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대담 #2 문예경 학부생들은 무엇을 하는가? - 수빈님 인터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스터디 파랑의 미연 민지 성하 조은입니다.

🌊 파랑은 2019년 3월 시작한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의 스터디 그룹으로 서적 리딩 및 토론, 프로젝트 진행, 문화예술 감상 등 주체적으로 문화예술경영에 대해 탐구하고 인스타그램과 티스토리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번 2022-2 파랑의 단체 프로젝트 '파랑대담'은 기존의 플랫폼을 넘어 새로운 플랫폼인 뉴스레터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파랑의 새로운 물결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파랑대담은 문화예술경영학과 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예술경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문화예술경영 이야기가 학우분들, 그리고 예술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독자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파랑대담 #1 보러가기

🌊 𝙉𝙚𝙬 𝙬𝙖𝙫𝙚 𝙊𝙪𝙧 𝙬𝙖𝙫𝙚

파랑대담 #2 문화예술경영이 뭐야?

두 번째 대담에서는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재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교환학생, 학점교류, 교내활동, 아르바이트, 대외활동 등등!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는 인터뷰이들의 이야기가 또 하나의 문예경 로드맵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인터뷰이 소개

수빈  안녕하세요. 저는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휴학생! 18학번 김수빈입니다. 2021년 2학기부터 2022년 1학기까지 약 10개월간 체코 오스트라바대학교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체코는 체코어를 쓰긴 하지만 영어권 학교로 분류가 되어 영어로 강의를 듣고, 기숙사 생활을 하며 여행을 다니는 활동을 하고 왔습니다.

📑 목차

❄️아이스 브레이킹

1. 평소 파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요?

수빈  사실 제가 파랑에 지원을 했었어요. 2020년이었나? 모집 소식을 듣고 전시나 공연 관련 책 스터디를 하고 싶어서 지원을 했거든요. 최종적으로 합격은 못했지만 면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사실 제가 제 얘기를 많이 안 하는 편이라 문예경 내에서도 소통이 별로 없었는데 파랑 면접을 보면서 학과 내 다양한 얘기를 하며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꾸준히 인스타 콘텐츠도 올리고,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문화예술경영학과 설립 취지에 맞게 행동하는 스터디라고 생각해요.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열심히 계속 활동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파랑  열심히 하겠습니다😊

수빈  아 맞다. 혹시 제가 질문을 해도 괜찮나요? 저를 인터뷰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파랑  수빈님이 인터뷰이 중에서 가장 윗학번이세요. 그래서 꼭 하고 싶은 인터뷰였습니다. 18학번 선배님들이랑은 교류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서 이런 자리가 중간 다리가 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같이 얘기해 보면 저희끼리 얘기하는 것보다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수빈  인터뷰이 모집글에 교환학생 체크 박스가 있더라고요. 뭔가 제가 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책임감이 들었어요.

파랑  너무 감사하네요. 항상 교환 학생을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은 많은데 정보가 부족해서 많이 힘들어했거든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문화예술경영학과에 오게 된 이유 

수빈  원래 저는 다른 대학 신문방송학과에서 저널리즘 위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막연하게 다양한 걸 해보고 싶다 생각해서 지원했는데, 가보니까 보수적인 교수님들에 수업도 학과 활동도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때 수능 치고 서울로 여행을 왔던 게 기억났어요. 서울에 사는 고모가 <쉬어 매드니스>라는 연극을 보여주셨는데, 지금도 대학로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인 연극이에요. 지방에 살다 보니 연극에서 추리를 한다? 이런 경험이 아예 처음이었거든요. 마치 알을 깨고 나온 듯한 느낌이었어요. 꾸준히 연극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생겨 반수를 하고 문화예술경영학과에 왔습니다.

민지  저랑 루트가 되게 비슷해요!
(*민지의 문화예술경영 진학 이야기는 뉴스레터 #1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진로가 어떻게 되는지, 배경 및 이유가 있다면?

수빈  문예경 학생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질문일 것 같은데,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요. 연극 전시 무용 콘서트 페스티벌 영화 웹툰 일러스트 사진 영상 등등 다 너무 관심이 가고 좋아해요. 최근에는 관련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데 진로를 아직 못 정했습니다.
문예경에 진학하고 나서 1학년 때는 무조건 연극을 보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학과 단관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했었고, 2학년 때는 전시기획 수업을 듣다가 전시에 관심이 생겼어요. 작은 공간에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는 전시를 보니까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렇게 전시를 생각하다가 3학년때는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고, 4학년 때는 교환학생 다녀오고.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서 모르겠으니까 이제는 닥치는 대로 다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공연, 전시도 많이 보고, 영상도 만들고, 영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연  저도 비슷해요. 저는 반대로 1학년 때 전시가 하고 싶었고, 2학년 때는 공연 제작 워크숍을 하면서 공연에 관심이 생겼는데 3학년이 되니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결정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건지... 그래서 저도 지금 생각을 해보자 하고 휴학을 했는데 막상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진 않네요.

수빈  진로를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시간이 오는 것 같아요. 이 학과에 오는 사람들 자체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문화예술경영학과라는 이름의 '문화예술' 자체가 범위가 너무 넓잖아요. 이 단어에 매력을 느껴서 들어오신 분들도 많은 것 같고. 모두가 하는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4.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수빈  저는 사실 그렇게 많은 활동을 하진 않았어요. 누구에 비해서 많다 적다의 여부는 모르는 거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긴 했습니다. (파랑 충분히 열심히 사신 것 같아요!) 일단 저는 유화에 관심이 있어서 유화 작품을 보려고 체코로 교환학생을 갔습니다. 미술관에 가서 그 질감과 전체적인 느낌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대학로의 작은 티켓 부스에서 일한 적도 있고요,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9 (*환경사랑을 주제로 한 뮤직 페스티벌)에 티켓 판매로 동기들과 참여했습니다.
연극, 뮤지컬, 콘서트, 무용, 뮤지컬 같은 공연이랑 전시도 꾸준히 보고, 전시로 진로를 세웠을 때는 미학, 전시 관련 책을 읽으면서 준비하기도 했었고. 그리고 학교에서 하는 산업협력에 참여했어요. 기업이랑 학교가 연계해서 일할 수 있는 인턴 같은 프로젝트인데, 합격은 못했지만 준비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문화예술과 관련되지 않은 활동으로는 체코에서 초중고등학생 과외를 했어요. 거기 한국인들이 많이 살아서 과외도 하고, 워킹 홀리데이를 준비하며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고, 포토샵 자격증도 따고. 문화예술 기획자 강의, 공예 관련 강의도 듣고, 요즘엔 블로그에 예술 감상 기록을 짧게라도 많이 남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파랑  정말 많은 활동을 알차게 해오셨네요.

