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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마지막 주, 깊이 있는 에듀테크 인사이트를 전해드리는 스페셜 레터가 찾아왔습니다.
오늘의 스페셜 레터는 러닝스파크 CRO 윤성혜 이사님께서 보내주셨는데요.
AI 시대의 교육과, 일상적으로 AI를 사용하며 느낄 수 있는 지점에 대해 공감가는 인사이트가 많았어요.
Bett 2026에서 발견한 특별한 인사이트, 여러분도 자신의 생각과 융합해 가며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2월, 스페셜 레터에서 들려드릴 이야기
안녕하세요. 러닝스파크 CRO (Chief Research Officer) 윤성혜입니다.
이번 스페셜 레터는 Bett 2026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1985년부터 4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에듀테크 박람회 Bett. 올해는 "Learning without limits"라는 슬로건 아래 1월 21일부터 23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됐습니다.
저는 올해 네 번째로 Bett에 참석해, 다양한 부스와 아젠다 세션들을 돌아보며 에듀테크 생태계 관점으로 현장을 관찰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AI가 교육 현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지, 동시에 우리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질문은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살펴봤어요.
Bett 2026에서 영감 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그리고 최근의 연구 논문과 교육 현장의 다양한 사례들을 함께 검토하며 제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AI가 보여준 것'과 'AI가 보여주지 않은 것'이라는 두 개의 렌즈로 다섯 가지 영역을 나눠 이야기해 볼게요.
Bett에서 직접적으로 다뤄진 부분도 있지만, AskEdTech에서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글로벌 동향을 아우른다는 점, 다시 한 번 말씀 드리며, 시작해 볼게요.
1. ✏️ 개인화 학습 가능성: 기술이 약속한 것과 현실 사이의 간극
✅ AI가 보여준 것
Bett 2026에서도 여전히 개인화 학습을 약속하는 AI 코스웨어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학생의 지식 수준, 도움이 필요한 부분, 관심 분야에 맞춰 콘텐츠를 개인화하는 AI 도우미. SchoolAI의 Spaces 같은 도구는 각 학생에게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었죠. 이미 몇 년간 우리가 봐온 익숙한 방향입니다.
이런 도구의 배경에는 1984년 벤자민 블룸의 유명한 '2 시그마 문제'가 있습니다(Bloom, 1984). 1:1 튜터링을 받은 학생이 일반 교실에서 배운 학생보다 2 표준편차만큼 성적이 더 좋았다는 연구 결과. 이 논문은 에듀테크 업계에 '확장 가능한 개인화 교육'이라는 성배의 증거가 되어 왔어요(Hendrick, 2025).
실제로 여러 연구가 그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칸 아카데미 .26SD(표준편차), DreamBox .20SD, i-Ready .22SD, IXL .14SD. 모두 권장대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학생에게서 측정된 효과크기입니다(Holt, 2024).
❗AI가 보여주지 않은 것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게요. 학교나 학교 밖에서, 에듀테크 도구가 권장하는 학습량만큼 꾸준히 사용하는 학생은 얼마나 될까요?
'5% Problem'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에듀테크가 효과를 발휘하는 데 필요한 만큼을 실제로 사용하는 학생은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칸 아카데미의 경우 권장대로 학습한 학생은 4.7%에 불과했어요(Holt, 2024).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학습 동기가 높은 학생이 프로그램을 더 많이 사용하고, 어떤 학생은 집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학생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프로그램 자체가 의도치 않게 높은 성취도의 학생에게 더 잘 맞게 설계되었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에듀테크를 활용한 학습, ‘충분히’ 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충분히’ 학습하는 학생은 많지 않습니다. 이 대목에서 미국 학생의 50%가 'passenger mode(수동 모드)'라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Rivero, 2026). 주도성이 낮고 참여도가 저조한 상태로, 최소한의 활동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상태라는 거죠.
