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떻게 입사 한 달만에 팀장이 된걸까?

빠르게 나의 역량과 팀핏을 검증하고 증명해낸 후기

2022.06.13 | 조회 4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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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프! 꿈꾸는 프랙티셔너

꿈을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

제 얘기를 하자고 시작한 뉴스레터지만, 이 주제로 얘기를 하려니 부끄럽고 그렇네요. 분명 뿌듯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자랑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제 현재 역량에 비해 과분한 것 같아서 녹록치 않은 면이 있거든요. 진짜 솔직하게, 어떤 퇴근길에는 입사 초반부터 너무 열심히 한 걸 후회한 적도 있었습니다. 

오늘도 퇴근하고 집에서 쉬면서 술을 한 잔 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치더라구요. 지금 나는 역량을 웃도는 일을 하느라고 꽤나 힘들다고 느끼지만, 누군가는 지금 나의 상황을 원할 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역량을 갖추었고 본인도 원하지만 어찌할 바를 몰라서 도달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것도 한번 정리해서 나눠보자!' 싶은 생각이 들어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첫번째, 인정 받기

인정 받기의 첫 단추는 언제 꿰어질까요? 바로 영입 과정입니다. 영입 단계에서는 정보가 제한적인만큼 보수적으로 평가가 이뤄지기 마련이지만, 영입 과정에서 깔끔하게 인정 받아야 빠르게 인정 받기의 최종 단계로 갈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대표님 면접을 앞두고 과제가 하나 주어졌어요. "한 달 안에 개발자를 전부 채용할 방안"을 가져오라는 것이었죠. 누가 들어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이런 과제가 주어진 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도 평가의 일환이었겠죠. 지금 돌아보니 더 좋은 액션이 떠오르긴 하지만, 당시 저는 어떠한 질문도 반문도 하지 않고 과제를 해내는 것에만 집중했습니다. 대표님 면접까지 남은 시간은 단 5일. 5일 안에 그럴듯한 방안을 생각해내야 했습니다.

돌아보면 정말 과제에 열정적으로 달라붙었던 것 같아요. 사실,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1차 면접을 스스로 만족스러울만큼 잘 보지 못했거든요. 제가 면접관이었다면 저를 떨어뜨렸을 겁니다. 다행히 1차 면접은 통과했지만, 불만족스러웠기에 과제를 잘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앞서 이야기 했듯 영입 과정을 어떻게 거쳐내느냐가 포지셔닝의 시작이니까요.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개발은 물론이고 개발자 채용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어요. 혼자서 과제를 해결해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알고 있는 모든 개발자들에게 연락을 돌려서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중에는 단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분들도 둘이나 있었어요. 이 사람들에게 어떤 경로를 통해 이직을 해왔는지, 어디서 이직에 관한 정보를 얻는지, 그리고 제가 지원한 회사의 개발자 채용 공고를 보고 느낀 점들을 물어봤죠. 다들 자기 일처럼 도와준 덕분에 꽤 많은 정보들을 얻었습니다. 

정보를 다 수집한 다음에는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엮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다행히 이전 직장에서 채용을 주로 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원리는 알고 있었죠. 얻어낸 정보를 근거로 두고 성공적인 채용이 가능한 몇 가지 원리를 적용해보니 그럴 듯한 방안이 나왔죠. 지금 생각해봐도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 정리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님 생각도 저랑 비슷했던 것 같아요. 저는 면접 자리에서 합격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연봉도 얻어냈어요.

 

두번째, 어필하기

저의 첫 어필은 의도치 않게 일어났습니다. 제가 준비한 과제를 다 보여 드리고, 대표님이 질문이 있는지 물어보셨어요. 네다섯가지 질문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피플팀 리드로 어떤 사람을 생각하고 계세요?"였습니다. 당시 제가 지원했던 포지션을 리딩할 사람도 함께 뽑고 있었거든요.

저는 제 자신이 조금 더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리드는 좀 더 숙련된 사람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가정해두고 있었어요. 하지만 새롭게 뽑힐 피플팀 리드가 내가 따를 수 없는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죠. 또 한편으로는 대표님이 어떤 사람을 중간 관리자'상'으로 그리시는가 궁금하기도 했어요. 거기서 조금은 대표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제 질문의 의도가 대표님께는 조금 다르게 들렸던 것 같아요. "어떤 의도로 질문하는 지 알 것 같은데"라는 말을 앞에 붙이고 뒷말을 이어가셨는데, 어떤 사람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보다는 제게 기회가 열려 있다는 표현이었어요. 당황하기는 했지만, 설명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공동창업자로서 일했던터라, 팀을 이끄는 쪽이 잘 맞는 면도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의도치 않게 어필을 하고 저는 입사 시점에 '리더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의 상사는 언제나 저를 리더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살펴보게 되었고, 저의 팀원들도 저를 상사가 될 수도 있는 사람으로서 여기며 협업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이 조성되니 저도 스스로 조금 더 긴장하고, 좋은 리더의 조건을 고려하며 일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리더가 될 때를 대비해 팀원들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직 리더로서 지정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선을 넘지 않게끔 조심해야 했죠.)