5. 현재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수빈  지금은 방송국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교환학생을 다녀오면 학점 인정을 한 학기에 걸쳐서 받아야 해요. 저는 이제 막학기만 다니면 되기 때문에 학점인정을 받는 동안에는 휴학을 하고, 그 기간동안 잠깐 회사에 다니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이미 대학을 이미 많이 다녀서😅
돈을 직접 벌어 생활하는 ‘생산적인 나‘를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최근에는 토요일마다 여성 영화 모임을 하고 있어요. 여성 주연의 여성 감독 영화를 골라서 영어로 발제와 대화를 하는 모임이에요. 틈틈이 공연이나 전시도 보러 다니고, 최근에 계획한 건 하루에 2시간 이상 독서하기. 학점인정 기간에 알았는데, 융합기초가 교환학생 학점으로 인정이 안 돼요. 그래서 융합기초 3학점만 남았어요. 1학년 1학기 때 들어야 하는 수업인데... 다음 학기에 수강신청을 잘해야 해요. 취업계도 써야 해서.

6. 자신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수빈  저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교환학생, 하나는 융합전공 수업. 교환학생은 제가 속해있는 집단을, 특히 국가를 벗어났다는 경험이라는 점에서 다른 활동들이랑 정말 달랐어요. 우리가 한국에서 태어나고 살아왔기 때문에 언어적 장벽이나 큰 어려움 없이 살 수 있는 거지 해외로 나가면 정말 생존이거든요. 모든 걸 눈치껏 알아서 혹은 도움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노력을 많이 했어요. 진지하게 여기서 살고 싶다고 아름다운 나라도 많았고, 인종차별도 숨 쉬듯이 많이 당했지만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했습니다.
제가 생활한 체코는 유럽에 속해 있는데, 거기엔 서로를 위한 배려심이 많았어요. 트램을 타고 가다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승차를 원한다고 하면 트램을 세우고 기사가 나와 발판을 일일이 깔아줘요. 그에 대해 아무도 전혀 재촉하지 않아요. 핸드폰 매장에는 아이들이 색칠놀이를 할 수 있는 판과 크레용을 마련되어 있어요. 한 번은 오스트리아 빈에 혼자 여행을 갔는데, 성소수자의 달을 기념해 온 도시에 무지개 깃발이 꽂혀 있었어요. 벨베데레 궁전에도. 국가적으로 이런 걸 기념한다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쇼핑몰에서 본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아이들이 타고 노는 장난감 차를 닦으며 청소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걸 아주 꼼꼼하고 즐겁게 콧노래를 부르며 일을 하더라고요. 내가 가지고 있었던 일의 가치에 대한 편견이 턱 와닿는 경험이었어요. 원래 목적이었던 미술 작품들, 뮤지컬 라이온킹, 현대 무용 공연, 길거리 무용 공연, 음악 공연, 버스킹, 길거리 크리스마스 마켓 같은 것들도 제 삶을 채웠어요. 거기서 본 모든 게 제가 한국에서 보고 자란 것들을 배신하는 순간이었어요. 

파랑  가장 인상 깊었던 미술 작품이 있나요?

수빈  지금 기억에 남는 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이에요. 거기엔 피카소의 초기작이 많이 있고, 제가 예상했던 그림은 거의 없었어요. 그림을 보고 있으면 이 사람은 진짜 천재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질감이나 인체 표현을 걸 붓 한 번 그어서 완성한 느낌.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작품 아시죠? 그 작품을 재해석한 수십 개의 작품들이 있어요. 이외에도 같은 그림을 여러 번 다른 버전으로 그린 것들을 보면서 피카소가 어떤 생각을 하며 작품을 제작했을까 상상할 수 있었어요.

파랑  현대 무용은 작품은 어떤 작품이었나요?

수빈  무용 감상이라는 강의에서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공연장이 있어요. Sadler’s Wells. 영국 여행 중에 공연을 예매해서 보러 갔는데, 이민자를 주제로 한 공연이었어요. “영국 사람들 중에서 ‘내 조국’이 영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문장을 던지는데, 공연 안에서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사람이 대다수여서 놀랐어요. 언어가 포함된 공연 버전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인종, 성별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외치면서 무용을 했어요. 앞이 뚫린 나무 박스 안에 한 사람이 들어가고, 한 사람은 항해를 하는 것처럼 그걸 밀고 다닌 장면도 기억에 남네요.

파랑  저도 오며 가며 듣기로 영국이 이민자의 나라라고 할 만큼 다양한 인종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걸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하니까 흥미롭네요.

✈️ 활동에 대한 질문 - 교환학생

1. 어떤 나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셨나요?

수빈  체코의 오스트라바 대학교에서 2학기 동안, 10개월간 공부하고 왔습니다.

2. 교환학생을 결심한 이유?

수빈  저는 그 시기에 지금 내 나이에 안 하면 후회할 것들을 하고 싶었어요. 그 첫번째가 워킹 홀리데이 준비였어요. 근데 절차가 너무 복잡하기도 하고 학교의 보호 안에서 가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교환학생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친구가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는데 그걸 보면서 나도 가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서 국제교류처 홈페이지도 찾아보고, 파견 학교 리스트도 찾아보고, 후기 보고서도 읽어보면서 결정했습니다.