AI는 이 문제를 해결해줄까요? AI로 인해 기존 에듀테크보다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훨씬 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지만, ‘스스로 학습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더 손쉽게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AI에게 답을 맡겨버리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제 질문은...
이 모든 것을 보며 제 머릿속에 남은 질문은 이겁니다. 우리는 이미 무한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AI는 수많은 정보를 각자의 속도에 맞게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정보에의 접근성은 이미 무한하고, 누구나 학습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인간 학습자는 AI가 제공하는 무한한 학습 기회를 정말로 누릴 수 있을까요?
2. 🧑🏫 교사의 교수 지원: 효율과 전문성 사이
✅ AI가 보여준 것
최근 몇 년간 Microsoft, Google 등 주요 플랫폼은 교사의 수업 준비 부담을 덜어주는 AI 기능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Microsoft의 Teach Module은 기존 자료와 표준에 기반한 커리큘럼 계획, 교수 자료, 학생용 콘텐츠, 학습 활동을 생성해줍니다. Forms를 활용한 퀴즈는 과목, 학년, 언어, 관련 표준, 문항 수, 소요 시간만 입력하면 생성되고 수정도 가능해요. 개인이나 학급 요구에 맞춰 텍스트의 읽기 수준을 조정하는 기능도 있습니다(Microsoft, 2026).
Google의 Gemini는 수업 계획 생성, 평가 생성 및 차별화, 수업 자료 생성 및 차별화, 기타 교육 관련 행정 업무 지원 등 100가지가 넘는 K-12 교육 활용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Google, 2025).
특히 이번 Bett에는 AI 기반 평가/피드백 솔루션이 참 많이 눈에 띄었어요. 대표적으로 Olex.AI는 학생 과제를 국가 교육과정 표준에 기반하여 평가하고 피드백하는 AI 도구로, 디지털 및 손글씨 OCR까지 지원합니다. Olex.AI는 3년 연속 Bett Awards를 수상했고요. 이번에 영국 교육부 쓰기 프레임워크를 반영한 DfE Writing Framework PowerPack을 출시했습니다. 페다고지 구현, 구체적 피드백 제공, 학생-학급-학교 단위 진행 상황 추적을 위한 대시보드까지 갖춘 올인원 솔루션입니다.
❗AI가 보여주지 않은 것
하지만 이 편리함 뒤에 우리가 놓치는 건 없을까요? 한 발짝 물러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Anthropic의 조사에 따르면, 교수들에게 대학에서 AI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질문했을 때 AI가 채점에 가장 효과적이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Claude.ai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응답과는 다른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고등교육 교수의 AI 사용 중 커리큘럼 개발이 57%, 학술 연구가 13%, 학생 성과 평가가 7% 순으로, 평가가 3위에 랭크가 되었습니다. 또 채점 관련 대화의 48.9%가 증강이 아닌 자동화에 치중되어 있어, 이미 어느 정도는 위임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모순적인 결과죠(Anthropic, 2025).
이는 신뢰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학생들은 교수들의 AI 과의존을 비판하며, ChatGPT의 흔적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한 학생은 에세이 피드백에서 교수가 ChatGPT에게 채점을 요청한 기록을 발견하고, 교수가 전혀 자신의 에세이를 읽지 않았다고 판단,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Hill, 2025).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전문성의 약화입니다. Ahmed(2026)는 가르치는 일에 있어서 핵심적인 인지 부하가 교사에서 알고리즘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지적합니다. 교사들은 AI 도구가 효율적이었지만, AI 시스템이 이를 처리할수록 해당 과정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고 보고했어요. 단순한 업무 경감이 아니라, 교사가 판단력을 연마하고 전문성을 쌓는 정신적 노력이 점차 대체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대시보드, 성과지표, AI 생성 추론은 객관적이어 보였고, 교사들은 자신의 의견과 다를 때 알고리즘보다 자신을 의심했습니다. AI가 교사의 주도성을 직접 없애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판단을 따르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요? 몇 가지 의미 있는 시도가 있습니다.
