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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의 인수창업, 뱁새가 황새 쫓지 않아도 되는 이유

— ETA의 진짜 숫자와, 한국 이커머스 인수창업이 다른 게임인 이유

2026.07.23 | 조회 37 |
from.
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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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숲메님! 이숲 뉴스레터 에디터 김혜민입니다 👋

앞선 편들에서 저는 우리 같은 사람도 인수창업을 할 수 있다고, 오히려 더 잘 맞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으레 따라오는 반문이 하나 있습니다.

하버드도 ETA(인수를 통한 창업)를 정식으로 가르친다던데. 그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걸, 도대체 우리가 어떻게 해요?

좋은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려면, 그 하버드 ETA가 '실제로 무엇을 사고, 결과가 어떤지'부터 숫자로 봐야 합니다.

결론적으로는요, 하버드 ETA는 멋진 모델이지만, 우리가 흉내 낼 모델은 아닙니다. 그리고 흉내 내지 않아도 된다는 바로 그 점이, 우리처럼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인수창업이 열리는 이유입니다.


〽️  THIS WEEK 숲레터 목차

 

  • 🔢 ETA의 진짜 숫자
  • 🧩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느냐'
  • 🎓️ 굳이 하버드를 흉내낼 이유가 없는 이유
  • ❌️ 세상에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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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A의 진짜 숫자 

 

ETA를 가장 오래, 가장 정밀하게 추적한 자료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서치펀드 연구입니다. 1984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캐나다의 서치펀드 681개를 따라간 2024년판 기준으로, 숫자는 환상적입니다. 종합 내부수익률(IRR) 35.1%, 투자 원금 대비 평균 4.5배. 웬만한 벤처펀드를 능가하는 성적이죠.

Unsplash, Manu Ros
Unsplash, Manu Ros

참고로 서치펀드란, 인수할 회사를 '찾는(search)' 단계부터 투자자를 모으고, 회사를 산 뒤 직접 경영까지 하는 미국식 인수창업 모델입니다. MBA를 갓 졸업한 사람이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회사를 사냥하러 나선다고 생각하면 비슷합니다.

여기까지만 인용하면 "거봐, ETA가 답이다"가 됩니다. 그런데 같은 연구에는 잘 인용되지 않는 숫자가 함께 있습니다.

서치펀드의 약 63%만 실제 인수에 도달합니다. 바꿔 말하면 열 명 중 서너 명은, 몇 년을 들여 회사를 찾고도 끝내 한 건도 사지 못합니다. 투자자를 모으고, 매물을 뒤지고, 협상을 하다가 무산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수에 성공한 곳 중에서도 약 70%만 플러스 수익을 냈습니다. 나머지 30%가량은 잃었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가 말해주는 건 분명합니다.

하버드가 ETA를 '가르치는' 이유는 그것이 쉬워서가 아닙니다. 어렵고, 실패가 흔하고, 그래서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ETA를 "똑똑한 사람들도 하는 안전한 길"로 받아들이는 건, 연구의 절반만 읽은 것입니다.


🧩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사느냐'

 

성공과 실패의 분포보다 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규모입니다.

하버드와 스탠퍼드의 ETA가 겨냥하는 회사는 보통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100만~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연 13억에서 65억 원에 이르는 사업체입니다. 실제 인수 사례의 중간값이 EBITDA 220만 달러(약 30억 원), 평균 거래 배수가 7배였습니다. 인수가로 환산하면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짜리 거래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런 회사들은 대개 이커머스가 아닙니다. 냉난방 설비, 산업용 부품 유통, B2B 소프트웨어, 폐기물 처리처럼 '지루하지만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사업들입니다. 변동성이 크고 트렌드를 타는 온라인 쇼핑몰과는 성격부터 다릅니다.

그리고 이 모델의 핵심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서치펀드에서 '서처(searcher)', 즉 인수자는 회사를 산 뒤 곧바로 그 회사의 풀타임 CEO가 됩니다. 보통 5년 이상, 자기 커리어 전부를 한 회사에 갈아 넣습니다. 투자자를 모으고, 은행 대출을 협상하고, 인수 후에는 직접 경영대표로 들어가 회사를 키웁니다.