파랑  체코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수빈  체코를 선택한 이유는 토익 성적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오스트라바 대학교가 커트라인이 제일 낮았어요. 650점! 도전하면 가능한 점수여서 부담이 없었습니다. 사실 자격증이 아예 없어도 되는 나라도 있어요. 언어 하나를 유창하게 잘 할 수 있다면 그런 나라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토익은... 저도 별로 안 좋아하긴 하지만 도전한다면 할 수 있습니다!

파랑  학교 외에서 소통을 할 때는 어떤 언어로 하셨나요?

수빈  체코가 영어를 대하는 태도는 한국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보통 ‘영어’하면 미국을 떠올리잖아요? 유럽에서는 영국 국기로 표시하는 점이 신선했는데, 유럽에 속한 나라들은 영국과 위치적으로 가깝고 선진국이 많다 보니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영어 사용에 친숙해요.
식당이나 카페에서 영어로 주문이 가능할 정도지만, 국가 언어가 체코어다 보니 영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기숙사 리셉션에 갈 때는 항상 구글 번역기를 들고 가기도 했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거나 수업을 들을 때는 교환 학생들, 현지 학생들과 영어로 소통하며 지냈어요.

파랑  진짜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다른 나라 언어로 말을 하고, 과제를 하고 이런 게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대단하세요.

수빈  저는 사실 가기 전에 영어 회화 과외를 듣고 갔어요. 우리 학교에서 선생님을 구해서 발표를 준비해보고 발음을 교정하는 등의 수업을 했습니다. 저는 준비를 안 한 편이긴 한데, 준비를 많이 해서 가면 좋을 것 같아요. 답답했던 적도 있어서.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살아야 하잖아요! 교환학생에서는 특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파랑  답답했던 경험을 하나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수빈  기숙사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포르투갈 사람이었는데. 한 번은 기숙사 청소가 안 되어 있다고 다 나오라고 20분 동안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제가 그때 몸이 아팠는데, 누가 나가서 그만하라고 해줬으면 했는데 아무도 그러지 않고 다들 점호하는 것처럼 나가서 가만히 서있더라고요. 몸은 아프고, 나서는 사람은 없고, 시끄러워서 화도 나고, 너무 답답했어요.
결국 제가 나가서 아픈데 조용히 좀 해달라고 했어요. ‘네가 항상 청소를 하는 것도 알고, 화난 이유도 알겠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안 치우는 것만큼 네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도 기숙사에 해를 끼치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 당시에는 어렵더라고요. 말이 안 통하는 상대이기도 했어요.

3. 교환학생을 가서 어떤 공부를 하셨나요?

수빈  어떤 수업을 들었는지 말씀드리면, 2021학년도 2학기에 들었던 ‘Painting’이라는 수업은 실제 작가가 교수님이었어요. 캔버스를 어떻게 만드는지부터 기초 드로잉, 소실점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그림에 대한 철학 얘기도 함께 듣고 나눴어요. 예술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파티나 프라하에서 열리는 본인 개인전에도 초대받았어요. 매주 인테리어나 외부 건물을 소실점을 사용해서 그려오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사진에 대해 배우는 ‘Digital Photography’수업은 DSLR을 다루는 수업이었는데, 기말고사에 최종적으로 프로젝트를 하나 제출해야 했어요. 자유형식으로 직접 기획을 해서 학기 중에 배운 포토샵 기술로 사진들을 배합해 한 두 개의 사진을 만들거나, 혹은 아예 여러 다발로 20-30개의 연작 프로젝트를 제작해도 됐어요. 학기 중반에는 DSLR이랑 포토샵을 중점적으로 배웠습니다. 야외에 나가서 사진도 찍고! 중부 유럽의 예술사라는 과목도 있었어요. 이 수업은 미술사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외국인을 위한 체코어 수업도 듣고, 스키 수업도 듣고, 첫 학기에는 이렇게 총 다섯개의 수업을 들었어요.

파랑  포토샵은 그 학교에서 배우신 걸까요?

수빈  저는 한국에서 자격증을 따고 갔어요!
그리고 22년 1학기에는 ‘American Film’수업. 한 학기 동안 주어진 영화 중 한 편을 보고 사회문화적, 시대적, 주인공의 배경 등 여러 주제를 가지고 에세이를 5장 분량으로 작성하는 수업이었어요. ‘Digital Video’는 영상을 만드는 수업이었는데 그 학기에 교수님이 일이 있어서 따로 양식이나 틀을 안 주시고 그냥 개인 프로젝트로 영상을 세 개 정도 만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뮤직비디오처럼 음악을 깔고 기숙사 친구들과 일상을 담은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Flamenco’라는 스페인 전통 춤을 배우는 강의도 들었어요.
그리고 ‘Intercultural Communication’ 수업. 체코 학생들과, 교환 온 학생들과 문화의 다양성 같은 주제로 얘기를 나눴어요. 교수님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문화를 이해하는 태도를 인식시켜줬어요. 키, 학교에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 나이 순 등으로 줄을 서 보기도 했고, 침묵상태에서 서로 다른 규칙으로 카드게임을 해보며 문화상대주의를 체감했어요. 기말과제는 각자 문화권에 대해 그룹발표였습니다. 이때 미국 대학과 교류를 맺어 팀프로젝트를 하는 수업이었어요. 근데 미국 학생들의 경우 수업과정이 달라 이미 종강을 했는지 참여를 잘 안 하더라고요😂
시간에 대한 가치관, 여가에 무엇을 하는지, 돈의 사용목적, 종교의 분포도 등이 주제였는데, 제가 속한 조는 영어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어요. 영어 친숙도, 영어 빈도, 언어에 얼마나 영어가 섞여 있는지, 영어에 대한 편견이나 생각은 어떤지 등의 발표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파랑  2학기 동안 다녀오셔서 그런지 되게 다양한 수업을 들으신 것 같아요. 1년 동안 교환학생을 가는 건 드문 케이스 아닌가요?

수빈  맞아요. 제가 갔을 때 한국인이 10명이었는데 그중 두 명만 1년을 다녀왔어요.

