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의 비만치료제인 위고비(Wegovy)의 임상시험 결과가 미국시간 어제 공개되었습니다.
SELECT라고 불리는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 따르면, 위고비가 위약 대비 심혈관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을 위약군보다 20% 가까이 낮췄습니다.
위고비는 원래 비만치료제로서 GLP-1이라는 수용체를 표적삼는 펩타이드 약물입니다.
최근에는 FDA 공급부족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 인기를 체감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위고비가 단순 체중감량을 넘어서, 실제로 비만의 부작용도 억제한다는 결과가 발표된 것입니다.
또한 이번 결과로 같은 GLP-1을 표적하는 다른 약물들도 같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Illy Lilly)의 대부분의 비만치료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보면,
45세 이상의 17,604명의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고, 이 중 1,270명의 심혈관 질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위약군 대비 위고비 군의 주요 심혈관 이상 반응(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MACE) 발생이 20% 더 낮았던 것이죠.
- 수치상으로만 보면 위약 705명 대 위고비 565명 정도로 예상이 됩니다.
이번 결과는 세부 질환인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사망사례로 나눠도 모두 위험률을 감소시킨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사실 의사들은 어느정도 예측한 결과였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동일한 약물이지만 당뇨병치료제로 브랜딩한 오젬픽이 이미 심장 위험을 감소시키는 임상결과1,2를 내놓았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오젬픽의 결과는 "당뇨환자"에 한정된 결과였던 반면,
이번 위고비의 임상결과는 40여개국에서 전반적인 비만인구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큽니다.
이번 결과로 위고비는 보험 적용을 넓힐 수 있는 강력한 근거를 얻었습니다.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비만치료제 자체에 보험을 적용하기는 매우 어려웠는데, 이번 심혈관 합병증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데이터가 나오면서 GLP-1 계열 비만치료제에 대한 근거가 생긴 것이죠.
아직까지 비만 치료제 중, 당뇨병 이외의 적응증으로 승인을 받은 경우는 없으며, 비만의 합병증까지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의 잠재력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위고비 등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에도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 얼마전 제기된 위장 손상에 대한 소송과,
- 자살충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례에 대한 규제당국의 조사,
- 그리고 기존에 알려진 췌장염/신장손상에 대한 부작용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결과는 경쟁사인 릴리에게도 엄청난 수혜로 작용했습니다.
같은 GLP-1 계열 약물이면서, 효과가 더 좋은 이중작용제, 마운자로(Mounjaro)도 동일한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죠.
다만 마운자로의 심혈관 임상 결과는 27년에나 나올것으로 에상됩니다.
- 심혈관 질환의 발생은 길고 오래봐야하기에,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결국 지금도 공급 부족에 시달릴 정도로 인기가 좋은 비만 치료제가,
이제는 심혈관 질환까지 예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수요는 폭발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반증이라도 하듯, 노보노디스크와 릴리의 주가는 각각 12%, 17%가 올랐습니다.
- 참고로, 릴리는 최근 제약사 시가총액 1위를 달성했고, 전일 주가는 4,951억 달러, 한화로 약 640조원에 달합니다. 1년만에 약 70%가 올랐습니다.
- 노보노디스크 역시 최근의 비만치료제 이슈를 겪으면서 화이자보다 주가가 올라갔고, 이제 MSD 수준의 시가총액에 거의 근접한 상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