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리포트에서는 지난번에 소개한 PlanB 브랜드 리뉴얼 [Part 1. 전략과 스토리]에 이어[Part 2. 스타일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을 소개해드려고 합니다.
Part 1.을 읽어 보지 않으신 분들은 여기 로 이동하셔서 내용을 먼저 파악하시면 Part 2.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자, 그럼 PlanB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 마지막 Part 2를 살펴보겠습니다.
Part 2. 스타일과 시스템
[Part 1. 전략과 스토리]에서는 내외부 설문을 통해 PlanB 브랜드의 콘셉트를 도출하고 플랜비다움을 정의하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Part 2. 스타일과 시스템] PlanB에서는 Part 1.을 기반으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PlanB 스타일을 구축해 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한 지붕 아래 두 회사를 위한 아이덴티티 '
플랜비-파지트라는 두 회사는 PlanB라는 하나의 유니버스로 통합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같은 철학과 가치, 비전을 공유하되 실제 사업적 가치와 시각적 이미지 등은 개별화하는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였습니다. 이는 플랜비-파지트 두 회사가 법적으로 분리되어 있어 있고 이름도 다른 회사지만 서로가 추구하는 큰 생각은 같은 곳을 향해야 한다는 구성원들의 뜻이 담겨있습니다.
바라보는 지향점은 같더라도 각 회사가 가진 실제 목표와 장단점, 그리고 색깔은 다른 스타일을 구축해야 하겠습니다.
플랜비의 주력 사업은 HR 전문 출판사다움과 컨설팅사다운 면모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전에 거의 시도하지 않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고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출판사를 보유한 컨설팅사라는 차별성은 제안의 전문성과 깊이를 한층 더하게 합니다. 컨설팅을 통해 쌓인 데이터들과 노하우는 다시 서적 출판으로 이어져 고정된 지식이 아니라, 실제 작동하는 살아있는 지식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파지트는 Top10 종합출판사로 거듭나 새로운 출판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그야말로 '파격을 짓고, 잇는' 신진 출판사입니다. 당찬 포부와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이 회사는 아직 시작단계인 만큼 시장의 도전자로서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각 회사의 개성과 특징들 또한 세세하게 살피면서 '하나의 PlanB'가 고객들에게도 인상적이고 호감 있는 이미지를 완성해 가야겠습니다.
현재 적용된 디자인들은 플랜비-파지트 양사의 개성도 표현이 안되어있고 공통의 정서도 잘 표현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각 회사의 브랜드 로고를 구분할 수 있다는 점, 연두색의 고유 색상이 눈에 띄는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 정도가 스타일의 특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는 브랜드 리뉴얼과 통합을 통해 일관되고 매력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합니다.
PlanB 브랜드 스타일 구축에 있어서 세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수용도, 매력도, 활용도입니다. 수용도는 고객들이 플랜비의 철학과 가치를 잘 느낄 수 있게 담긴 의미와 메시지들을 쉽게 잘 담아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매력도는 고객의 관심을 끌고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스토리와 아이디어를 점검해 보는 지표입니다. 마지막으로 활용도는 적용된 브랜드스타일이 앞으로 활용하기 쉬운지 응용이 가능한 것인지, 향후 기타 브랜드로도 확장이 용이한지를 점검하는 차원의 기준입니다.
이 세 가지 기준을 점검해 가면서 브랜드 스타일을 개발해 갔습니다.
이 번 프로젝트는 '다시 하나의 플랜비'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따로 또 함께'라는 말도 떠오릅니다. 한 지붕 아래 각기 다른 두 회사가 어떤 꿈을 꾸고 어떤 가치를 실현해갈 것인지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플랜비 디자인으로 시작한 모회사는 플랜비디자인-파지트로 분리되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름만 다른 하나의 회사라고 여겨졌지만, 외부의 시선에서는 이름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른 회사로 인식됐습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이러한 인식을 바로 수정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독립적인 활동을 하다가도 하나로 뭉치기를 반복하는 PlanB라는 광활한 유니버스의 일원으로 함께해야 한다는 걸 내부 구성원들도 인식하고 외부 고객들에게도 알리는 계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위 그림처럼 플랜비-파지트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스토리텔링해 봤습니다. 작은 점(생각의 씨앗)이 자라나 누군가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회사. 최고의 역량으로 조직을 변화시키고 개인의 성장을 돕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해법을 제시해 가는 회사의 모습을 담아낸 스토리입니다. 이러한 스토리는 추후 홍보 영상과 홍보 이미지로도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앞 서 설명드린 브랜드 스타일 구축을 위한 기준들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PlanB 브랜드의 스타일을 구축해 갔습니다. 그 과정과 완성물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플랜비-파지트 멤버들과 인터뷰를 하고 아이덴티티 생성 과정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해 가는 사이 자연스럽게 플랜비스런 스타일이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떠올렸던 플랜비-파지트만의 방식과 이미지는 이러했습니다. 창의적인 생각들로 가득하고 젊은 감각이 흐르고 넘치며, 따로 그리고 다 함께 행복한 분위기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조직의 생각을 디자인하는 어쩌면 창의적 지식 근로자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도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 출판이라는 최고의 지적 자산을 기획하고 창조하는 크리에이터로서의 정체성을 잘 담아냈으면 했습니다.