파랑  얘기를 듣다 보니까 학점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수업들이 많은데 학점 인정은 어떻게 되었나요?

수빈  학점 인정 방식에는 내부 과목과 연계해서 아예 그 강의로 학점을 인정받는 방식이 있고, 외부 과목 매핑이라고 그 과목 자체로 인정받는 방식이 있어요. 페인팅, 디지털 사진 실습, 중부 유럽의 예술사를 후자로 신청했고요. 사실 중부 유럽의 예술사는 미술사로 넣고 싶었는데 이미 미술사를 듣고 가서😅
미국 영화학은 본질이 글쓰기여서 예술적 글쓰기로 넣었는데 됐어요. 디지털 비디오 실습은 융합전공인 영화제작실습으로 넣었고, 플라멩코도 움직임과 표현 과목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파랑  굉장히 컴팩트하게 학점 인정을 받으셨네요. 많은 준비를 하고 가는 교환학생인데 학점 인정이 안 되면 너무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수빈  사실 어떻게 학점인정을 받을지 준비를 많이 하고 가진 않았어요. 우연의 일치로 이렇게 된 건데 어떻게든 넣어 보려는 제 욕구가 반영된 것 같습니다. 강의는 듣고 싶은 것만 들었어요. 교수님이 학점 인정 너무 신경쓰지 말고 하고 싶은 걸 하고 듣고 싶은 걸 듣고 오라는 조언도 해주셔서. 그렇게 됐습니다.

파랑  수빈님께서는 학점 인정을 신경 쓰면서 수강하기보다는 듣고 싶은 과목을 듣는 걸 추천하시나요? 

수빈  사실 학교 분위기마다 다를 것 같아요. 저는 학교 분위기가 프리한 편이었거든요. 출석도 프리하고 과제를 늦게 내도 인정해 준다거나 되게 자유로운 분위기였어요. 사실 교환학생 전체적인 분위기는 거의 이런 편인 것 같아요. 제가 간 학교는 특히 더 그랬고요.
그래서 나가서 학점 인정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자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해외에 나가 있는 시간이 짧아요! 들을 수 있을 만큼 내가 좋아하는 수업을 듣는 걸 추천해요. 학점 인정이 되면 좋겠지만, 그리고 교수님이 많이 해주시겠지만, 그게 안 된다고 해도 해외에서 내가 듣고 싶은 강의를 듣는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너무 학점에 얽매이지 않는 걸 추천해요.

4. 왜 해당 강의를 선택하셨나요? 해당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수빈  사실 교환학생을 가면, 특히 유럽으로 가면 우연으로 진행되는 게 많아요. 사람들이 여유롭거든요. 교환학생 가기 전에 장바구니처럼 듣고 싶은 강의를 담는 기간이 있어요. 그렇게 수강신청을 하고 도착했는데 코디네이터라고 현장에서 수업을 조율해주는 사람이 제가 신청한 강좌가 한 개 빼고 다 폐강됐다는 거예요! 계획을 하고 가도 막상 가면 제로베이스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홈페이지에 다시 들어가서 이건 지금 하는 과목일까, 폐강은 아니겠지 하면서 코디네이터한테 내가 듣고 싶은 강의는 이런 거라고 다시 말하고, 관련 과목을 넣고 하면서 최종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체코어는 친구들이랑 같이 들으려고 신청했고, 스키는 하고 싶어서 했어요. 특히 하고 싶었던 건 디지털 비디오랑 디지털 포토그래피. 사진과 영상쪽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5.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하며 했던 공부가 도움이 되었나요?

수빈  교환학생에 가면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요. 교환교 친구들이나, 유럽에서 활동하는 예술전공생이나, 교수님이 화가였기 때문에 화가도 만나고. 그럴 때 이런 이야기를 해요. 그 때 기생충이 상을 받았는데 기생충 봤냐, 터키에서 온 남자애는 본인이 만약 한국인이라면 그 상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것 같다고 하기도 하고. 페인팅 교수님이랑 대화를 할 때는 제가 본 작품은 이러이러했는데, 교수님 작품은 부드러운 텍스처를 사용하시는 것 같다, 학생들은 어떤 식으로 교수님과 대화하냐, 같은 말을 해요.
교환학생을 가면 생전 보지 못한 사람과 대화할 기회가 정말 많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문화’를 배워요. 그런 다양한 대화의 토대가 되는 활동들을 문예경을 통해 쌓아 왔다고 생각해요. 또 학과생활을 통해 내가 인지하는 예술의 범위를 넓힌 상태에서 많은 걸 접하니 흡수력이 높다는 점이 좋았어요.
예를 들면 무용감상에서 언급된 공연장을 찾아가기도 하고, 대체적으로 모두 드레스와 정장을 갖춰 입고 공연 시작 전에 드링크를 즐기는 모습에서 문화적으로 한국과 어떤 점이 다른지 관찰하기도 했어요. 좀 더 크게 보면 교환 학생을 가서는 나의 전공을 떼어 놓고, 그곳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흡수하는 느낌이었어요, 한국에서의 공부를 적용한다기보다는.
학과에서 경험한 것들은 한국에서의 활동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특히 융합 전공 수업은 대학 경험 중에서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을 알게 해줬다는 점에서 뜻깊었어요. 예를 들어 음악 매니지먼트 강의. 우리나라 문화예술산업 유튜브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는 과제도 있었고 페스티벌 예산안을 기말과제도 있었는데, 그걸 하면서 깨달은 점은 예산안에는 제가 정말 관심이 없구나, 였습니다.
근데 유튜브 아이디어는 8-9개 정도 아주 다양하게 냈어요. 사실 예전에는 우리 과가 체계가 안 잡혀 있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따로 따로 둥둥 떠다니는 섬 같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론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고 그걸 연결해서 실전으로 적용할 기회가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전시 기획 강의를 듣고 전시 워크숍을 하고, 무대연출론 강의를 듣고 공연 워크숍을 하는 등. 물론 커리큘럼이 딱 바로바로 배우고 적용하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 제 관심 분야를 파악할 수 있는 큰 장이라고 느꼈습니다.

