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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를 소망하는 기록 이야기

‘아카이브 기반의 아카이브 콘텐츠’가 풍성해지길 바라며

2025.08.20 | 조회 5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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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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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사회

기록에 대한 모든 이야기

오늘은 개인적인 ‘소소한 발견’ 이야기를 가볍게(진중한 얘기를 못해ㅅ...^^) 해보려 합니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환경 탓인지 공공보다는 민간, 그러니까 일반 시민 혹은 모임의 다채로운 기록활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예민한 시선과 재치를 장착하고, 기발하고 성실하게 기록활동을 하고 있는 시민들을 만나면 동공이 커지고 마음에는 기분 좋은 감동이 일렁입니다. 그러다 가끔 미간을 모으고 집중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 문득 차이를 알아챘습니다. 그 중심에 ‘아카이브’가 있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대개의 기록활동은 관심 영역부터 기록 방법까지 개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실천의 연속, 취향과 관심의 축적 과정입니다. 35년간 과자봉지 6 장을 모은 수집가부터 이제 진짜 찾기가 쉽지 않은 사라져가는 목욕탕을 사진과 글로 정성스럽게 남긴 사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고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서울의 길거리 의자 350 개를 아카이빙해 펴낸 , 다방의 매혹과 아름다움에 빠져 전국의 다방을 탐방해온 이야기어디 이뿐일까요. 접하자마자 홀딱 반한찐기록가 사례를 꼽아보라면 신나게 A4 여러 장을 채울 있습니다.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와 '콘텐츠플러스'

그러다 약간 다른 결의 활동을 ‘감각’한 것은 지난 4월 초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와 협업하는 ‘콘텐츠플러스’ 분들을 만나면서입니다. 서울시가 신중년의 인생재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재정을 출연해 만든 50플러스재단에서 진행된 2021년 기록 전문 교육 과정을 마친 분들이 아카이브지원단을 구성해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 봉사활동을 시작합니다. 콘텐츠플러스는 이 아카이브지원단을 모태로 하는데, 봉사활동이라지만 실제 활동 내용을 접하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콘텐츠플러스는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의 사진과 문서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매달 주제를 정해 ‘월간 문익환’이라는 이름의 8면 타블로이드 신문과 웹진을 발행해 오고 있는데, 활동 기간은 벌써 3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2025년 8월로 통권 30호를 발행했으니 주제는 다양합니다. ‘시인 문익환’부터 ‘늦봄과 민주주의’, ‘통일꾼 늦봄’, ‘늦봄과 청년’ 같이 문익환 목사의 생애 기록에서 뽑아낸 키워드가 주제로 선정되고, 아내이자 동지였던 박용길 장로, 동생 문동환 목사 등 가족도 여러 주제로 담겼습니다.

이처럼 콘텐츠플러스의 활동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은늦봄 문익환 아카이브’,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콘텐츠 기획과 생산입니다. 그동안 개인과 집단의 아카이브 활동이 다양한 관심사 스펙트럼으로 펼쳐져 왔다면 콘텐츠플러스의 활동의 중심과 기반은늦봄 문익환 아카이브기록이었으니까요. 특정 지역에서 이뤄지는 마을기록활동과도 달랐고, 구축하는 의미와 별개로 아카이브가 만들어지면 리뉴얼 작업이 있기 전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을 아니라 일시적이거나 일회적인 이용에 그치는 경우(물론 제한적인 개인의 경험을 전제로...)와도 확연히 다른 사례였습니다. 

https://www.archivecenter.net/tongilhouse/archive/CollectionGroupView.do?con_group_id=197
https://www.archivecenter.net/tongilhouse/archive/CollectionGroupView.do?con_group_id=197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에서 만날 있는월간 문익환목록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

 

아카이브야말로 K-콘텐츠의 보고 아닐까

콘텐츠플러스 분들에게 색다른 교육이나 지원이 뒷받침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교육 강사가 기록전문가였고, 당시늦봄 문익환 아카이브관계자였지만 수강생은 모두 다양한 이력에, 기록 활동은 완전 낯선 분들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새로 접한 세계에 흥미를 느껴 모임이 구성되어도 해를 넘긴 이후까지 활동이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더욱이 완성도 높은 콘텐츠와 함께 기획부터 원고와 사진 마감을 관리하고 편집 디자인을 거쳐 인쇄까지 마쳐야 끝이 나는월간 문익환 호도 거르지 않고 발행해온 것은 자체로 대단한 결과입니다.