Brisk Teaching의 창업자 Arman Jaffer는 의도적으로 마찰을 도입한 설계를 이야기합니다(Leanlab Education, 2024). Brisk의 '타깃 피드백' 기능은 구글 문서 과제에 바로 초기 피드백을 생성해주는데, 버튼만 누르면 학생에게 바로 공유되게 할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초안 모드로 남겨뒀습니다. 교사가 반드시 검토하고 편집한 후에 학생과 공유하도록 한 것입니다. "에듀테크에서 마찰을 줄이는 건 활용도를 높이는 핵심이지만, 장기적으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부분에는 의도적으로 마찰을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라는 것이 Arman Jaffer의 생각입니다.
카네기멜론 대학 연구진과 Microsoft의 공동 연구는 생성AI가 지식노동자의 비판적 사고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AI 도구 설계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한 바 있습니다(Lee et al., 2025). 사용자의 스킬과 AI에 대한 신뢰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지식노동자가 자신의 스킬을 개발하고 AI와 균형 잡힌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거죠.
Microsoft Research 팀이 개발한 연구용 프로토타입 "Tools for Thought"는 이런 시도를 구체적인 설계로 보여줍니다(Sarkar, 2025). 사용자는 AI가 생성한 요약에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고, AI가 생성한 비판("provocation")에 대해 주석을 달 수 있어요. 자신의 생각을 먼저 구조화하면, 원본 문서에 기반해 AI가 살을 붙여 초안을 생성하는 방식입니다.
🤔 그래서, 제 질문은...
요즘 모든 분야에서 Agentic AI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Agentic AI라는 것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수-학습 과정의 어떤 부분까지 Agentic AI의 도입이 가능할까요? 인간 교수자의 전문적 '판단과 행동'을 어디까지 넘길 수 있을까요?
3. 🧒 학생의 수행 지원: 편리함과 학습 사이
✅ AI가 보여준 것
학생의 글쓰기와 과제 수행을 지원하는 AI 도구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이미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건 범용 생성AI입니다. ChatGPT, Gemini, Claude 같은 도구는 에세이 작성, 문제 풀이, 요약 등 거의 모든 과제 수행을 지원할 수 있죠. 즉각적인 답을 제공하고, 학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도 가능합니다.
‘딸깍’의 유혹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Bett 2026에서 Turnitin의 CPO Annie Chechitelli는 학생의 75% 이상이 AI 없이는 과제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12월 스페셜 레터에서도 언급했듯이, 전국 고등학생의 96.5%가 수행평가 준비에 생성AI를 사용하고 있고, 서울대 재학생의 97%가 학업에 A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자연어 처리와 ChatGPT' 과목 집단 부정행위 사건, 고등학교 수행평가에서 AI 생성 내용 붙여넣기 사건 등 하루가 멀다 하고 AI로 인한 부정행위 사건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12월 스페셜 레터에서 소개했던 MIT 연구팀의 '인지적 부채(cognitive debt)' 연구를 다시 떠올려봅니다(Kosmyna et al., 2025). ChatGPT를 사용한 학생은 뇌 활동이 가장 약했고, 자신이 쓴 글의 내용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으며, 글에 대한 오너십도 가장 낮았습니다. AI 도구의 편리함은 우리의 인지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더 높은 품질의 산출물을 얻게 되고, 그 성과 속에서 스스로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함정에 빠지게 되죠.
매끄러운 길은 학습에 있어 바람직한 길이 아닙니다. AI로 인한 de-skilling(탈숙련)을 넘어, 이제는 never-skilling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애초에 그 역량을 키울 기회조차 갖지 못한 세대의 등장 말이죠.