다시 말해 하버드 ETA는 "돈만 넣으면 되는" 모델이 정확히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세계 최고의 MBA가 자신의 시간과 평판과 커리어를 전부 베팅해, 수십억짜리 회사 하나에 수년을 던지는 고강도 풀타임 모델입니다. '누구나'의 반대편에 있는 길입니다.

진양 님이 번역한 하버드 인수창업 가이드북도 좋은 책입니다. 다만 그 책이 그리는 그림은 이 미국식 서치펀드의 세계이고, 그것과 우리 앞의 현실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습니다. 좋은 지도이지만, 우리가 걷는 길의 지도는 아닙니다.

서치펀드의 대표격인 아슈리온, Bloomberg
서치펀드의 대표격인 아슈리온, Bloomberg

🎓️ 굳이 하버드를 흉내낼 이유가 없는 이유

"그래, 하버드도 인수창업을 하니, 우리도 그대로 따라 하자. 하버드가 맞겠지."

규모도, 구조도, 요구되는 헌신도 다른 모델을 글자 그대로 이식하려는 순간 길을 잃습니다. 한국에서 보통의 개인이 닿을 수 있는 매물은 연 영업이익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의 이커머스 사업이지, EBITDA 30억짜리 B2B 회사가 아닙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인수한 회사에 5년간 풀타임 CEO로 들어갈 형편도,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사람에게 인수창업이 열리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버드를 흉내 내서가 아닙니다. 정반대의 두 가지 덕분입니다.

 

첫째, 규모가 작습니다. 연 영업이익 6천만 원, 인수가 2억 안팎의 이커머스 딜은 MBA 풀타임 서처의 레이더 밖에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너무 작아서 손이 안 가는 영역입니다. 큰 자본과 큰 헌신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덕분에, 경쟁이 옅고 보통의 개인의 자본으로 닿습니다. 작다는 것이 약점이 아니라,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진입의 문이 됩니다.

둘째, 운영을 위임할 수 있습니다. 하버드 서처는 반드시 자신이 CEO가 되어야 하지만, 이커머스 스몰딜은 광고·CS·물류·소싱처럼 손이 많이 가는 일을 운영대행에 맡길 수 있습니다. 미국의 수십억짜리 B2B 회사는 통째로 대행을 줄 수 없지만, 표준화된 이커머스 운영은 전문가의 손에 맡기는 게 가능합니다. 인수자가 풀타임 경영자가 되지 않아도 사업이 돌아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두 가지가, 수십억과 5년을 요구하는 하버드 모델과 한국 이커머스 인수창업을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갈라놓습니다. 역설적이지만, 더 작고 더 위임 가능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리는 것입니다.


❌️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직하게 짚고 가겠습니다. 작은 이커머스일수록 플랫폼 정책, 트렌드, 그리고 사장 한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큽니다. 규모가 작다는 건 진입이 쉽다는 뜻이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작은 사업은 큰 회사보다 한 번의 헛디딤에 더 취약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가 결정적입니다.

하나, 제대로 된 매물을 적정 가격에 고르는 것.

, 인수 뒤에 생기는 운영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

이 둘이 빠진 채로 덤비면, 우리 같은 사람의 이커머스 인수는 하버드 서처보다 더 빨리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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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oop이 서 있는 자리가 정확히 여기입니다. 좋은 매물을 매도자·매수자 양쪽에서 검증해 적정 가격에 연결하고(가입부터 인수 설계까지 비용은 들지 않습니다), 인수 후 운영이 막막한 분께는 검증된 운영대행 파트너를 붙입니다. 하버드 모델을 한국에 이식하는 게 아니라, 한국 이커머스 스몰딜에 맞는 다른 길을 만드는 일입니다.


🫡 TAKEAWAY

인수창업이 우리 같은 사람에게 열리는 건, 하버드를 흉내 낼 수 있어서가 아닙니다. 흉내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작게 사고, 운영은 함께 채운다. 수십억과 5년의 풀타임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라, 내 자본의 크기에서 시작해 전문가의 손을 빌리는 게임. 그것이 한국 이커머스 인수창업의 진짜 모습이고, 사자의 심장이 없어도 커머스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설 수 있는 출발선입니다.

하버드는 잊으셔도 됩니다. 우리가 설 자리는 거기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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