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티르티르를 판 창업자가, 이번엔 속옷을 샀습니다

브랜드 엑싯 창업자가 다시 커머스에 뛰어드는 대표 성공 사례가 될까?

2026.09.17 | 조회 140 |
from.
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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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일, 이유빈 전 티르티르 대표가 이너웨어 브랜드 마른파이브를 인수했다고 개인 SNS로 알렸습니다. 법인이 아니라 개인 자격이고, 금액과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스물다섯에 의류 사업으로 시작해, 2017년 뷰티 브랜드 티르티르를 내놓은 사람입니다. 도자기 크림과 물광 마스크로 이름을 알렸고, 짧은 기간에 글로벌 브랜드로 키웠습니다.

2023년 6월에는 사모펀드 더함파트너스에 경영권 지분을 약 890억 원에 넘겼습니다. 이후 2대 주주로 경영에 남았다가, 이듬해 티르티르가 구다이글로벌로 다시 팔리면서 남은 지분을 정리하고 대표직에서도 물러났습니다.

그가 새로 산 마른파이브는 9년 차 이너웨어 브랜드입니다. 심리스 언더웨어로 시작해 발열내의, 홈웨어, 레그웨어로 품목을 넓혀 왔습니다.

마른파이브는 어떤 곳이고, 그가 마른파이브를 인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커머스 M&A 전문 플랫폼 이숲에서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숲메님! 이숲 뉴스레터 에디터 남채입니다 👋

 


〽️  THIS WEEK 비즈레터 목차

 

• 🔍 이번 인수는 "노하우 활용"이 아닌 "발굴과 도전"

• 📊 마른파이브는 어떤 곳일까?

• 💎 브랜드 매각을 위해서 관리해야 할 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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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이번 인수는 "노하우 활용"이 아닌 "발굴과 도전"

 

티르티르는 매출이 빠르게 느는 브랜드였습니다, 빠른 성장을 한창 기록하는 브랜드만큼 매력적인 매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인수대상업체는 티르티르와 조금은 다른 곡선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2024년에는 40%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2025년에는 12%의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흔히 유망한 브랜드에 우리가 기대하는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영업이익률 또한 10.8%에서 9.5%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죠.

인수 직후 인터뷰에서 그는 마른파이브를 “고객 충성도와 재구매율 지표만으로 검증을 마친 브랜드”라고 했습니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재구매율이다”라고 했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그는 고객층이 다양한데도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합니다. 재구매율은 좁은 팬층만 붙잡아도 높게 나올 수 있는데, 넓은 고객층에서 높게 나온다면 사람이 아니라 제품이 고객을 붙잡고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값을 매기는 자리에서 이 말은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인수자가 가장 답하기 어려워하는 질문은 “이 매출이 내년에도 나오는가, 그만큼 고객의 만족도를 증명할 수 있는가”이고, 재구매율은 그 질문에 가장 가까운 답이기 때문입니다.

돈이 남는 구조로 봐도 그렇습니다. 처음 오는 고객은 광고비를 들여 데려와야 하지만, 다시 오는 고객의 주문에는 그 비용이 덜 붙습니다. 같은 매출이라도 다시 오는 고객이 만든 매출이 더 많이 남는 이유입니다.

 

출처 : 이유빈 마른파이브 대표 SNS 
출처 : 이유빈 마른파이브 대표 SNS 

원래 해오던 섹터였던 화장품과 속옷은 멀어 보이지만 그가 잡은 공통점은 하나였습니다. “화장품도 피부에 가장 밀접하게 닿는 제품이고, 언더웨어 역시 몸에 가장 가까이 닿는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몸에 직접 닿는 물건은 신뢰로 고르고, 한번 맞으면 잘 안 바꿉니다. 그는 마른파이브를 두고 자신의 “‘속옷 유목민’ 생활의 종지부를 찍게 해준 브랜드”라고도 했습니다. 맞는 것을 찾을 때까지 떠돌다가, 찾으면 멈춘다는 말입니다.

그 멈춤을 이커머스 지표로 옮기면 그대로 재구매율이 됩니다. 카테고리를 고른 기준과 회사를 고른 기준이 같은 자리에 있는 셈입니다.

재무현황보다도 운영현황에 더 집중하여 결정한, 어쩌면 보다 더 이커머스 대표다웠던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 마른파이브는 어떤 곳일까?

 

마른파이브는 2017년에 설립, 여성 보정속옷 라인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회사의 슬로건은 “불편함보다 편안함을 더 익숙하게”입니다. 보정속옷을 시작으로 발열내의, 심리스 브라, 한 사이즈로 여러 체형을 입히는 원사이즈 속옷, 44부터 99까지 나오는 스타킹으로 이어집니다. 한 매체는 이 브랜드를 “여성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던 속옷의 불편함을 개선한 제품을 개발하는 언더웨어 브랜드”라고 소개했습니다.

불편함을 참고 입던 물건에서 불편함을 걷어낸 제품은, 한번 입어본 사람을 다시 부릅니다. ‘속옷 유목민’이라는 말이 나온 자리가 바로 여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 하나의 와디즈 우수사례

출처 : Wadiz (캡처)
출처 : Wadiz (캡처)

마른파이브가 이름을 알린 곳은 다름아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였습니다.

2019년 와디즈 언더웨어 부문 역대 펀딩 1위를 찍었고, 2021년에는 노브라 쉬어나시 펀딩이 열린 지 이틀 만에 1억 원을 넘겼습니다. 2022년 초 와디즈가 직접 소개한 누적 기록은 서포터 약 1만 5천 명입니다.

