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 되는 하루를 위한 아침 루틴

미라클 모닝이 한창 유행처럼 퍼지던 때에 저도 일찍 일어나기를 목표로 잡고 애썼습니다. 그리고 몇년을 도전과 실패를 반복했죠. 그렇게 도전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다보니 어느덧 아침 일찍 눈 뜨는 것이 꽤 자연스러워졌어요. 작심삼일도 반복하면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의 산 증인인 셈입니다.

물론 아직 하루도 빼놓지 않고 5시에 일어나는 삶까지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5시~5시 30분 사이에 알람이 울리면 눈을 뜨는 것이 꽤 즐거운 일이 되었어요. 이만하면 1교시는 지각할 것이 뻔해 시간표에 넣지 않던 20대 초반의 저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당시 저는 스스로 아침형 인간이 못 된다 생각했지만, 아침형 인간으로 사는 삶을 경험해본 후에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일찍 일어나 단추를 잘 꿴 하루는 모든 것이 다른 경험을 했거든요. 기분은 물론이고, 집중력도 생산성도 판단 능력도 다릅니다.

사실, 일찍 일어나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첫 1시간 내지 2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눈 뜨자마자 시간을 확인하고 놀라 부랴부랴 고양이 세수에 옷은 아무거나 걸쳐 입고 대중교통에 몸을 실으며 시작하는 하루와 커피 한 잔 후 가벼운 운동을 하고 여유롭게 샤워를 하며 시작하는 하루는 차이가 큽니다. 하루를 성공적으로 시작하면 나의 무의식에 있는 자아에게 자신감과 안정감을 주거든요.

하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걸 번번히 실패해요😭

일이 잘 되는 하루의 아침 루틴을 소개하기에 앞서, 어떻게 일어나는 시간을 당겨야 하는지 먼저 말씀 드려볼게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 많이들 하는 첫번째 작업이 자는 시간을 당기는 거예요. 잠 드는 시간을 당기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시간도 맞춰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이죠.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어나는 시간을 당기고 빠르게 습관으로 만들려면 잠 드는 시간이 아니라 일어나는 시간을 고정시켜야 합니다.

네, 맞아요. 우리의 목표는 "일찍 일어나기"니까 일찍 일어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일찍 잠드는 것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사실 우리 몸은 항상성이 있어 자던 시간이 아니면 잠이 잘 오지 않거든요. 잠들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아 한두시간 뒤척거리다 결국 늦게 잠이 들죠. 늦게 잠을 잤으니 결과가 당연히 실패할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잠들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자는 시간을 당겨서 결과적으로 일어나는 시간을 당기려고 하는 건 실패하기 쉬워요.

생각을 바꿔서, 몇시에 잠이 들든 이 시간에 일어나야지-라고 생각해보세요. 한번에 당길지 아니면 30분씩 당길지는 본인 선택이지만, 저는 목표한 시간에 일어나는 데 도달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번에 당길 때 더 빠를 거라고 장담합니다. (어딘가 연구 결과가 있을지 궁금한데, 언젠가 발견하면 여기에 관해 글을 써볼게요.) 저는 무작정 일어나는 시간을 당기는 것으로 1주일도 되지 않아서 5시 정도에 일어나는 데 적응했어요. 물론 자는 시간이 달라지더라도 일어나는 시간을 고정하는 방법이었구요.

앞으로 5시에 일어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자는 시간은 우선 두고, 알람을 5시에 맞춰보세요. 하루 이틀은 조금 힘들겠지만, 그렇게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잠드는 시간은 따라서 조정되니 걱정마세요.

최고의 하루를 만들어주는 아침 루틴

제게 최고의 하루를 만들어주는 아침 루틴은 이렇습니다.

1. 시간 확인
2. 침대 정리
3. 체중 체크
4. 커피포트에 물 올리기
5. 양치질 하기 (평소 안 쓰는 손으로)
6. 커피/차 내리기
7. 향 피우기
8. 커피/차 마시면서 멍 때리거나 음악 듣기
9. 오늘 일정 체크
10. 오늘 목표 정리
11. 운동하기 / 강아지 산책시키기
12. 샤워
13. 외출 준비
14. 책 읽기 (30분)

1번부터 14번까지 하는 데 2시간 남짓 걸립니다. 5시에 일어나면 7시면 아침 루틴이 모두 끝나는 거죠. 출근이 9시까지라 7시에 아침 루틴이 모두 끝나도 제게는 1시간이라는 여유 시간이 더 있습니다. 이 시간은 책을 더 읽기도 하고, 쌓여있는 메세지들을 확인하며 업무 체크를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가끔은 집안일을 하기도 하구요. 아침에 이렇게나 많은 일들을 했는데 여전히 시간이 여유롭다는 것도 자신감을 주는 데 한몫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루틴 중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를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2번에 있는 침대 정리를 꼽습니다. 손쉽고 가시적인 "작은 성공"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는 장치거든요. 그 덕분에 무의식에 있는 나의 자아에게 자신감과 안정감을 전달할 수 있어요. 물론 집에 돌아왔을 때 깔끔한 침대를 보면 기분이 좋기도 하구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행위는 오늘 일정을 체크하고 목표를 정리하는 겁니다. 오늘 내가 해야할 일들이 무엇인지 머릿 속에 정리하는 작업이예요. 이걸 한 날과 하지 않은 날은 하루의 흐름이 다릅니다. 중요한 일들을 놓치지 않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 하루 중 들어오는 수많은 잡음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