파랑  맞아요. 융합전공 관련 내용은 조금 있다가 더 얘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6. 한국과 가장 크게 달랐던 점은? (공부, 생활 양식 등등)

수빈  가장 크게 느낀 건, 인구 집중도가 낮다는 것. 그래서인지 사람들에게 여유가 있어요. 누가 떠든다거나 피해를 끼친다거나 해도 사람들이 관대해요. 어떤 사람들은 관대한 만큼 정말 시끄럽기도 한데, 전반적으로 여유로워요.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제가 등산을 하러 간 적이 있어요. 폴란드 자코파네의 어떤 산맥에는 ‘모르스키에 오코’라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데, 말을 타고 중간까지 올라간 다음에 걷는 코스에요. 그런데 아예 초입부터 정상까지 유모차를 끌고 온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가족들이 다같이 유모차를 끌고 정상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확 다르잖아요. 남성들이 유모차를 끄는 건 기본이고. 그 장면이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그리고 위계질서가 덜 해요. 이름으로 부르다 보니, 서로 몇 살인지 잘 몰라요. 그런 점이 좋았어요.

7. 지금까지 가장 좋거나 인상 깊었던 경험

수빈  제가 원래는 한국 친구와 계속 여행을 다니다가, 한국인 1명, 일본인 1명과 같이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한국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굉장히 빨리 빨리 되는 경우가 많아요. 엑셀로 짜오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근데 다른 나라 친구랑 여행을 가니까 조심스럽기도 하고, 우리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한국의 대표가 된 기분이고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 그 친구도 미술관에 관심이 많아서 가고 싶은 미술관이랑 도시는 어딘지 서로 우선 순위를 정해와 여행 계획을 짰어요. 그런 과정에서 내가 지금 진짜 문화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구나, 이 사람의 가치관은 이렇구나 같은 것들을 느꼈어요. 계획부터 여행의 끝까지.

파랑  문화예술과 관련해서 인상 깊었던 순간도 있었나요?

수빈  체코에 살 때 머물던 오스트라바가 한국으로 치면 부산 같은 곳이었어요. 제2의 도시같은 느낌. 아마 3번째로 큰 도시였던 것 같아요. 문화적으로도 많이 발달되어 뮤지컬 공연을 찾아서 보러 갔는데 도착하니 체코어로 진행되는 공연이었어요.

파랑  체코어로 공연을 관람하는데 언어적 문제는 없었나요?

수빈  정말 문제가 많았어요. 극을 관람하는데 언어를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까. 제가 딱 한 가지 단어만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그게 '그렇지!' 이런 추임새였어요. 그 말을 정말 많이 해서 '아 이게 그렇지라는 뜻인가 보다'하고 뜻을 추론하는 데까지 갔어요. 사실 저는 연극에 관심이 많고 뮤지컬은 크게 선호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타국 언어로 뮤지컬을 보는 순간이 되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사실 중간에 졸기도 했고, 인터미션 때 나와버리긴 했지만. 인터미션인 줄도 모르고 나왔어요! 공연이 끝난 줄 알았어요. 1막이 2시간이더라고요😂
보면서 다른 나라에서, 다른 나라 언어로 하는 생경하고 무지한 순간을 겪었고, 극 중에 여성혐오적인 표현이 많아서 내가 어떻게 예술을 대해야 하는지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계속 생각했고, 여기도 아직 고쳐야 할 것이 많구나 생각했죠. 그리고 만약에 타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저와 같은 경험을 하면 어떤 생각을 할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졌어요.
세계적인 행사인 베니스 비엔날레에 다녀오기도 했고, 대부분 예술작품들을 보러 다니며 문화예술전반에 대해 많이 느끼고 생각한 것 같아요.

8. 교환학생 전과 비교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 느낀 점이 있다면?

수빈  사실 제가 문화예술 분야로 갈지 안 갈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답변을 드려야 할지 고민을 좀 했는데요. 교환학생 가기 전에 문화예술기획자 강의를 들었을 때 스스로 문화예술 분야의 어느 곳에 있을지에 대해 생각을 하라고 하셨어요. 근처에 있을 건지, 조금 비껴 서서 있을지, 직접 참여를 할 건지 등등. 교환학생을 가면서 그 고민을 가지고 갔거든요. 가서는 굳이 문화예술경영 분야로 가지 않아도 되겠다고 많이 생각하고 왔어요. 내가 돈을 벌고 싶은 건지, 예술의 어디에 있고 싶은지를 생각하게 된 경험이었고,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 외국 기업에 취직하고 싶다는 생각,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왔네요.

파랑  올해 1학기에 파랑 개인 프로젝트 중에 '독립심문'이라고 문화예술 독립 공간을 찾아가서 그곳의 기획자를 만나는 프로젝트가 있었거든요. 그때 만났던 기획자분들이 공통적으로 한 얘기가 '하지 마라!'라는 얘기였다고 해요😂 자기의 분야를 결정하고, 어떤 일을 할지, 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라고 하셨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꼭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수빈  근데 사실 다들 이렇게 말을 해도 문화예술을 좋아해서 온 사람들이잖아요. 제가 영화모임에서 만난 분이 현재 문화예술 사무직으로 일하고 계신데, 그 분이 일하는 곳에 예술경영학과를 다닌 사람들이 진짜 많다고 해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 다들 계속 예술 주변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그 쪽으로 일하는 분들도 많으니까, 충분히 고민해보고 자기에게 맞는 걸 선택하면 될 것 같아요. 

8. 체코에서 문화예술 향유·제작 등의 경험을 해보셨나요?

수빈  일단 교환학생 가기 전부터 여행을 간 나라의 도시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하나씩 꼭 들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갔어요. 여행 왔으니까 랜드마크는 빠짐없이 가고 싶다가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미술관, 박물관을 다녔고,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막상 미술관에 가면 항상 ‘오길 잘했다’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거기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고, 경험의 폭이 확실히 넓어졌어요.
영상이나 사진 활동을 한 적도 있고, 사실 전 글쓰기를 좋아해요. 소설이나 에세이나 시를 쓰는 걸 체코 가기 전부터 했는데 체코에서는 많이 못 썼어요. 바쁘기도 하고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가서 하루하루를 기록했다면 아주 많은 게 남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매번 눈이 뜨이는 게 있기 때문에. 