펀딩은 돈을 먼저 받고 나중에 만드는 판매 방식입니다. 수요를 확인한 만큼만 만드니 재고 부담이 적고, 무엇보다 사는 사람의 목소리가 제품에 바로 들어가는 방식이죠. 지금은 둔해졌지만 와디즈를 통해 높은 고객반응을 일어낸 많은 브랜드들이 있었습니다. 

마른파이브는 펀딩을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여러 해에 걸쳐 거듭 열며 우수한 펀딩 성과를 거두며 성장 곡선을 만들어냅니다.

 

매출의 40% 가까이가 공식몰에서 나왔습니다

출처 : 마른파이브 공식몰
출처 : 마른파이브 공식몰

2024년 마른파이브의 매출은 260억 원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사에는 이런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공식 브랜드몰에서만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이 규모의 속옷 브랜드라면 보통 플랫폼 매출이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무신사나 쿠팡의 검색 결과에 걸려야 팔리는 구조 말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매출 다섯 중 둘 가까이를 자기 집에서 냈습니다.

공식몰에는 검색 결과에 걸려서 우연히 들어오는 사람이 적습니다. 대개 이름을 알고, 주소를 치고, 찾아온 사람입니다. 다시 오는 고객이 가장 짙게 흔적을 남기는 곳이 공식몰인 이유입니다.

인수자에게는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공식몰에서 산 고객의 주문 기록은 플랫폼이 아니라 회사가 직접 갖습니다. 산 사람이 누구이고 언제 다시 샀는지를, 인수한 다음 날부터 자기 손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공식몰만 있는 회사는 아닙니다. W컨셉 언더웨어 1위, 신세계 온라인 면세점 패션 랭킹 1위 같은 기록이 있고, 올리브영·컬리·쿠팡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몽골, 호주에도 판매를 넓혀 왔습니다. 2026년 1월에는 브랜드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넘겼다고 알렸습니다.

 

2만 원짜리 나시에 후기가 1,200개 넘게 달립니다

출처 : MUSINSA
출처 : MUSINSA

무신사에서 이 브랜드의 캡내장 모달 나시탑은 정상가 20,700원입니다. 9월 15일 기준 후기는 1,220개, 평점은 4.8입니다.

명품 속옷도, 한 벌에 수십만 원 하는 기능성 속옷도 아닙니다. 부담 없이 사고, 닳으면 또 사는 물건입니다. 이유빈 대표가 티르티르를 두고 한 말도 이 자리와 겹칩니다. “티르티르도 중저가를 기반으로 소비자층이 넓고 접근성이 좋은 브랜드였다.”

값이 낮고 자주 사는 물건은 재구매 주기가 짧습니다. 재구매율이 높다는 말이 이런 물건에서 나오면, 그 숫자가 매출로 바뀌는 속도도 빠릅니다.

 

한 해에 성수기가 두 번 옵니다

네이버에서 ‘마른파이브’를 찾는 검색은 해마다 두 번 솟습니다. 한 번은 7월 무렵, 한 번은 12월 무렵입니다.

이유는 제품을 보면 나옵니다. 여름에는 브라 없이 입는 캡나시가, 겨울에는 발열내의가 팔립니다. 실제로 ‘캡나시’ 검색은 7월에, ‘발열내의’ 검색은 11~12월에 가장 많습니다.

계절을 타는 품목은 한철에 매출이 몰리기 쉽습니다. 여름 한철 장사로 한 해를 버티는 구조라면 인수자는 성수기 한 번이 흔들릴 때를 먼저 걱정합니다. 성수기가 두 번이면 그 걱정이 한결 줄어듭니다. 

 

 

#3. 💎 브랜드 매각을 위해서 관리해야 하는 지표는?

 

마른파이브의 인수 근거는 단순히 재구매율 숫자 하나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 누적된 다양한 고객반응, 그 데이터의 정제를 통해 우리는 마른파이브의 진짜 경쟁력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 경쟁력은 재무제표에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제 이커머스 브랜드의 인수는 그저 "좋은 이야기를 하는 브랜드"가 인정받거나, "일단 재무적으로 좋은 브랜드"만 인정받는 시장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업체에게 공통되는 key가 있는 것은 아니며, 어떤 제품을 파는지에 따라 그 전략은 조정되어야 합니다. 

 

마른파이브의 다음 챕터는 무엇일까요? 그가 내건 목표는 인수 첫 해 두 배, 3년 안에 국내 매출 2,000억입니다.

방법도 이미 밝혔습니다. 자사몰 매출을 키우고, 스윔웨어 같은 새 품목을 더하고, 팝업스토어로 오프라인에서 고객을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해외는 일본과 중국을 먼저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목록을 보면 하나같이 인수한 사람이 돈과 경험으로 붙일 수 있는 것들입니다. 특히 브랜드를 해외로 키우는 일은 그가 티르티르에서 이미 한 번 해본 일입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이미 유튜브 6만 명, 인스타그램 40만 명의 팔로워가 있습니다.

매력적인 또 하나의 브랜드 M&A가 완성되었습니다. 과연 앞으로의 여정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또다른 성공적인 브랜드 M&A 사례는 무엇이 또 나올까요? 이숲은 언제나 이커머스 브랜드의 M&A 시장의 중심에서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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