❗AI가 보여주지 않은 것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Bett 2026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볼 수 있었습니다. 구글과 칸아카데미가 협력해 만든 Writing Coach는 AI가 답을 대신 써주는 게 아니라, 학생이 직접 개요 작성부터 초안, 수정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도록 안내합니다. 교사는 대시보드를 통해 학생별 진행 상황, 작성 시간, 수정 이력을 확인할 수 있고, 외부 텍스트 붙여넣기 같은 표절 가능성도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Google, 2026). Turnitin도 Clarity라는 도구로 학생의 글쓰기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교사가 정한 지침 내에서 학생이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을 보면서 질문이 생깁니다. 가드레일이 있는 지원과 감시의 경계는 어디일까요? 학생의 모든 작성 시간과 수정 이력을 추적하는 것은 지원일까요, 감시일까요?

Bett 2026에서 Amelia King은 AI와 함께 생각할 때 메타인지를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했습니다(King, 2026). AI에게 묻기 전에 멈추고 생각하기, 먼저 자신이 아는 것을 적어보기, AI 응답을 보고 역으로 그 응답을 생성한 프롬프트 써보기, 막혔을 때 스톱워치를 설정하고 스스로 고민한 시간 기록하기, 자신의 답변에 대한 확신 정도를 평가해 실제 이해도와 자신감의 일치 정도를 점검하기 등입니다.
우리는 교육에 있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 매끄러운 길이 아닌 울퉁불퉁한 길을 기꺼이 걸을 수 있는 힘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흥미롭게도 영국과 한국은 2026년, 같은 답을 제안했습니다. 바로 ‘독서’입니다. AI가 교육의 미래를 바꾼다는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에, 두 나라에서 꺼내든 카드가 어쩌면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라는 점이 역설적입니다.


영국 정부는 2026년을 ‘National Year of Reading(독서의 해)’으로 선포했습니다. 영국 교육부와 National Literacy Trust는 아동과 청소년의 독서 즐거움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2025년 National Literacy Trust 조사에 따르면 8-18세 중 단 32.7%만이 여가 시간에 독서를 즐긴다고 답했고, 여가 시간에 매일 책을 읽는 청소년의 비율은 200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National Literacy Trust, 2025). 이런 문제의식 끝에, "Go All In" 슬로건 아래 학교, 도서관, 가정에서 독서 문화를 재건하려는 범국가적 캠페인이 시작된 것이지요.
한국도 2026년 1월 23일 국회에서 ‘독서국가’ 선포식을 열었습니다. Bett 2026가 개최되고 있던 같은 시기에 말이지요. 국회 교육위원장인 김영호 의원은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정답을 맞히는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스포츠서울, 2026).
왜 독서일까요? 읽기는 본질적으로 느린 활동입니다. 문장을 따라가며 의미를 구성하고, 저자의 논리를 따라가며 자신의 생각과 비교하고, 막히면 다시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다시 의심하는 과정. 이 모든 것이 바로 울퉁불퉁한 길입니다. AI가 제공하는 즉각적인 답과는 다른, 느리지만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활동이죠.
🤔 그래서, 제 질문은...
이 지점에서 제가 갖게 된 질문은 이겁니다. ‘감시’ 패러다임을 넘어서, ‘바람직한 어려움’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동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4. ♿ 접근성: 기술이 낮춘 장벽과, 여전히 남은 장벽
✅ AI가 보여준 것
Bett 2026에서 Apple은 접근성 기능인 ‘손쉬운 사용’을 소개했습니다. 시각, 청각, 말하기, 운동성, 인지 영역에 걸쳐 AI 기술을 활용한 지원을 제공하는 기능입니다. 화면 읽기, 실시간 자막, 음성 제어, 시선 추적 등 다양한 보조 기술이 학습 장벽을 낮추고 있습니다.
AI 기술은 특히 특수교육 영역에서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텍스트를 음성으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은 이미 일상화되었고, 이미지 인식 기술은 시각장애 학생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애플의 '모든 학생을 위한 디자인(Designed for Every Student)' 영상을 보고 오셔도 좋아요.