이런 플랜비-파지트스러움을 잘 표현을 위해서는 일단 시각 아이덴티티의 중심이자 에센스인 브랜드 마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플랜비-파지트를 하나로 통합하면서도 각각의 브랜드 핵심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포괄적인 동시에 유연한 디자인 스타일과 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플랜비-파지트의 유니버스의 체계와 설계도를 단번에 인식할 수 있는 단순하지만 다양한 활용성과 포용성을 가진다면 그야말로 완벽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미션이 어쩌면 이번 브랜드 리뉴얼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Brand mark
플랜비-파지트의 브랜드 마크는 전형적인 디자인 형식을 취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고 유연하게 브랜드만의 시각문법을 만들었습니다.
plan.b와 pazit라는 회사명은 달라도 시각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유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디자인했습니다. 이러한 조형적인 특성은 플랜비-파지트가 전혀 다른 회사가 아니라 하나라는 느낌을 전달합니다.
브랜드 로고는 플랜비-파지트가 더 나은 세상을 일구어 가기 위해 끊임없이 연결하고, 품어내고, 이뤄내는 일련의 과정을 시각화했습니다. 각각의 선이 만들어내는 그래픽 문자는 미래를 '잇고', 가치를 '엮는' 플랜비-파지트 브랜드의 비전을 상징화했습니다.
라인형의 뚫린 'b'와 'p'는 플랜비의 개방성과 열린 생각을 말하고 있습니다. 둘러싼 원형의 모양은 각 회사가 형성하고 있는 독립적인 세계를 나타냅니다. 'b', 'P'를 활용한 원형의 아이콘도 추가해 이름과 로고타입에서 느낄 수 없는 '하나의 독립적 세계'를 표현했습니다.
브랜드 마크는 이렇게 '따로 또 같은' 두 유니버스의 만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회사처럼 보였던 시각적 이질감을 하나로 통일해 '다시 하나의 플랜비'로 통합했습니다. 비슷한 듯 다른 브랜드 마크는 두 회사의 개성과 유사성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plan.b의 두 사업 플랜비디자인과 플랜비컨설팅은 plan.b마크를 공유하되 색상만 달리 표현했습니다. pazit는 출판사와 모임 강연 공간 브랜드를 색상으로 구분했습니다. 향후 확장되는 사업의 영역을 고려한 방안입니다.
Brand color
플랜비의 색상코드는 기존 옐로 그린을 기반으로 블루계열까지 확장한 색상을 사용했습니다. 파지트는 좀 더 자유롭고 도전적인 오렌지, 바이올렛 색상을 위주로 브랜드의 개성을 표현했습니다.
Brand system
브랜드 스타일의 기준들을 기반으로 실제 활용되는 응용 디자인들의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자유로운 색상과 그래픽모티프를 통해 플랜비-파지트가 지향하는 자율과 창조의 이미지가 드러날 수 있게 디자인했습니다.
일반적인 가로명함이 아닌 세로명함으로 브랜드의 개성과 차별성을 표현했습니다. 각각 다른 두 개의 회사, 각각의 사업의 명함이 합쳐져 다양한 가치와 생각들이 넘치는 이미지를 전달합니다.
창조는 예술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브랜드 마크의 조형성에서 모티프를 딴 예술적 그래픽으로 다양한 응용물에 적용해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정신을 강조합니다.
영어로 된 이름을 굳이 한글 로고타입으로 표현하는 출판 업계의 관행과는 다르게 plan b - pazit 브랜드를 서적에 표기할 때 영문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책등에는 브랜드 아이콘을 넣어 좁은 적용 면적의 한계 넘어 시인성과 주목도를 높였습니다. 책표지에는 브랜드 마크를 적용해 브랜드명이 읽힐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기준은 앞으로 plan b - pazit의 모든 출판물의 브랜드 표기 기준이 될 것입니다.
홍보용 포스터 비주얼은 '사람'과 원형의 그래픽을 조합해 구성했습니다. HR(human resources)가 중심이 되는 회사인 만큼 홍보물에도 '사람'이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Brand style Guideline
지금까지 살펴본 과정을 담은 브랜드 스타일 가이드라인을 완성했습니다. 브랜드 디자인을 위한 구체적인 활용 방법과 기준들에 대한 내용이 실린 해설서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 지붕 아래 두 회사의 기업 문화와 정체성 그리고 미래 가치를 조명해 최종적으로는 시각적인 이미지와 경험으로 도출해 내는 일이었습니다. 그게 단순히 회사의 사업 구조 변화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리뉴얼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원론적인 이유와 당위를 찾는 작업이었습니다.
때문에 구성원들의 생각을 모아 하나로 만들어가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예쁜 마크 하나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 그 마크가 나오기까지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공감을 얻어내는 과정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그야말로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브랜드 리뉴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과정 속에서 느끼는 보람이 컸습니다. HR 회사인 만큼 사람에 대해, 일에 대해, 회사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플랜비-파지트가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며, 개인과 조직의 더 나은 생각과 삶에 도움이 되는 회사가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최익성(다니엘)대표님과 긴 시간 동안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시고 도움을 주신 플랜비-파지트 멤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 의뢰사 : 플랜비디자인, 파지트
| 브랜드 컨설팅, 디자인 : BRIK
| 진행일 :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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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현수 @woohyunsoo
브랜드 컨셉 빌더 [브릭] BRIK.co.kr을 설립해 브랜드 스토리와 스타일 구축을 돕고 있습니다. 저서 <일인 회사의 일일 생존 습관>을 실천하며 더 나은 미래를 차곡 차곡 쌓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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