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집

#27. 기둥에 묶은 몇 개의 소리

두 사람의 이름을 줄인 네 글자 같았다

2023.10.31 | 조회 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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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객 선보연

매주 화요일 시와 편지

안녕하세요. 선보연입니다.

10월 끝자락이지요. 1년이 이만큼 쌓여갑니다. 작년 이맘때 이태원 참사가 있었다는 게 실감 나지 않습니다. 주변은 평소처럼 편편하고 당연하듯 눈을 뜨고 버스는 제 시각에 오고. 이런 것들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존재하고, 그 이야기 속에 일정 부분은 슬픔이 자리한다는 것이 서글프고요. 먼 곳에서 바라보는 죄스러움과 함께 추모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둥에 묶은 몇 개의 소리

 

  트럭에 방울을 단다

  천천히 움직일 때마다

  기분 좋은 소리가 난다

  마치 양손을 들고 있는 두 사람이

  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둥 4개에

  방울을 하나씩 달아준다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울

  우린 소곤거림 따윈 없지

  옆 사람도 들을 만큼

  소개하자고 방울을

 

  나의 손목에도 방울이 있다

  그건 침같이 나를 찌른다

  방해한다

  움직이는 것들을

 

  방울은 짖는다

  새끼 강아지가 차에 치일 때

  소리 없이 마지막에 낑낑대던

  울음을 방울은 기억한다

 

  같은 날

  기증된 책을 읽으며

  기증자의 이름은 

  두 사람의 이름을 줄인

  네 글자 같았다

 

  책에는 반듯하게 소리도 기록되어 있고

  짖다 보면 흰 가죽에 남은

  자국들이 보이게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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