❗AI가 보여주지 않은 것

Bett 2026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디지털 평가’를 주제로 한 세션을 애플이 주도했다는 것입니다. 이 세션은 Bett 전체에서 유일하게 수어 통역사가 배치된 세션이기도 했어요(매년 그렇습니다). 애플의 접근성에 대한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패널 토론에서 영국 Ofqual의 수석 규제관 Sir Ian Bauckham, WJEC의 CEO Ian Morgan, ASCL의 사무총장 Pepe Di'lasio가 GCSE(영국의 중등교육 수료 자격시험) 디지털 평가 도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애플은 접근성을 디지털 평가 도입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장애 학생에게 디지털 도구는 보조기구이자 필수재입니다. 화면 읽기, 음성 인식, 시선 추적 같은 기술은 학습 장벽을 낮추는 강력한 도구죠.
그런데 패널들은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선발로 이어지는 고부담 시험에서는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접근성 향상이라는 명분은 타당하지만, 그것만으로 고부담 시험을 디지털로 전환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디지털 시험은 이전의 테크놀로지 활용 경험이 평가에 반영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설령 디지털 평가를 도입한다 해도, 그 이전부터 축적된 기술 친숙도의 격차가 형평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우려도 있는 거죠.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영국도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지점입니다.
🤔 그래서, 제 질문은...
그래서 저는 이런 질문을 갖게 됐습니다. ‘공정성’ 담론을 어떻게 ‘형평성’ 담론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5. 🏫 교육기관 행정 자동화: 효율성과 판단의 경계
✅ AI가 보여준 것
Bett 2026에서 영국의 학교 행정 시스템(MIS,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인 Arbor의 업데이트 소식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11,500개 이상의 학교에서 사용 중인 Arbor는 교사, 직원, 관리자 역할별 대시보드를 제공하고, 학생 프로필, 실시간 데이터 피드, 학부모 포털 등을 운영합니다.
Arbor에는 이미 ‘Ask Arbor’라는 AI 비서 기능이 있습니다. 각 학교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되어 해당 학교에 특화된 질문에 답하고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2025년 사용자 9,95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원 한 명당 주당 평균 70분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해요. 학생 주요 데이터 요약, 교사 의견 종합 보고서 생성, 학교 결석 관련 음성 메시지를 텍스트로 변환해 기록하는 자동 결석 관리 시스템,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초안 생성까지 가능합니다.
이번 Bett에서 Arbor는 Workflows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입학, 보건·안전 감사, 직원 결근 등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능이에요. 예를 들어 신입생 입학 프로세스를 보면, 학부모에게 환영 이메일 발송 → 학생 정보 수집 → Arbor에 학생 레코드 생성 → Pastoral Lead에게 이메일 발송이라는 일련의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Ask Arbor가 질문에 답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생성형 AI라면, Workflows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일련의 업무 프로세스를 순차적으로 실행하고, 필요한 판단을 내리고, 행동까지 자동화합니다. Agentic AI라 부를 수 있겠죠.
❗AI가 보여주지 않은 것
교육기관의 행정 업무도 반드시 자동화되어야 하는 단순 반복 업무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행정 업무라고 해서 전부 정형화된 것도 아니고, 교수-학습이라고 해서 전부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업무는 정형화된 부분과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뒤섞여 있습니다.
🤔 그래서, 제 질문은...
