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매도인은 왜 항상 '전성기'만 이야기할까

중소 M&A 협상이 깨지는 진짜 이유, 그 평행선을 푸는 법

2026.07.02 | 조회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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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숲메님! 이숲 뉴스레터 에디터 김혜민입니다 👋

요즘 월드컵이 장안의 화제인데요.

스포츠를 시청자 입장에서 보다보면, 전성기가 지고 있는 선수를 보는 것 만큼 마음이 이상한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몸은 안 따라주고, 사람들의 기대는 부담되고, 손만 뻗으면 다시 전성기 기량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고 -

그런데 많은 M&A 과정을 지켜보면 생각보다 매도자 관점에서의 매각 과정이 이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M&A 얘기한다면서 이게 뭔 소리야?’ 싶으시죠?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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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S WEEK 숲레터 목차

 

•  ⚔️  매도자 vs 매수자

• ⚡ 매도인이 해야 할 한 가지

• 🤝 감의 대화를, 데이터의 대화로 


(1)⚔️ 매도자 vs 매수자

 

흔히들 중소 M&A 협상이 깨지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은 매도인이 보는 숫자와 매수인이 보는 숫자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팅에 앉아 있으면, 매도인 측은 거의 예외 없이 '가장 좋았던 시절'을 기준으로 사업을 이야기합니다. 전성기를 회상하는 운동선수처럼 말입니다.

 

  Paul Gilham / Getty Images  
  Paul Gilham / Getty Images  

‘기술만 새로 습득하면... 부상만 나으면...'

다시 전성기 기량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 운동선수처럼, 매도인의 머릿속에서 그 전성기는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잠시 비워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마케팅을 다시 시작하고, 손을 다시 대면 언제든 그 숫자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매도인에게 적정 가치란 지금의 영업이익이 아니라, 가장 빛났던 그 시절의 영업이익입니다.

"조금만 손보면 금방 돌아옵니다."

매수인은 난감해집니다. 눈앞의 손익은 그때보다 한참 내려와 있는데, 그 회복을 가정으로 깔고 값을 치러야 하니까요. 

그 말을 그대로 믿고 값을 치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면전에서 "그건 안 돌아옵니다"라고 말 할 수도 없고, 또 단정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놀랍게도, 중개인 없이 진행되는 중소 M&A 미팅이 평행선을 달리다 깨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장면입니다. 매도인은 전성기를, 매수인은 현재를 들고 마주 앉아 있으니 숫자가 만날 자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중소 M&A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 이 평행선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좁혀나갈 수 있을까요?


매도인의 주장을 '거짓말'로 치부하는 순간, 좋은 기회도 함께 사라집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사업체의 사정에 따라, 정말로 조금만 손을 대면 매출이 복귀하는 경우도 있고, 끝내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 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그렇기에 매도인의 "금방 회복된다"는 주장을 단순한 거짓말이나 나쁜 협상 습관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오히려 진짜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사실 매도인 본인도 자기 사업체를 어떻게 분석하고 설명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재무로, 지표로, 구조로 자기 사업을 풀어낼 언어를 가진 셀러는 드뭅니다. 

대부분은 수년간의 경험과 직감으로 "이건 된다"를 체득했을 뿐이고, 그 확신을 설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손보면 돌아옵니다"라는 한마디로 압축해 말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매도인의 주장은 거짓이 아니라 '번역되지 않은 직감'일 때가 많습니다. 그 직감 안에 진짜 가치가 들어 있을 수도, 허수가 들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둘을 가려내는 것이 매수인이 해야 할 일이고, 그 작업을 돕는 것을 저희 esoop은 플랫폼의 핵심 역량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따로 다루겠습니다.)

  Gentrit Sylejmani/Unsplash  
  Gentrit Sylejmani/Unsplash  

(2)⚡매수인이 결국 해내야 하는 단 한 가지

 

협상에서 매수인이 끝내 해야 할 일은, '안 돌아온다'고 단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도인의 직감을 세 개의 근거로 번역해, 테이블 위에 다시 올려놓는 것입니다.

당연해 보이지만, 단 두 사람이 마주 앉은 협상 현장에서는 이게 좀처럼 되지 않습니다. 매도인에게 그 전성기는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고, 매수인에게는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숫자를 두고 한쪽은 실적으로, 한쪽은 가정으로 봅니다.

그래서 매수인의 주장은 감정이 아니라 근거로 떠받쳐야 합니다. 그 근거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 리스크: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은 누가 떠안는가

 

매수인은 이 사업체를 인수해 직접 운영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매도인이 설명하는 과거의 매출로 끝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과 그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는 쪽도 매수인입니다.