파랑  기록을 남기라는 것도 큰 팁인 것 같아요.

수빈  제가 가기 전에 친구가 추천을 해줬어요. 하루하루 일기를 써라. 한 줄이라도 쓰라고! 작게 작게 메모한 건 많은데, 손으로 쓴다거나, 한 눈에 볼 수 있게 노트에 직접 손으로 기록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9. 문예경 학생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체코의 문화예술이 있는지?

수빈  일단 교환학생을 1년 다녀오는 걸 추천해요. 그 시기에만 볼 수 있는 게 있거든요. 어떤 정형화 된 문화예술을 추천한다기 보다는 이미지로 남는 게 정말 많아요. 그 중 하나가 크리스마스 마켓! 제가 갔을 때는 코로나 때문에 크게는 못했고, 작게 했지만, 크리스마스를 체코 프라하에서 보냈는데 시내에 ‘천문시계탑’이라는 곳이 있어요. 시계탑 위로 올라가서 도시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위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 정말 아름다워요. 그 시계탑 아래에는 예전에 사용했던 법정 같은 공간도 있어요. 법정에도 그림이 걸려있더라구요. 이 사람들의 의도는 잘 모르지만 이 공간에 없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생각했어요. 나오는 길에 있는 트리도 정말 이름다웠어요.
그리고 유럽에는 그래피티가 정말 많아요. 상인들도 체념하고 묵묵히 지울 정도로🤣 그걸 보면서 이 사람들이 이렇게 예술을 향유하고 있는 건가? 생각도 하고, 예술이 용인되는 범위가 넓구나 생각했어요.

10. 교환학생을 하며 처음 경험한 것이 있다면?

수빈  여행이랑 다르게 타국에서 산다는 건 어떤 결심을 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10개월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에 산다는 건 선택지를 확장하는 일인 거죠. 예시를 들자면, 제가 살던 기숙사에서 ‘Nation 4 Nation’이라는 행사가 있었어요. 학생들이 기숙사 옆 학생 술집에서 자국의 문화에 대해 발표하고 그 국가의 음식을 만들어와 나눠 먹는 경험이었는데, 프랑스 친구들이 프랑스에 대한 편견을 소개하고 맞는지 아닌지를 말해주는 챕터가 기억나요.
‘프랑스인들은 바게트를 많이 먹겠지’ 이런 거. 그 나라 사람들이 얘기를 해주는 거죠. 이게 간접적으로 보는 거랑 다르게 엄청 실제적이고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얘기해주면 정말 피부로 와 닿잖아요. 내가 만약 저 자리에 서서 우리나라에 대해 얘기하면 어땠을까, 생각도 하고. 그런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진짜 새로웠던 건 제가 초중학생 과외를 했잖아요. 타국에서의 자녀 진로 고민! 오스트라바에는 직장 파견을 와서 생활하는 가족이 많아요. 각자 언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 자녀가 원하는 진로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는지도 들었어요. 또 종이책을 구하는 과정이 지난하다는 고민도 들었고.
또 카자흐스탄에서 온 친구와 사진 수업을 들었는데 그 친구는 아마추어 사진 계정이 있었어요. 그 친구의 사진 철학을 듣는다거나,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는지 들으며 사진을 공유하고, 한국의 스냅사진들과 느낌을 비교해 보기도 했어요.

🔮 활동에 대한 이야기 -  융합전공

(* 융합전공: 성신여자대학교 융합예술대학의 수강 제도. 융합예술대학 내 문화예술경영학과, 미디어영상연기학과, 현대실용음악학과, 무용예술학과가 서로의 전공 강의를 일정 부분 이상 수강해야 하는 제도. 수강신청이 어렵기로 유명하다.)

1. 가장 기억에 남는 융합전공 강의가 있다면?

수빈  사실 융전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잖아요. '무대매커니즘의 이해' 강의를 들을 때 한 17학번 선배와 교류가 있었는데, 그 분이 음악 프로듀싱을 하는 강의가 있다고 해서 작곡 수업도 받고 수업을 준비했어요. 수강 신청은 실패했지만… 어떤 수업이 있는지 얘기를 많이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수업이 있는지 잘 모르니까.
먼저 필라테스!! 정말 좋아요. 추천합니다. 교수님이 사랑의 말을 많이 해주세요. 직접적으로 제 신체에 영향을 많이 주는 강의였고요.
그리고 음반 프로덕션. 음반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기획할 때 예산 짜는 법 등을 배워 최종적으로 앨범 기획서를 만드는 기말과제가 있는 강의였습니다. 저는 <천국에서>, <더 나쁜 곳으로> 등을 쓴 작가 김사과와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의 일맥상통하는 지점, 젊은 여성이 느끼는 삶의 공허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영감을 받아 두 사람의 협력작품으로 EP 앨범을 내는 기획을 했어요. 도서에 앨범을 결합한 앨범이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걸로 주제를 잡으니까 열정이 커져서 총 30페이지 정도의 과제를 제출했던 기억이 있네요.
무용 감상도 좋았어요. 매주 레포트 과제와 수업 중 토론이 있어요. 이 수업은 제가 무용을 진지하게 향유해보겠다는 결심이 선 계기였어요. 무용의 감상지점에는 어떤 게 있는지, 그리고 내가 느낀 것들을 응용해서 써내는 법을 배웠고, 그 과정에서 비평 쪽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두 수업 모두 페이퍼라는 유의미한 결과물을 남길 수 있었던 좋은 수업이었어요. 스스로 찾아보고 많은 걸 써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학교 안에 좋은 수업이 정말 많았다고 느껴요. 이 수업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뭘까, 최선을 다해서 생각했던 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어요.

2. 융합전공이 추후에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될 것 같나요?