결국 이 질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업무 중 ‘판단과 행동’을 AI에게 맡겨도 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 우리가 채워가야 할 것
Bett 2026에서 볼 수 있었던 신호를 비롯해 최근 교육에서의 AI는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개인화 학습, 교사 지원, 학생 수행 지원, 접근성, 행정 자동화.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들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인간 학습자는 AI가 제공하는 무한한 학습 기회를 정말로 누릴 수 있을까요? 교수-학습 과정의 어떤 부분에 Agentic AI의 도입이 가능할까요? 인간 교수자의 전문적 ‘판단과 행동’을 어디까지 넘길 수 있을까요? ‘감시’ 패러다임을 넘어서, ‘바람직한 어려움’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동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공정성’ 담론을 어떻게 ‘형평성’ 담론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업무 중 ‘판단과 행동’을 AI에게 맡겨도 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들을 정리하며 제가 마주한 건 해결되지 않은 고민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과정 자체가 그 고민의 현장이었습니다. 저는 종이에 손으로 아이디어를 적고, AI와 대화하며 초안을 다듬고, 계속 질문하고 수정하며 이 글을 만들었습니다. AI에게 “뉴스레터 써줘”라고 하면 훨씬 빠를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계속 두 가지 생각이 오락가락했습니다. ‘AI 시대에, 나 아직 너무 비효율적으로 일하는 거 아냐? 다들 딸깍으로 쉽게 하고 있는 거 아냐?’하는 생각. 동시에 ‘이 글은 내 글이고, 과정과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은 나니까 당연히 내가 전 과정을 컨트롤해야지. 이 과정이 없으면 내 역량이 de-skill될지도 몰라’라는 생각.
효율과 학습 사이, 적정선은 어디일까요? 오늘의 선과 내일의 선은 다를까요?
저는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고문헌
스포츠서울. (2026. 1. 20). AI 시대, '독서국가' 선포식 및 '독서국가 추진 위원회' 출범식. https://www.sportsseoul.com/news/read/1579704
Ahmed, I. (2026, February 6). When AI teaches, what happens to teaching? UNESCO.
Anthropic. (2025). Anthropic Education Report: How educators use Claude. https://www.anthropic.com/news/anthropic-education-report-how-educators-use-claude
Bloom, B. S. (1984). The 2 sigma problem: The search for methods of group instruction as effective as one-to-one tutoring. Educational Researcher, 13(6), 4-16.
Google. (2025). 100+ ways to use Gemini in K-12 Education. https://docs.google.com/presentation/d/1MTyP-BBusYw2rHKE_lQ2QVDA7uT7ngYaGfBy9HypQdY/edit?usp=sharing
Google. (2026). Collaborating with Khan Academy to build the best AI tools for learners. Khan Academy, Writing Coach. https://www.khanmigo.ai/writingcoach
Hendrick, C. (2025, November 8). The Algorithmic Turn: The Emerging Evidence On AI Tutoring That's Hard to Ignore. The Learning Dispatch.
Hill, K. (2025, May 14). The Professors Are Using ChatGPT, and Some Students Aren't Happy About It. The New York Times.
Holt, L. (2024, April 11). The 5 Percent Problem. Education Next.
King, A. (2026). Running on the spot: Small tweaks for metacognitive thinking with AI. Bett 2026. https://www.linkedin.com/feed/update/urn:li:activity:7421207363480629249/
Kosmyna, N., Hauptmann, E., Yong Yuan, J., Xiao-Hao, S., Beresnitzky, A. V., Braunstein, I., & Maes, P. (2025). Your Brain on ChatGPT: Accumulation of Cognitive Debt When Using an AI Assistant for Essay Writing Task. arXiv preprint arXiv:2506.08872
Leanlab Education. (2024, December 6). The Humans Behind AI: A Conversation between Entrepreneurs, Impact Investors, and Researchers. https://youtu.be/roURHgPyjZI
Lee, H.-P., Sarkar, A., Tankelevitch, L., Drosos, I., Rintel, S., Banks, R., & Wilson, N. (2025). The impact of generative AI on critical thinking: Self-reported reductions in cognitive effort and confidence effects from a survey of knowledge workers.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Microsoft. (2026). AI in the classroom: From insight to impact. Microsoft at Bett 26.
National Literacy Trust. (2025). Children and young people's reading in 2025. https://literacytrust.org.uk/research-services/research-reports/children-and-young-peoples-reading-in-2025/
Rivero, V. (2026, February 9). Rethinking Learning Acceleration in a Time of Constraint and Change. EdTech Digest.
Sarkar, A. (2025, December 29). How to Stop AI from Killing Your Critical Thinking. TED. https://youtu.be/3lPnN8omd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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