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숲메님! 이숲 뉴스레터 에디터 남채연입니다 👋
브랜드 M&A에 관심이 많으셨다면 들어보셨을 수도 있는 따끈따끈한 소식입니다.
10년만에 매출이 100배 늘고, 최근에도 연매출이 300억씩 치솟던 라엘의 이야기입니다.

〽️ THIS WEEK SOAP레터 목차
• 🔍 4,000억에 팔린 생리대 브랜드
• 📊 이익의 20배..무엇이 만들었을까

#1. 🔍 4,000억에 팔린 생리대 브랜드
2026년 8월 24일, 미국 사모펀드 타워브룩캐피탈파트너스가 여성 웰니스 브랜드 라엘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4,000억 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각 자문은 제프리스가 맡았습니다.
라엘은 2017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계 여성 세 사람이 창업한 회사입니다. 유기농 순면 생리대로 출발해 스킨케어와 여성 건강기능식품까지 넓혔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출처에 따라 1,600억 원대에서 1,900억 원 사이로 전해지고, 연간 EBITDA는 약 200억 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 이익의 20배..무엇이 만들었을까
매출로 재면 싼 값입니다
4,000억을 매출로 나눠 봅니다. 매출을 어느 값으로 잡느냐에 따라 매출의 2.1배에서 2.5배 사이가 나옵니다.
뷰티 프레스티지 브랜드가 팔릴 때 통상 거론되는 구간은 매출의 3~5배입니다. 같은 클린 뷰티 계열인 더허니팟이 2024년에는 매출의 3.2배에 팔렸습니다. 라엘은 그 아래입니다.
그러나 이익으로 재면 최상단입니다
같은 4,000억을 연간 EBITDA 약 200억으로 나누면 약 20배입니다.
이게 어디쯤인지는 옆에 놓고 봐야 보입니다.
| 구분 | 이익(EBITDA) 대비 |
| 라엘 (알려진 값) | 약 20배 |
| 뷰티 M&A 평균 | 14.9배 |
| 소비재 M&A 전체 | 9.8배 |
| 뷰티 세그먼트 — 프레스티지 | 14.7배 |
| 뷰티 세그먼트 — 매스 | 12.1배 |
| 뷰티 세그먼트 — 위생·수탁제조 | 8.3배 |
뷰티·소비재 평균은 Capstone Partners의 2025년 연초 이후 집계, 세그먼트별은 Deal Ascent의 2026년 7월 집계입니다. 라엘 값은 보도·업계 추정치를 나눈 것입니다.
이것만 보아도 라엘의 EBITDA는 매우 높습니다.
한편 라엘의 마진은 다른 뷰티 세그먼트와 같은 이익률 만큼 높지 않습니다. 우리는 흔히 마진이 높은 브랜드가 더 뛰어나고 프리미엄을 인정받아야 생각하게 되지만 무엇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는지가 이 딜의 본론이 됩니다.
인수자는 이런 것들을 봅니다.
깔아놓은 유통 - 회사가 밝힌 취급점은 미국과 한국을 합쳐 4만 개 이상입니다. 미국만 놓고 보면 2022년 3,000여 개에서 2025년 2만 개 이상이 됐습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시점입니다. 월마트 1,549개 매장 입점이 2025년 5월, 얼타 오프라인 300개, 월그린스 5,000개 이상이 2025년 7월입니다. 매각 직전 해에 몰려 있습니다.
사모펀드가 브랜드를 사는 이유는 더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 매대는 돈을 붓는다고 다음 달에 생기지 않습니다. 바이어 미팅부터 입점 심사, 초기 회전율 증명까지 몇 년이 걸리는 일입니다. 라엘은 유통망을 새로 뚫어야 하는 상태가 아니라 이미 깔린 매대를 채우면 되는 상태였습니다.
한 고객에게 여러 번 파는 구조 - 백양희 대표는 2023년 10월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매출의 절반 정도가 스킨케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생리대로 모은 고객을 다른 카테고리로 넘기는 구조가 실제로 매출의 절반을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카테고리를 넓힌 것이 매출 항목만 늘린 게 아니라 같은 고객의 구매 횟수를 늘렸다는 이야기입니다. 페미닌케어 고객의 30%가 스킨케어를 함께 사고, 스킨케어 고객의 절반가량이 생리용품을 산다고도 합니다. 다만 대표 발언은 2023년 시점이고, 지금의 비중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생리대라는 상품 특성상 한번 구매한 소비자는 지속적인 반복 구매를 하게 되죠.
자본 효율 - 누적 조달액이 5,900만 달러입니다. 시드부터 시리즈B까지 세 라운드가 전부입니다. 그 돈으로 1,600억대 매출과 흑자를 만들었습니다. 사는 쪽이 보는 것은 매출의 크기가 아니라 매출 한 단위를 만드는 데 자본이 얼마나 들었는가입니다.
물론 정작 인수자가 공식적으로 말한 이유는 다릅니다
지금까지 적은 것은 전부 업계 취재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인수 발표문에는 그중 어느 것도 없습니다.
타워브룩의 마이클 렉트는 자사 투자 이력과의 정합, 차별적 포지션, 소비자 신뢰를 들었습니다. 낸시 진은 브랜드 차별화와 제품의 깨끗함·효과, 미션 정합성을 들었고, 백양희 대표는 타워브룩이 창업자 주도 브랜드를 정체성을 지키며 키운 실적을 들었습니다.
발표문에는 성장률도, 수익성도, 점유율도 한 줄이 없는 점은 참 재밌습니다.
시장 상황도 독특합니다
돈이 몰려서 난 딜이 아닙니다. 여성 건강 분야 벤처 투자는 2024년 26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은 뒤 2025년 20억 달러로 줄었습니다(SVB 집계). 벤처가 물러난 자리에서 사모펀드가 이미 이익이 나는 성숙 자산을 잡은 것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미국 생리용품 시장의 판매 수량은 2022년 이후 약 6% 줄었습니다(NielsenIQ 집계).
그런데 금액 기준 매출은 2020년 이후 약 30% 늘었습니다. 개당 평균 단가가 5.37달러에서 7.43달러로 올랐기 때문입니다(Circana 집계).
개수는 줄고 값만 오른 시장입니다. 이런 시장에서는 브랜드가 가만히 있어도 매출 그래프가 우상향으로 보입니다. 고객이 마땅히 더 큰 돈을 지불하며 브랜드를 소비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니까요!
🏆 Takeaway
라엘이 인정받은 것을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매출 볼륨이 아니라 이익, 정확히는 그 이익이 앞으로도 반복될 이유입니다.
파는 쪽이 준비할 것도 여기서 나옵니다. 지금 나오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력은 무엇인지, 성장하고 있다면 이것이 시장의 수혜를 입은 것인지 파고든 것인지 갈라 보셔야 합니다. 저희가 실사에서 매출 한 줄을 그대로 받지 않고 판매 수량과 평균 단가를 따로 쌓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인수자는 지난달 매출을 사지 않습니다. 다음 달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이유를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