수빈  사실 제가 나중에 뭘 할지부터 생각을 해야 하는 질문인데🤭 융합전공에서 배운 것들이 전공에는 정말 큰 도움이 돼요. 여러 수업에서 적용하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예술경영 쪽으로 일을 해도 그 주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무기가 돼요.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 소모임을 찾게 되는데, 지금 활동하는 영화 관련 소모임에 있는 사람들은 다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이 명확하고 발전해나가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제가 배운 것들이 그 사람들과의 대화의 주제가 되기도 하고, 그 가운데서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답니다.

3. 활동 전과 비교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 및 느낀 점이 있다면?

수빈  융전은 오히려 전공보다 더 제 대학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해요. 그래서 문예경에 오기 전과 비교해야 할 것 같은데, 대학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제가 예술을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융전이라는 기회 안에서 다른 학과와 협업하고 다른 학과의 전공을 체험하며 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확실히 높아졌어요. 사람이 뭔가를 알아야 그에 대해서 질문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런 토대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파랑  사실 질문지에 활동을 위해 준비하면 좋은 게 뭐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있는데... 이건 당연히... 

수빈  수강신청을 성공하는 것!!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5.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얻은 것과 잃은 것 

수빈  약간의 자신감을… 잃었죠...🥲 전공자들이랑 같이 강의를 듣다 보니까 작아지긴 하더라구요. 현대실용음악학과에서 보컬을 전공하는 분이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부르는데 정말 울 뻔 했습니다. 전공자와 나의 갭이 얼마나 큰지 절실하게 느꼈어요🥲 그래도 교수님들이 문예경을 예쁘게 봐주세요. 문예경 열심히 하는구나! 성실하게 연습하는구나!! 해주시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 예쁨도 받고 좋은 점수도 물론 받을 수 있습니다. 재능만이 다가 아니에요.

🌊나의 문화예술경영 이야기

1. 전공과 관련해서 과거 혹은 현재 겪고 있는 고충·딜레마가 있나요?

수빈  결론적으로 말하면 예술경영에 대해 배우면서 오히려 예술의 어느 위치에 있어야 할지 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를 콕 집어서 내가 어디에 있고 싶은지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와요. 18학번 동기들 사이에서 하고 싶은 게 비교적 분명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저는 다양한 분야가 좋아서 길이 많이 바뀌었죠. 일러스트에 관심이 많아서 인스타 디깅을 하거나 일러스트 페어를 다니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컨벤션 산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영화 촬영장에 가서 스크립트도 써보고, 영상 편집도 배우고 이런 경험이 다 합쳐지면서 내가 진짜 어디에 있는 건지에 대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저는 글도 쓰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고 영상, 사진, 필름 다 하고 싶은데. 저희 학과 자체가 욕심이 좀 많은 것 같아요😅

2. 나에게 예술경영이란?

수빈  교환학생도 다녀오고 직장에서도 일하다 보니 사람들 앞에서 전공에 대해 설명해야 할 때가 와요. 그럴 때마다 "문화예술경영학과"라고 또박또박 말해주고 뭘 하는 학과인지 설명하는데, 저는 대부분 “공연 기획하고, 전시랑 미술사도 배우고, 마케팅이랑 경영에 대해서도 배웠다”고 얘기를 하곤 해요. 이 질문을 받고 다시 생각을 해봤어요. 예술경영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누린 지금 내게 생각하는 예술경영이 뭘까. 저에게 예술경영의 정의를 말하라고 하면 ‘예술이 지속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것 같아요. 예술이 지속되려면 반드시 자본이 필요하고, 그 자본이 굴러가도록 만드는 것이 예술경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파랑  멋있는 정의에요! 저희도 이 예술경영을 소개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뉴스레터 #1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3. 요즘 가장 빠져있는 문화예술🎪

수빈  영화 모임을 하다 보니까 영화에 관심이 많고, 진짜 빠져 있는 건 미국 드라마! 브루클린 나인-나인이라는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민지  와 저도 그거 보고 있는데!!

수빈  혹시 저희 영혼의 쌍둥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날 때마다 보고 있어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영화이긴 한데요. 모임에 들어가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여성 감독의 여성 주연 영화를 찾아보고 있어요. 같이 모임 하는 분들이 실제 제작에 참여하셨던 분도 있고 다들 영화에 대한 지식이 저보다 출중한 분들이라. 저는 항상 영화를 감상에서 끝내는 면이 있었는데 그분들은 촬영감독까지 신경을 쓰더라고요. 알고 보니 촬영의 시선이 남성이었다는 것, 이런 것도 알게 되고. 페미니즘의 역사도 찾아볼 수 있고요.
영화 쪽으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를 좀 추천 드리자면, 할리우드에 어떤 여성들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우먼 인 할리우드>. 벳시 웨스트, 줄리 코헨 감독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여성 대법관인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예요. 셀린 시아마 감독의 <쁘띠마망>, 72분의 짧은 영화예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유명한 감독이고, 그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어요.

미연  좋은 여성 감독들이 정말 많은데 너무 안 알려져서 아쉬워요.

4. 앞으로 하고 싶은 공부나 활동이 있나요?

수빈  저는 사실 문화예술을 취미로 할지, 일로 삼을지에 대한 고민이 커요. 지금 하는 일이 1년 계약직이라 내년에 취업계를 쓰고 나면 바로 취업을 해야 해서. 일과 취미의 단계를 구분할 때가 왔는데, 그래도 저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꼭 하자는 쪽이라서. 영화 현장에서 일하고 싶기도 하고, 유화를 배우고 싶어요. 취미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드럼이나 일렉 기타를 배워서 밴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예술경영보다는 예술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미연  근데 20학번도 저희끼리 밴드 만들자는 얘기가 거의 1년째 나오고 있거든요. 문예경은 다 이런가 봐요.

수빈  맞아요. 이것 저것 다 하고 싶고! 근데 우리 학교에 밴드 많잖아요. 심리학과에도 밴드 동아리 있고...

민지  질 수 없지🤭

수빈  문예경은 질 수 없지!🤭🤭

5. 내가 생각하는 문화예술은?

