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집

의미 없는 타투가 가재 모양이라는 우연

이걸 수박 향이라고 해

2023.10.03 | 조회 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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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객 선보연

매주 화요일 시와 편지

안녕하세요. 선보연입니다.

10월 첫 번째 메일입니다. 벌써 10월이죠. 이제 두 달 지나면 2024년이 코앞이네요. 이런 생각을 하면 확, 각성이 되는 듯 해요. 뭔가를 많이 하고 많이 받아들이고 싶어져요. 그냥 지금처럼 제 속도로 남은 23년도를 보내면 되는데 말이죠. 사실 말은 각성이지 행동은 여전히 똑같아요. 마음만 분주합니다 :)

저는 오늘도 시 한 편을 놓아두고 갑니다. 오늘 시는 어렸을 때 동네 친구들이랑 산으로 놀러 가던 시간을 떠올리며 썼어요. 그때 선명한 기억은 없는데요. 그래도 산으로 가던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게 좀 남아있습니다. 그 기분을 여기저기에 쌓아보았습니다. 그럼 좋은 한 주 되시고 저는 다음 주 화요일에 소식 전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를 담아

 

***

 

  의미 없는 타투가 가재 모양이라는 우연

 

  내가 많이 남겨 두었어

  어렵지 않게 다, 모두

  소화할 수 있겠지

  말랑하고 단 분홍색 젤리

  수박 맛

  젤리를 먹으면서

  계속 씹어대면서

  향과 맛이 어디서 서로의 값을 교환하는지

 

  내가 많이 남겨 뒀어

  이거 받아

  두 손을 모아 바구니를 만드니

  손 위로 가재가 마구 쏟아진다

  가재가 물렁물렁한 손바닥에서

  헛걸음을 디딘다

  돌멩이 밑을 뒤져서 찾은 가재

  지금은 주먹 밑으로 기어들어간다

 

  네 손에서 향이 난다

  이걸 수박 향이라고 해

  손을 맞잡고 진흙 길을 걸어 나와도

  밑창 틈새마다 함정이 펄떡이고

 

  그때 가져온 것들이

  오늘 내 몸을 누른다

  나는 밑으로 숨어야 하는데

  날카로운 건 밖으로 꺼낼 수 없으니

  다시 물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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