이것이 가격 조정의 가장 정당한 근거입니다. 전성기 회복은 '확정된 미래'가 아니라 '확률적 기대'이고, 그 확률이 빗나갔을 때 손실을 부담하는 사람이 매수인이라면, 그 부담의 크기만큼 매각가를 조정받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는 합리적인 절차입니다.

핵심은 "그 매출이 안 돌아올 것"이라고 단정하는 게 아닙니다.

"돌아올지 불확실하고, 그 불확실성의 비용을 지금 누가 지불할 것이냐"로 대화를 옮기는 것입니다. 부정이 아니라 위험의 분배 문제로 프레임을 바꾸는 순간, 매도인도 테이블에서 내려오지 않습니다.

 

두 번째 — 우연성: 그 전성기는 '실력'이었나, '운'이었나

 

전성기 매출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뜯어보면, 적지 않은 경우 재현하기 어려운 우연이 섞여 있습니다.

우연히 터진 릴스 하나, 그 시즌에만 폭발적으로 검색되던 키워드, 운 좋게 물린 인플루언서 노출.

이커머스에서는 이런 단발성 이벤트 하나가 분기 매출 전체를 들어 올리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Reuters  
  Reuters  

문제는 이런 매출이 손익계산서 위에서는 '평상시 실력'과 구분되지 않은 채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매수인은 이 우연의 비중을 분리해내야 합니다.

전성기 매출에서 재현 불가능한 일회성 매출을 걷어내고 남는 '꾸준한 바닥 매출'이 얼마인지를 따지는 것. 그 바닥이 진짜 인수 가치의 기준이고, 그 위에 얹힌 우연은 가격이 아니라 보너스로 다뤄야 합니다. 이 분리 작업 자체가 강력한 가격 조정의 근거가 됩니다.

 

세 번째 — 대표자 이탈: 매출을 만든 게 '사업'인가, '그 사람'인가

 

세 번째는 가장 예민하면서도 가장 자주 부딪히는 지점입니다.

전성기 매출이 기존 대표자의 감각과 영감 위에서 유지된 것이라면, 그 대표자가 떠나는 순간 매출의 토대도 함께 빠져나갑니다.

사입 타이밍을 읽는 감, 고객 CS의 톤, 손에 익은 광고 세팅 — 이런 암묵지는 인수자에게 그대로 양도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매도인은 대개 자신의 이런 역량을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일'로 과소평가합니다.

본인에게는 너무 당연해서 능력으로 인식조차 못 하는 것이죠. 바로 여기서 충돌이 생깁니다. 매도인은 "사업이 좋아서 난 매출"이라 보고, 매수인은 "사람이 좋아서 난 매출"이라 봅니다.

 

이 간극은 가격을 깎는 싸움으로 풀기 어렵습니다. 대신 딜 구조로 풉니다. esoop이 권장드리기도 하는 방법이 언아웃(earn-out) 구조입니다. 인수 대금의 일부를 인수 후 일정 기간의 실제 성과에 연동해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매도인이 "이 매출은 사업의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인수 후에도 그 성과가 유지될 때 더 받는 구조를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매수인은 "사람이 빠지면 무너질 위험"을 대금 구조 안에 미리 분산시켜 둘 수 있습니다. 양쪽의 확신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대신, 시간과 성과가 그 진위를 가려주게 만드는 것입니다.


(3)🤝감의 대화를, 데이터의 대화로

세 가지 근거를 관통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매도인의 '직감'을, 매수인이 '구조와 데이터'로 번역해 다시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입니다.

"그건 안 돌아옵니다"가 아니라 "그 매출의 회복 확률과, 우연의 비중과, 사람 의존도를 이렇게 나눠 보겠습니다"로 대화가 바뀌는 순간, 신기하게도 평행선을 달리던 수많은 미팅이 합의점을 찾아 클로징으로 향합니다. 매도인은 무시당했다고 느끼지 않고, 매수인은 근거 없이 비싼 값을 떠안지 않습니다.

저희 이숲(esoop)과 같은 중개인이 테이블에 가져오는 진짜 가치도 여기에 있습니다. 더 세게 깎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의 감을 같은 언어로 옮겨 협상이 깨지지 않게 만드는 사람.

감으로 시작된 대화가 데이터의 대화로 이어질 때, 중소 M&A는 생각보다 훨씬 자주 성사됩니다.

Picture by 2010 Getty Images  
Picture by 2010 Getty Images  

인수창업을 준비하고 계신다면, 매물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방법은 이 글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매도인의 숫자를 읽는 법, 우연과 실력을 가르는 법, 딜 구조로 위험을 나누는 법 — 앞으로 esoop이 이 자리에서 하나씩 풀어가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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