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집

산책객 15. 투명한 병_冬

이마가 같은 쪽으로 나란히 평화로우니

2023.08.08 | 조회 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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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객 선보연

매주 화요일 시와 편지

안녕하세요. 선보연입니다. 

한 주의 시작은 잘하셨나요? 저는 이번 주 시작부터 왜 그리 힘들던지요… 아마 휴가를 다녀온 후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그렇더라고요. 요즈음 방에서 키우는 식물들을 꼼꼼히 챙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벌레가 생기거나 아픈 식물은 없는데 모두 뭐랄까, 제멋대로 크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 모습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요. 일하면서 많은 식물을 관리하는 식집사들이 대단헀던 거였어요. 저는 도무지 그 정도의 품이 나진 않네요. 저번에 이야기했던 살구는 잘 크고 있습니다 :) 씨앗 2개를 심었는데 하나는 크다가 죽고 나머지 하나는 잘 크고 있어요. 잎도 제법 큼직하게 나기 시작했는데요. 다음에 사진 찍어서 첨부해 볼게요! 

저는 시 한 편 놓아두고 갑니다. 태풍이 온다고 하니 조심하시고 다음 주 화요일 날 다시 편지하겠습니다 :0

감사를 담아.

 

***

 

  투명한 병_

 

  목욕탕에서 말을 하면

  몸과 소리가 다른 세계에 있었다

  큰 탕이었다

  초록 물이 넘실대는

  바가지에 뜨면 곧장 투명해지는

  약초 물에 머리를 담가서

  바글바글 뜨거워진다

  얼굴에 온통 붉힘이 들러붙었다

  못 견디겠어서 마음은

  몸을 마구 더듬었다

  몸과 몸이 엉켜도

  찾을 수 없는 나의 나체

 

  펄펄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나무토막 한 개를 넣어야 한다

  아니, 끓기 전에 넣으라고 했던가

  이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안심하고 있다

  비록 나무는 자기 것을 덜 잃겠지

  구수한 색이 우러나면

 

  뜨거운 이마와 볼

  무엇보다 뜨거운 눈

  눈을 감지 못하는 날이 길었다

  눈을 감으면 용암 속에 있는 것 같다고 했으니

  눈알에 부채 바람을 쐬어준다

  얼굴에 온통 빨강이 나란하다

  그 얼굴과 나란히 얼굴을 뉘였다

  이마가 같은 쪽으로 나란히

  평화로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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