를 다시 설정하자는 논의에 이를 수도 있다. 작지만 큰 문제인 우리 업계의 전문가 재생산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 우리 기록관리 전문가 집단은 동맥경화에 걸린 것처럼 탄력성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

이 짧은 글은 논의를 해보자는 제안이다. 공중전 얘기이다. 구체적인 조직과 개인의 현실을 담기도 어렵거니와 이 문제는 사실 큰 틀에서 논의할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록관 주요 업무 처리 절차(국가기록원 홈페이지)
기록관 주요 업무 처리 절차(국가기록원 홈페이지)

2.

그동안 제도적 대안 마련을 시도하거나 기능과 역할의 변화를 주장하는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가기록원은 2019년 기록관리 전문인력을 기록물 보유량이 3만권 또는 처리과 수가 25개씩 증가할 때마다 추가로 배치하고, 이 기록관리 전문인력을 4분의 1 이상을 기록물관리전문요원으로 배치하도록 하는 <<공공기록물법시행령안>>을 마련했다. 이 안은 국공립 공공도서관 등에는 공공도서관당 인구수나 도서관 면적에 따라 사서를 배치하도록 정한 <<도서관법 시행령>> 별표5<사서의 배치기준>을 참고한 것이다. 그러나 처리과와 기록물의 수량에 따라 전문요원을 더 배치하도록 하는 안은 법령개정 심사 과정에서 인사 운영의 탄력성을 저해한다는 인사혁신처의 반대를 넘지 못하고 실패했다. 이제 처리과와 기록물 보유 수량에 따른 기록물관리전문요원 배치는 불가능해졌다.

기능과 역할의 변화를 주장하는 논리는 기록관이 공공기관의 records management를 제대로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록관리 프로세스를 기록의 생산단계까지 확대하고, 누락 없는 기록의 생산·등록 관리를 위한 기록화 전략의 마련하며, 업무 과정 기록의 등록·관리에 대한 모니터링 및 조치의 제도화 등을 들고 있다. 또 데이터형 전자기록으로 관리대상을 확대하고, 기관의 고유 및 핵심 업무와 관련한 기록을 망라하는 관리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록화전략의 수립과 시행, 기록생산시스템의 전면적 통제와 같은 방안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느냐는 것이 문제다. 현장의 많은 전문요원들이 이런 일을 하고 싶어도 물리적인 여러 조건으로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3.

방법은 없는 것일까? 시간을 보내면 먼 훗날 해결되어 있을까? 그럴 리가 없다. 해결하지 않으면 공공기록관리 생태계는 형해화(形骸化)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 짧고 긴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유명무실해지는 공공기록관리를 막을 수 있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기록관이 공공기관의 records management를 제대로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 말고는 없는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기록화전략과 생산시스템의 전면적 통제라는 방안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어야 한다. 그 길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기록원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기록관에 대한 실제적/구체적 지원을 못하고 있는 문제가 아니다. 표준교육컨설팅이 연계된 선순환형 지원체계를 구축하자는 당연한 얘기도 답에는 미치지 못한다. 현장 소통형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1인 기록관 체제를 극복하는 것과는 다른 결이다.

이관과 보존 중심의 기록관리를 생산과 서비스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획일적 관리가 되어버린 표준화 정책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각기관별 특성에 맞는 기록관리가 이루어지도록 생산과 서비스 중심으로 방점을 바꾸지 않으면 해결의 실마리도 잡을 수 없다.

생산과 서비스 중심으로 바꾸는 문제는 이성적으로는 항상 생각해 왔다. 마음처럼 몸이 안가는 것은 국가기록원의 관리편의주의(언젠가 이것에 대해서도 정리해 보겠다)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국가기록원은 아예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들게 한다.

최근(202312) 발표한 <<국가 기록관리 고도화 전략>>에서 실시간 이관을 지원할 수 있는 등록·분류·편철 방식 요구 증대하고, “변화된 기록물관리기관 간 기능 및 역할 정립 및 기록관리시스템 등 새로운 정의 부여 필요해서 기록관리 3단계(처리과-기록관-영구기록물관리기관)의 기능 및 역할 재조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것이 1인 기록관 체제 극복하는 전략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록원은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4.

이 문제는 우리 공공기록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장기적으로라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현행 법령의 기록관은 영구기록물관리기관에 중요기록을 이관하는 역할에 방점이 있다. 기록의 생산관리를 하도록 정해져 있으나 그것도 이관을 위한 부속 업무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체계의 문제가 변화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국가기록원의 역할이 크다. 그러나 획기적인 전환점이 없는 한 국가기록원이 문제 해결에 나설 것 같지 않다. 그러니 국가기록원 밖에서라도 논의를 확산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 업계는 너무 말이 없다. 이러면 진짜 긴 겨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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