수빈  문예경에 다니면서 문화예술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잖아요. 아예 과제로 내주시는 교수님도 있고🤭 개인적으로 한 문장으로 꼽을 수는 없지만 얘기를 해보자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전시를 보면 다른 생각을 많이 해요. 조용하고, 사람들 지나다니고, 예쁜 그림이 있고 하니까 왠지 다른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삶에 대한 생각이나, 어제 했던 실수라든가, 이런 생각. 어제 봤던 작품이랑 비슷하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작품 자체보다는 다른 걸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혹은 작품과 관련된 생각일지도? 어쨌든 예술은 삶에 대한 거니까요.
저는 철학적인 연극을 좋아하는데, 극을 보면서 연출이 의도한 대사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인간관계나 가치관에 대해서 생각해요. 앞서 말했듯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요. 연극 관련 수업에서는 다 배우로 참여를 했어요. 재밌는 연극도 많이 올리고, 노래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보컬 강의를 들은 것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문화예술은 공연장이나 전시장을 나오면 사라지는 것, 일시적인 것이기도 해요. 사람들은 영원한 걸 원하지만 예술은 그런 게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에겐 정말 얇게 겹겹이 쌓여서 이뤄지는 무언가예요. 때로는 공감, 때로는 즐거움. 크레이프 케이크처럼요🍰

파랑  답변에서 수빈님의 예술을 향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6. 10년 뒤 꿈꾸는 나의 모습이 있다면?

수빈  제가 뭘 하고 살지 저도 정말 궁금해요! 바라는 모습이 있다면 사업에 성공해서 경제적인 자유를 얻은 모습이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아이디어가 5개 정도 있는데 경제적인 자유를 얻을 수 있는지, 아니면 내가 예술에 참여를 해서 어떤 개인적인 목적을 이루고 싶은 건지, 각자 목표할 수 있는 측면이 정해져 있거든요. 이걸 하면 돈을 벌 수 있는데, 이걸 하면 돈을 못 버는 게 보여요. 뭘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경제적인 자유는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이후에는 여성 창작자들을 돕거나 공연장, 전시장, 회의실 같은 걸 운영하면서 예술인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저의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7. 문예경 학생들에게 꿀팁 및 조언, 추천하고 싶은 게 있다면?

수빈  제가 안 해본 활동 중에 추천 드리자면, 동아리를 만들어서 활동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하나라도 관심 가는 분야가 있다면 모임을 만들어서 활동하는 걸 추천해요. 왜냐하면 어딘가에 스스로 소개할 때 '저는 어디에 속해 있는 누구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게 참 큰 의미인 것 같아요. 그 사람한테 원동력도 많이 되고요. 문화예술단체나 서포터즈처럼 나의 활동을 증명할 수 있는 곳에 소속해서 활동하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이런 활동을 해본 건 아니고 교수님들이 항상 말씀하는 부분이에요. 저는 소속이 없어서 굉장히 헤매고 다녔거든요.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대학을 오면 엄청 넓잖아요. 특히 어린 여성은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 환경 때문에 소속감을 가지게 해주는 단체에 소속되는 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1-2학년때는 닥치는 대로 많이 관람하고 향유하기. 활동해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이것저것 해보다가 아닌 것 같으면 나오기도 하고, 뭐든 다양하게 해봤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모르겠다 하는 분들이 있다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두산아트센터, 국립극단, 아르코미술관, 일민미술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정말 기본적인 곳들만 꾸준히 다녀도 눈이 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라리오 갤러리!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아라리오 갤러리는 상설 전시가 크게 되어 있어요. 가보니까 큰 공간에 그렇게 많은 예술작품이 촘촘하게 계획되어 전시된 모습이 너무 좋더라구요. 극장에 대해 궁금하다면 극장 백스테이지를 신청해서 투어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조명, 음향, 무대장치 등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저는 1학년 때 교수님과 함께 남산예술센터에 다녀왔어요.
어떤 진로를 꿈꾸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면 좋겠어요. 자신의 자산이자 데이터 창고가 돼요.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노션, 블로그를 개설해 해나가는 걸 추천해요. 관련 직종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면 아트모아 사이트를 둘러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할지, 경력이 있어야 하는지 아닌지, 어떤 직종이 있는지 등을 둘러볼 수 있어요.
추천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는데요. 한국장학재단에서 사회리더 대학생 멘토링이라는 게 있어요. 닥치는 대로 해보던 시절에 한 건데, 정말 배우고 싶은 부분으로 설계된 활동이 아니라면 굳이 안 해도 돼요. 또 소속 없이 외부 파견처럼 가는 티켓박스 일,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동아리. 전공이나 흥미와 관계없이 돈만 벌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8. 예비 문예경 학생들에게 꿀팁 및 조언, 추천하고 싶은 게 있다면?

수빈  흥미로운 분야에 대한 경험을 다양하게 해보고, 전공 관련된 책을 한 두 권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공연, 전시, 예술 등 뭐든 검색해서 나온 책들이요. 이 학교에 와서 공부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알고 오는 것과 모르고 오는 것은 다르거든요. 저는 '이걸 왜 해야 하지?'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어요. 그걸 모르면 지치기 쉽더라고요. 학교는 열려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추진력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8. 파랑대담이 문예경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요?

수빈  우리 과는 뭐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생각을 1학년 때 많이 했거든요. 어떤 걸로 먹고살지, 선배들은 뭘 하고 사시나. 저는 일단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융합 전공 학점인정의 첫 사례가 저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학과에서도 더 많이 교환학생을 가고, 더 많은 인정을 받아낼 수 있는 조금의 가이드가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 두 번째 파랑대담. 수빈님의 문화예술경영 이야기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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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대담에서는 문화예술경영학과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졸업생들의 구체적이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의 선배들은 예술이라는 넓은 분야 속에서 각각 어떤 자리에 위치해 있는지, 우리는 어디에 위치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 𝙉𝙚𝙬 𝙬𝙖𝙫𝙚 𝙊𝙪𝙧 𝙬𝙖𝙫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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