기록 중요한 목적 하나가 활용과 서비스라고 하면서도 고여 있는 듯한 기록 현실에 아쉬움을 느끼던 제게는, 아카이브 기반의 아카이브 활동이 지속가능하구나!’ 하는 보물 같은 발견이었습니다. 수많은 아카이브에유사 콘텐츠플러스활동이 이뤄진다면 얼마나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질까! 얼마나 신박한 콘텐츠가 등장할까! 이것이야말로 K-콘텐츠의 보고이자 경쟁력이 아닌가! 이런저런 상상이 뽐뿌질을 해댔습니다. 

 

첨부 이미지

변영욱 사진기자가청계천 사진관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하는백년사진콘텐츠들동아일보

 

'백년사진' 콘텐츠에서 감히 해보는 '케데헌' 상상

진정하고 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 또 하나의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콘텐츠에 확 쏠려서 살펴봤더니 출처이자 생산기관이 동아일보였습니다. 사실 언론사, 특히 ‘레거시 미디어’에 속하는 신문사와 방송사는 거대한 아카이브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거의 사회 전 분야를 아우르는 언론사의 콘텐츠는 다큐, 예능 같은 자체 프로그램부터 학술 연구와 논문에 주요 ‘레퍼런스’로 활용됩니다. 요즘은 별도의 ‘주제 콜렉션’ 형태와 비슷한 인터렉티브 콘텐츠 생산도 활발합니다.

그 중에 포착된 사례는 동아일보에서 20년 넘게 일하면서 청와대 출입까지 한 베테랑 사진기자인 변영욱 기자가 <청계천 옆 사진관>을 제목으로 일주일마다 연재하고 있는 ‘백년사진’ 이야기입니다. 주제로는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를 담은 콘텐츠의 빈도가 높고, 이외 홍수와 수해, 여름방학, 귀성길, 복날, 크리스마스 같은 ‘절기’스러운 콘텐츠부터 웅변대회나 빨래터, 손글씨 연하장, 전화교환수처럼 지금은 거의 사라진 문화 아이템, 그리고 궁궐과 법정, 창경원과 정신병원, 익선동 등 공간의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줄을 잇습니다. 범죄자의 얼굴 가리기처럼 요즘 법제와 법감정 간의 간극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신선했습니다. 8월 20일 현재 ‘백년사진 No.126’까지 발행됐으니 시작은 거의 3년 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콘텐츠플러스’와 활동 시기도 비슷하네요. 

사실 1920년 창간,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동아일보이니 콘텐츠가 오죽 많겠습니까. 하지만 그 수많은 기록 중에 특정 주제를 뽑아 종횡으로 엮고 새로 버무려 흥미로운 콘텐츠를 다시 생산해내는 작업이 만만하지는 않을 겁니다. 기획력과 의지와 함께 기록을 활용하는 안목까지 동반되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과장하면 콘텐츠플러스와 변영욱 기자의청계천 사진관사례를 보면서 보다 풍성한 아카이브의 미래를 그립니다. 아카이브를 알차게 활용하는 이런 사례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특히나 '싱어롱' 버스에 영회관까지 등장하는 등 메가히트를 치고 있는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매력적인 서사와 상징 도구들을 보며 그 재료들을 잔뜩 품고 있는 아카이브가 호기심 많고 눈밝은 이들의 눈에 자주 띄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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