 

세번째, 증명하기

증명한다는 것의 개념은 참 쉽습니다. 가설 상태에 있던 것을 현실로 보고 느껴지도록 만들면 그것이 증명입니다. 말한 것을 실천하고, 목표로 설정한 것에 도달하는 것처럼 말이죠.

리더로서 스스로를 증명한다는 것은, 리더로서 기대되는 덕목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기대하는 리더의 덕목이 무엇인지 알아야겠죠. 우선, 저는 조직으로부터 리더에게 기대하는 덕목을 전달 받지는 않았습니다. 여쭤보면 답을 주셨겠지만, 당시 저는 우선 "눈치껏"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제 자신이 리더가 되어도 될 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더 강하게 각인되는 것은 리스크가 있어 보였거든요.

저는 리더들의 모습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직에서 기대하는 리더의 덕목을 "눈치껏" 알아보기 위해 택했던 첫번째 방법이었죠. 리더 분들의 공통적인 특성이 무엇일지에 집중해 살펴보았어요. 가장 먼저 발견된 것은 업무 역량이었습니다. 저희 조직의 리더들은 대부분 이전에 좋은 실무진이었어요. 또는 그 분야에서 오래 일해 업무 능력과 인사이트를 갖춘 사람이었죠. 두번째 발견된 것은 팀원의 업무를 관리하는 능력이었습니다. 다들 팀원들의 업무를 관리하고 프로젝트를 매니징하는 능력을 갖추고 계셨어요. 마지막은, 관계 맺는 능력이었습니다. 대부분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방법을 알고, 갈등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을 관리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계시더라구요.

다음으로 저는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았어요. 조직 전체의 리더인 대표님이 자주 쓰는 단어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성장, 그리고 속도였어요. 이 두 가지 키워드를 잡고, 제가 생각하기에 성장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리해봤습니다. 정리해보니 참 간단했습니다. 첫째는 좋은 리더를 두는 일, 둘째는 좋은 실무진을 두는 일, 셋째는 이 사람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시스템/환경을 만드는 일이었어요. 속도에도 마찬가지 조건들이 필요했습니다.

좋은 리더를 두기 위해 바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대표님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보도록 주선하기로 했습니다. 대표님은 이미 좋은 리더였고, 좋은 리더라서 다른 좋은 사람들 또는 좋은 리더들을 만나 보는 것으로 좋은 판단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물론 추후 중간 관리자를 뽑을 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구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혹시 모를 일이죠.

좋은 실무진을 두기 위해서 바로 할 수 있는 일은 아웃바운드 인재 영입이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인재 전쟁 속에서 실력 있는 사람들이 인바운드로 찾아오는 경우는 정말 드물잖아요. 대체로 찾아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하나 문제가 있었어요. 인재 영입 과정을 관리하는 프로세스와 도구가 아직 정리되어 있지 않다 보니 지원자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문제가 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ATS(Applicant Tracking System)를 도입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측면을 먼저 보완합니다. 이렇게 하면서 인재 영입과 관련된 소통이 슬랙 안에서 휘발되어 버리는 건 어느 정도 해결했어요. 어쩌다 보니 세번째로 일을 잘 할 수 있는 시스템/환경을 만드는 작업으로 업무 정리를 먼저 하게 된 거죠.

그렇게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수준의 정리를 먼저 하고, 좋은 리더를 두는 일과 좋은 실무진을 두는 일을 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두 가지 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일이기에,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속도를 내는 데 집중했어요. 그 덕분인지 확실치 않지만, 저는 입사 한 달쯤 되던 날 빠르게 인정 받고, 리더 역할을 부여 받습니다.

 

리더로서 커리어를 쌓고 싶은 당신이 지금 해야 할 일

리더로서 커리어를 쌓고 싶고 어느 정도 연차와 실력도 쌓였다면, 해야 할 일은 딱 위의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인정 받고 어필하고 증명하는 거죠. 이 세 가지의 순서는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필하고, 증명하고 인정 받는 순서일 수도 있죠. 순서가 달라지더라도 세 가지 모두가 이뤄져야 빠르게 리더가 되어 커리어를 쌓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잃지 말아야 할 애티튜드가 하나 있어요. 이건 꼭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나의 리더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것." 그 자리에 있는 사람처럼 생각해야,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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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메일 확인이 조금 늦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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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나 공휴일을 제외하고, 가급적 24시간 이내에는 답변할 수 있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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